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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민님 힘내세요”라면서 ‘오가닉 피지’ 사은품?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1.04.15 07:48:42

[프라임경제] “나에겐 국민이 있다. Korea frist card, 국민카드(메이저리그 진출 야구인 박찬호. 2002년도 광고).”

“25세 국민님, 힘내세요(슈퍼스타 K 우승자, 허각, 2011년도 광고).”

‘國民’을 강조하는 이들 광고 문안의 공통점에서 느껴지듯, 두 건 모두 KB국민카드의 광고다. 우연히도, 한 광고는 2003년 카드사가 국민은행으로 합병되기 전 ‘독립카드사’로 존재했을 때의 적극적인 광고 전략에 의해 등장했던 광고이고, 아래의 광고 카피는 최근 ‘분사 후’ 적극적 마케팅에 나선 KB국민카드가 꺼내든 ‘비장의 마케팅 카드’의 일환이라는 점에서도 유사성을 띤다.

KB국민카드는 국민은행법에 의해 설립됐던 국민은행을 모태로 탄생했다. 그런 만큼, 서민대출 중심의 특색을 갖고 이미지를 구축한 은행과 유사한 위상을 심고 이를 자산으로 음으로 양으로 영업에 활용해 왔다는 평가다.

특히나 이런 평가는 단순히 ‘낙인’으로서만이 아니라 이상에서 보이듯 KB국민카드 스스로가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해 오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국민이라는 이미지는 단순히 민족적(국수적일 수도 있는) 코드 이미지에서만이 아니라 하나의 단결된 공동체로서의 이미지와 어려움을 이겨내고 힘을 같이 낼 공동체라는 공감대로 활용되고 있다. 다소 서민적이고 공감대를 통해 하나가 되는 저력을 가진 집단이 KB국민카드의 홍보 전략이 노리고 있는 ‘국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맥락에서 근래 KB국민카드의 마케팅 전략은 다소 의아한 감이 없지 않다. KB국민카드는 ‘오가닉 피지’라는 미국 유기농 브랜드의 코코넛 오일 제품(스킨 용품)과 챠토우 아로마 찻잔 세트를 고객 사은품(VIP고객용)으로 구매, 배포할 것으로 알려졌다. 코코넛 오일 제품은 4500세트가 구매될 것으로 알려졌다.

찻잔은 그렇다 치고, 문제는 12온스(354ml)에 달하는 이 제품이 외국산인 동시에 국내 시판가가 대략 8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굳이 해외 제품의 고가 유기농 제품을 택한 이유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 상품을 해외 온라인 사이트 편으로 구매하면 이 가격의 1/4~1/3 가량에 살 수 있었다고 해 한동안 인기였는데, 이 채널이 어느 순간 막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정식 론칭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으나, 확실한 것은 아니다.

   
 
결론적으로 외제 고가품일 뿐만 아니라, 실제로 상당히 거품이 낀 게 아닌가 의문이 가는 제품을 사은품으로 택하면서 그런 한편 서민적·국민적 이미지를 강조하면서 많은 혜택을 돌려준다는 취지의 ‘와이즈 카드’ 광고를 “국민님 힘내세요” 카피로 진행하는 건 부조화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 2002년 광고의 카피에서처럼 “나에겐 국민이 있다”는 생각으로 KB국민카드에서 판단을 한다면, 굳이 일단 거품 논란이 있는 고가의 외제 유기농 제품을 조금 싸게 구매해 보려고 입찰을 부칠 게 아니라, 좋은 국산 유기농 제품을 찾아볼 수도 있었을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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