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단독] '진실공방' 캐셔레스트와 FIU…'증거 왜 안 밝히나'

캐셔레스트 "스왑 보고했다"…FIU "보고받은 적 없다"

이정훈 기자 | ljh@newsprime.co.kr | 2023.07.17 11:41:48

박원준 캐셔레스트 대표. ⓒ 뉴링크

[프라임경제] 자체발행코인 간 스왑(교환)을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보고했다던 캐셔레스트(운영사 뉴링크)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났다. FIU 가상자산검사과 측이 공식적으로 "캐셔레스트가 FIU에 보고한 내역은 없다"고 부인해서다.

FIU의 답변에 대해 캐셔레스트는 "FIU가 스왑 보고 사실을 실수로 누락했거나, 캐셔레스트에 악의를 가지고 답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건데, FIU 답변에 힘이 실린다.

캐셔레스트 운영사인 뉴링크 사업전략실 임원은 "캐셔레스트에서 FIU에 보고한 내역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언론사에 공개할 의무는 없지 않냐"는 답변을 통해 공식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 자료를 공개함으로써 캐셔레스트의 주장의 진실을 밝힐 수 있음에도 스스로 의혹을 키우고 있는 모양새다.

본 의혹을 취재하게 된 배경은 프라임경제가 단독보도했던 '캐셔레스트, 특금법 위반…자체발행 코인끼리 교환' 제하 기사에 대한 캐셔레스트의 해명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캐셔레스트는 "FIU에 보고했기 때문에 자체발행코인 간 스왑이 특금법 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라고 해명했는데, FIU는 이를 부정했다. 이 상황에 비춰 캐셔레스트 자체발행 가상자산인 HRT와 CAP(이하 캡) 코인 교환에 대한 적법성에 다시금 의구심이 든다.

◆상장폐지 전 소명 기회 줬음에도 '나 몰라라'

특정금융정보거래법(특금법)이 시행되면서 거래소 혹은 특수관계자 가상자산에 대한 상장은 규제의 대상이 됐다. 이에 따라 캐셔레스트 역시 지난해 5월 자체발행 코인이었던 캡과 HRT를 상장폐지 했다. 이후 캐셔레스트는 오아시스거래소에 캡을 상장시켰고, 그 이후엔 HRT를 캡으로 교환하는 스왑을 단행했다.

오아시스거래소는 지난달 26일 캐셔레스트의 자체발행코인인 CAP(캡) 코인을 소명자료 미제출로 인한 개선의 여지가 없다는 판단에서 상장폐지한다고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했다. ⓒ 오아시스거래소 캡처


교환 기간은 2022년 6월2일부터 지난달 1일까지 1년간이었는데, 공교롭게도 스왑이 완료된 지 한달도 지나지 않은 지난 6월26일 오아시스거래소는 캡 코인을 상장폐지했다. 그 결과 캡 홀더는 물론 캡으로 스왑한 기존 HRT 홀더 역시 난감한 상황에 봉착했다.

오아시스거래소 관계자는 상장폐지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 "최근 증권형 코인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는 가운데 캐셔레스트 측에 캡 코인에 대한 향후 계획과 사용처, 투자자 보호계획 등에 대해 문의했는데 답변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소명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과 기회를 줬음에도 캐셔레스트에서 아무런 답변이 없어 상장폐지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HRT를 캡 코인으로 교환한다"던 캐셔레스트가 모순적으로 상장폐지에 대한 소명은 전혀 하지 않은 셈이다.

