•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기자수첩] 일본 백화점 몰락, 타산지석 삼아야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6.10.11 14:27:23

[프라임경제] 중국 유커들의 폭매(바쿠카이: 물건을 대량으로 구입하는 것)에 기대 연명하던 일본 백화점들이 신음하고 있다. 급기야 일부에서는 영업이 잘 안 되는 지점을 중심으로 매각과 폐점 바람마저 불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일본의 대표적 유통기업 세븐앤아이홀딩스는 소고백화점 고베점 등 자사 계열 백화점 3곳을 간사이지방 업체에 매각했다. 

미쓰코시 지바점과 다마센터점도 내년 봄 영업을 완전히 끝낸다고 하며, 구마모토에 위치한 켄민백화점도 지난해 이미 영업을 종료했다.
 
일본 백화점 시장은 긴 경제 불황을 겪으며 체력이 약해진 데다, 저가 소비 패턴이 확립되고 인터넷 쇼핑몰 등이 대두되면서 사면초가 상황에 빠졌다는 평을 오래 전부터 들었다.

지난 2~3년간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수요로 어느 정도 사업을 유지했으나 유커들마저 백화점 소비를 줄이면서 결국 몰락을 면치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

우리 백화점들도 대형마트와 아울렛 등 새로운 경쟁자들에게 시달리고 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국내 백화점 업계 매출은 2014년보다 0.4% 감소한 29조2023억원이다. 2014년 매출 증가율이 마이너스(-1.6%)로 돌아선 이후, 2년 연속 부진한 실정인 점이 눈에 띈다.

급기야 올해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서 보듯 외국인 관광객 수요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한국 백화점들은 직매 비중이 절반 가까이 되는 외국과는 달리 판매업체에 자리를 빌려주고 수수료를 받는 데 익숙하다. 수수료 장사를 비상식량으로 삼고 있는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밝힌 평균 수수료율은 롯데백화점이 28.5%, 신세계 28.4%, 현대백화점이 27.5% 등이지만 실제로는 30%를 넘는 수준이라는 게 입점업체들의 체감 평가다.

장기화된 글로벌 경제 침체 상황 때문에 소비 패턴이 변하는 자체를 되돌릴 방법은 사실 없다. 하지만 외국인 수요에 힘입어 일본처럼 개편의 시기를 놓치는 것은 아닌지 진단해볼 필요는 충분히 있다.

더욱이 입점 수수료의 진통제 효과에 취해 있다는 혐의까지 더하자면 우리나라 백화점들이 처한 위기는 더 심각한 것일지도 모른다.

아울렛 등 새로운 강자들과 전통시장 등 여러 주자들을 모두 아우르는 상생과 협업의 주체로 거듭나는데 있어 리더 역할은 뒷전인 채 언제까지 유통업계 왕자로서 백화점이 누려온 권위만 신경 쓸 것인가. 일본 백화점 업계를 타산지석 삼을 길지 않은 골든타임을 잘 활용해야 한다는 주문에 귀를 기울일 때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