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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의 일타분석]" 채용난에 저단가 수주, 응대율 하락 악순환"

②카드 컨택센터, 콜실적 위해 화장실 사용 제한 등 고충…"고객불편도 가중"

김이래 기자 | kir2@newsprime.co.kr | 2023.03.15 14:07:33
[프라임경제] "지금은 먼저 걸려온 상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상담 대기 인원은 86명, 상담 대기 시간은 8분 30초 이상 소요될 예정입니다."

서울의 한 콜센터에서 상담사가 헤드셋을 착용하고 상담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 연합뉴스


직장인 A씨는 카드 분실신고를 위해 카드사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대기자가 많다는 알림음을 먼저 들을 수밖에 없었다. 10여분 동안 기다린 후 겨우 상담사와 연결됐다. 앱을 통해 분실신고를 할 수 있었지만 상담사 안내가 필요했다. 이유는 카드 이용내역 조회와 카드 재발급 등 다양한 사항을 한 번에 확인하기 위해서다. 

그나마 A씨는 10분만에 연결됐지만 월요일 오전 시간과 금요일 오후 시간대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 상담자가 많으면 한 시간 가량 대기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이처럼 카드분야 컨택센터는 상담사 연결이 하늘에 별 따기만큼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유통분야보다 비교적 상담 난이도가 높다고 알려진 카드분야 컨택센터는 상담인력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 이런 이유로 정원(티오) 대비 80~90%로 운영되는 곳이 대다수다. 실제 프라임경제가 조사한 '컨택센터 산업총람'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분야 컨택센터 종사자수는 1만3000여명으로 지난 2011년보다 10% 가량 줄었다.
 
이러한 상황이 불러온 문제는 바로 '응대율 하락'이다. 현재는 정원을 채우지 못해 100명이 받아야할 콜을 80명이 받고 있다. 응대율 하락은 예상된 일이다. 적게는 10분에서 1시간까지 기다리는 고객들의 불편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응대율을 높이려면 상담사 한명이 처리해야 할 콜을 늘려야 한다. 이럴 경우 콜 실적을 맞추기 위해 이석금지, 화장실 사용 제한 등의 고충이 뒤따른다. 2년 전 직장갑질119와 사무금융노조 우분투센터가 콜센터 상담사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39.7%가 '상담 중 이석 금지'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결국 응대율 하락→콜실적 압박 →업무과중으로 인한 이석금지→채용난→상담사 연결지연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한 카드사는 사모펀드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난해부터 콜센터 운영인력을 절반 가까이 줄였다. 조직 슬림화의 일환으로 허리띠를 졸라맨 것이다. 콜센터는 곧 비용과 직결되기 때문에 운영인력을 줄일수록 비용 절감효과를 가져온다.

지난해 이 카드사의 서울센터 상담사 정원은 520여명이었다. 현재는 정원 대비 56%인 290여명으로 운영중이다. 비용 효율화 전략과 채용난이 더해지면서 운영인력이 기존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마케팅, 콜센터, 카드심사 등 100여가지 부문에서 비용 효율성을 높였는데 그렇게 절감한 비용이 연간 1200억원"이라는게 카드사의 입장이다.

문제는 콜센터를 비용만으로 접근한다는 지적이다. 고객 서비스 측면을 외면하다 보니 상담 대기시간은 무한대로 늘어난다. 고객이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를 포함해 모든 분야 콜센터에서 극심한 채용난을 겪고 있다"면서 "상담사 모집 광고비에 저가 경쟁입찰로 인한 저단가 수주 등 콜센터 업계도 비용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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