이 관계자는 "HRT와 캡 코인을 스왑하는 부분에 대해 캐셔레스트를 통해 전달받은 바 없다"며 "HRT 투자자 보호가 목적이었다면 HRT를 매매하는 데 사용했던 비트코인으로 스왑해주거나 원화로 보상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FIU의 실수 혹은 악의적 거짓말"

캐셔레스트는 FIU에 자체발행 코인인 HRT와 캡의 스왑 건을 보고했기 때문에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한다. "모두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정보공개청구서에서 캐셔레스트가 자체발행코인인 HRT와 또 다른 자체발행코인 CAP(캡) 스왑과 관련해 보고한 내역이 없다고 밝혔다. ⓒ 프라임경제


그러나 FIU의 공식 입장은 달랐다. FIU는 해당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FIU 가상자산검사과 고위 관계자는 "캐셔레스트가 두 자체발행코인(HRT·캡)의 교환을 보고한 바 없다"고 답했다. 이러한 답변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서도 재확인됐다. 

정보공개청구서에는 "캐셔레스트가 자체발행코인인 HRT를 또 다른 자체발행코인 CAP으로 스왑(교환)하는 것과 관련된 정보를 보유 및 관리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즉 캐셔레스트에서 보고한 사실이 없어 FIU가 공개할 정보가 없다는 얘기다.

FIU의 답변에 대해 캐셔레스트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캐셔레스트 운영사인 뉴링크 사업전략실 관계자는 "FIU도 일하다보면 실수로 누락할 수 있고, 그들(FIU)이 악의를 갖고 거짓말을 했을 수도 있지 않겠냐"며 "다만 (캡·HRT 교환은) FIU에 보고한 내역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캐셔레스트의 주장을 입증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뉴링크 관계자가 눈으로 확인했다는 자료를 공개하는 것인데, 이를 거부하고 있다. 언론에 공개할 의무가 없으며, 회사 내 법무팀의 반대로 공개할 수 없다는 납득하기 힘든 이유를 대고 있다.

자료만 공개하면 '억울함'이 풀릴 일인데, 이같은 쉬운 방법을 두고 "근거 및 증빙을 제시할 의무가 없다"며 "사실과 다른 내용이나 고의적인 악의성 기사가 게재될 경우 법적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엄포했다.

◆거래소 비전에 배팅했던 투자자만 '울상'

캐셔레스트는 배당형 자체 발행 코인인 캡과 HRT코인을 발행할 때도, 두 코인을 스왑할 때도 모두 "투자자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오아시스거래소의 상장폐지 과정에서 캐셔레스트의 행보에 비춰 정녕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치였는지 의구심이 든다.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캐셔리스트 내부 모습. ⓒ 캐셔리스트


캡 코인 상장 당시 박원준 캐셔레스트 대표는 "거래소와 고객 이익 실현 확대가 캡 토큰 발행 목적"이라며 캡 코인을 치켜세운 바 있다. 하지만 거래소와 함께 성장할 것이라던 캡 코인은 발행 5개월 만에 애물단지로 전락했고, 거래소 비전에 배팅했던 투자자 상당수는 큰 손실을 봤다.

이번 스왑 역시 투자자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오아시스거래소에서 유통되던 코인 물량은 발행량 대비 2.4%에 불과했고, 거래량은 0에 가까웠다. 호가간 갭도 커서 제대로 된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특금법으로 상장을 폐지할 수밖에 없었던 캐셔레스트는 타 거래소에 캡을 상장했을 뿐, 비전을 위해 어떤 노력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오아시스거래소 관계자는 "HRT와 캡의 스왑에 대한 얘기는 금시초문"이라며 "질문을 해도 성실하게 답변하지 않았다"며 안타까워했다.

캡 코인의 상장폐지는 결국 캐셔레스트의 소극적 대응 때문이었다는 결론이 나오는데, 이는 그들이 외치던 "투자자 보호"와는 다른 모습이다. 결국 캡 코인은 상폐됐고, 캡 코인뿐만 아니라 캡과 스왑한 HRT 역시 휴지조각이 됐다. 스왑이 기존 홀더에게 어떤 이익을 제공했을지 의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거래소 대부분에 상장된 기축통화 같은 코인이 있는데, 굳이 자체발행 코인끼리 교환해주면서 고객 보호를 위한 조치를 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오히려 면피 전략에 가깝고, 거래소를 보호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