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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소녀시대, 애프터스쿨한테 배워라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0.10.12 18:08:43

[프라임경제] 소녀시대가 일본 열도에 진출, 외화벌이에 바쁜 와중에 잠시 서울 나들이를 할 모양이다.

   
<사진=소녀시대>
   
<사진=애프터스쿨>

키코(KIKO) 피해기업들이 주축이 된 키코 피해기업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13일 오후 7시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키코 바로알기 시민참여 문화제’를 개최하는데, 공대위가 12일 밝힌 바로는 소녀시대가 피날레를 장식한다는 것.

문제는 이번 행사가 명목은 문화제로 되어 있으나, 실상은 특정 압력단체의 정견 알리기와 주장의 연장 선상에 있는 것이어서 문화제와 집회의 분리가 어려운 혼합적 성격의 행사라고 할 수 있다는 점이며, 이같은 행사에 소녀시대가 복무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 이론이 있을 수 있다.

‘바로알기’란 무엇인가? 어떤 곡해된 사정이 있을 때 이를 바로잡아 바라보기 내지 조사하는 것을 말한다고 할 것이다. 

공대위 측은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들에게 판매한 키코 상품으로 인해 우량 중소기업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어 연쇄 파산하고 있는 현실을 국민들에게 알려 피해기업들을 구제하고 더이상 추가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사태의 심각성을 호소한다는 차원에서 이같은 행사를 마련했다고 도하 언론들이 대거 보도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소녀시대가 키코를 둘러싼 논쟁에서 취지에 공감하는 것으로 곡해될 여지도 없지 않다. 속된 말로 ‘딴따라’로 연예인이 일컬어지던 시대라면 행사에 불려가 노래 자락을 뽑는 처지에 굳이 그 행사의 취지가 뭔지 따질 게 아니라고 이해하면 무방하다. 그러나, 연예인의 위상이 높아지고, 또 발언권이 막강해졌을뿐더러 연예인 출신 국회의원을 배출한지 이미 이십여 성상이 흘렀으며, 연예인이 그 팬 중 연소한 팬들의 의식 형성에 끼치는 영향력 또한 작지 아니하다.

이는 아이돌그룹이 대학 축제에 얼굴을 내밀거나,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경우와도 다르다. 정치적 발언은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말하는 것으로 절대적인 악과 선이 없는 영역이자 선택지의 문제이고, 대학 축제는 모두가 즐겁고 좋은 일이어서 상아탑의 상업화 우려는 있을 지언정, 연예인 등장이 극심한 해악이라고까지 할 건 아니다.

그런데, 키코를 다투는 자리는 다르다고 할 것이다. 김종창 금감원장이 바로 12일 국감장에서 이진복 의원과의 설전에서 “키코와 관련한 내용의 경우는 기업재무구조개선 약정 관련 문의보다 복잡하다”고 토로할 정도로, 전문적이고 복잡한 난맥상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키코의 손실액을 놓고도 3조원을 주장하는 공대위 주변의 설과 은행권이 추산하는 3조원은 기대이익까지 합친 터무니없는 숫자라는 주장이 맞부딪힐 만큼 논란이 있고, 키코의 특성이 절대악인지 여부 역시 해외 석학들도 의견 일치를 못 봤으며, 은행권은 반대매매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은행이 이익을 본 것도 아니란 주장이 나올 정도로 그 내막을 쉽게 단언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그런데 이같은 행사에, 그것도 촛불을 밝히는 등 감정적으로 격앙될 것이 예정되어 있는 행사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것은 특정한 판단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이는 조전혁 의원과 관련한 일명 문화제가 그의 반전교조적 성향과 완전히 분리되기 어려워 여기에 참석키로 했던 애프터스쿨 등 연예인들이 나중에 출연 동의를 번복한 일과 대조되는 일이다.

이번만큼은 전혀 경쟁 상대가 안 되는 애프터스쿨에게 소녀시대가 한 수 배워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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