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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기술·가격 사이눌린 '샌드위치 현대車'

일본 브랜드 대항마 자질 필요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0.01.25 08:03:07

[프라임경제] 노후차 세제 혜택으로 자동차 업계가 한동안 재미를 봤다. 하지만 이제 해가 바뀌어 2010년 경인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자체 경쟁력으로 해 나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퍼지면서 서로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특히 연초부터 중형차 시장이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국내 카메이커를 선도하는 업체인 현대자동차는 지난 18일 동급 최고 수준의 출력과 연비를 자랑하며 YF쏘나타 2.4모델을 공개한 것도 이런 '무한경쟁에 대한 대비' 맥락에서 이해되고 있다. 최고출력 201마력에 연비는 1리터에 13km.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직분사 엔진'을 장착했다는 점도 현대차측은 강조하고 있다.

문제는 그만큼 비싸진 가격이다. YF쏘나타 2.0을 보면 기존 5세대 모델과 달리 R엔진을 장착하고 다른 첨단기술 삽입 등의 문제로 200만원 전후로 차량가격이 상승했고, 이에 대해 가격을 너무 올리는게 아니냐는 일부 언론의 문제제기도 있었다.

아울러 매번 논란을 빚는 옵션을 사실상 강요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문제도 현대차는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 이렇게 되면 일본 중형차와 수백만 원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가격 대비 우수 성능을 외치며 이미 미국 시장에서 검증받은 바 있고 일본 자국 시장에서도 사랑받는 캠리나 어코드, 알티마와 YF쏘나타가 경쟁을 할 때 과연 쉽게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 회의감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기술적인 면에서 자신감을 나타내는 현대차의 반응 역시 믿을 만한 게 못 되어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아직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다소 떨어지는 스바루의 등장이 바로 이런 우려를 더하고 있다.

자동차업쪽에서 허구헌날 열리는 게 기자간담회요 신차발표회지만, 스바루측의 지난 21일 기자간담회는 특히나 기억하고 싶다. 스바루측은 오는 4월 말 제품 판매를 시작으로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고 공표했다. 오는 4월 말 중형 세단 레거시와 크로스오버 차량인 아웃백, SUV 포레스터 등 3개 모델을 한국 시장에 선보이며 공식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스바루의 인기는 어코드나 알티마, 캠리 등에 못지 않을 수도, 혹은 이보다 더할 수도 있다.

이미 많은 일본 소비자, 세계인들이 스바루에 열광한 바 있기 때문이다. 바로 수평대향엔진과 대칭형 상시4륜구동(4X4)시스템을 실현할 수 있는 노하우 때문이다.

수평대향엔진은 박서(BOXER)엔진이라고도 불린다. 일반 엔진이 피스톤이 수직으로 배열된 것과  달리, 수평대향엔진은 피스톤이 수평으로 배열되어 있고, 이 때문에 무게중심이 아래로 잡히고, 이는 코너링(회전)시 상당한 안정감을 주는 등 이점이 많다. 세계 유수의 업체들도 기술적으로도 어렵고, 제작비용도 비싸 엄두를 못내지만 스바루는 이를 해 냈고(박서엔진을 만들 수 있는 경쟁업체는 세계적으로 다 훑어 봐도 포르쉐 정도가 있을 뿐이다) 이런 엔진을 얹은 차들이 새 봄엔 한반도에 상륙하는 것이다.

미국 시장을 휘어잡아 입소문이라는 무기를 안고 들어오는 캠리, 수려한 디자인의 어코드, 가격을 후려치며 나선 알티마 거기에 복서엔진이라는 희대의 기술력을 앞세워 등장한 레거시…어느 하나도 쏘나타가 호락호락 거저먹을 상대로 여길 차가 없다. 
  

   
   
가격 경쟁력이나 기술력 모두에서 일본차들의 포위를 받아 샌드위치 신세가 된 것으로 보인다면 지나친 것일까? 이 와중에 비싸다, 옵션 과다 아니냐는 쏘나타를 둘러싼 논란에도 아랑곳않고, 현대차는 사상 최고의 임금 협상안이라는 비아냥 섞인 평가 속에 자기들만의 잔치를 벌이고 있다. 머리 속이 하얘지는 일이다.

임혜현 기자/프라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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