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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인의 현장스케치] 씨크릿우먼 "10년 젊어지는 동안헤어 마법"

"패션 완성은 헤어" 10만여명 고객 DB 보유…줄라인 비롯한 특허 67개

하영인 기자 | hyi@newsprime.co.kr | 2015.04.13 13:07:49
[프라임경제] 며칠 전 본 기자의 활동부서인 산업2부 김상준 부장이 불러 "너에게 딱 맞는 곳을 찾았다"고 대뜸 말을 건넸다. 

그렇게 콜센터 체험에 이어 두 번째 '하영인의 현장스케치'는 새로운 패션시장을 선도하는 씨크릿우먼(대표 김영휴)으로 정해졌다. '조선시대 가채의 현대화? 가발을 고급화한 형태인가?' 방문 전 씨크릿우먼의 회사소개서와 인터뷰, 연혁 등을 훑어보자 궁금증이 커져만 갔다.

위치는 롯데백화점 잠실점 4층 씨크릿우먼 매장으로 8일 낮 12시, 콩나물시루를 연상케 하는 9호선 종합운동장행을 타봤다. 파김치가 돼 터덜터덜 걸어 도착한 씨크릿우먼 매장은 세련된 인테리어에 맞은편 모피코트 매장과도 전혀 위화감이 없었다. 길거리 가발가게를 떠올린 것이 무색하게도 이렇게 고급스럽다니… 일단 첫인상은 럭셔리다.

◆말하고 싶은 비밀 "고객님, 품격 있는 영부인 되셨어요"

"옛날에는 환자들이나 가발 쓰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씨크릿우먼 헤어웨어는 패션입니다. 옷에 따라 어울리는 헤어웨어를 입었더니 글쎄 나이를 10살 속여도 믿더라니까요. 남들 보톡스 맞고 성형하는 것보다 내가 더 젊어 보이는 거 같다고 해 행복합니다."

헤어웨어 제품을 무려 26개 보유 중이라는 VIP 고객 이순남씨(69세)가 동안 미모를 뽐내며 말한다. 

"미용실에서도 이런 머리는 못 해준다고 했어"라고 덧붙인 수려한 언변에 순간 필자 역시 단골손님이 될 듯한 기분이 들었다. 

김서영 매니저가 이순남 고객의 헤어웨어를 손질해주고 있다. = 하영인 기자

몇몇 고객을 응대하고 난 매장에서 한적한 분위기 속에 인테리어를 둘러보며 김서영 매니저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다. 그는 아무 거리낌 없이 현재 입고 있는 헤어웨어 제품을 벗으며 설명했다. 

"저를 보세요. 착용 전·후가 확연히 다르죠? 씨크릿우먼 제품은 복층구조로 한층 볼륨을 살릴 수 있도록 두상 성형을 해주거든요. 시각적인 리프팅 효과까지 있어요. 저희는 김영휴 대표님을 '현대판 에디슨'이라고 부른답니다." 

김 매니저의 첫인상은 품위 있고 지적인 여성이었는데 헤어웨어를 벗자 마치 민낯부터 성형화장 전후까지를 보는 기분이었다. 그는 다른 헤어웨어로 바꿔 입으며 사이즈가 프리인 만큼 타인과 돌려 입기도 가능한 동시에 디테일한 스타일 변형까지 문제없다고 첨언했다. 

괜히 옷이라고 말하는 게 아니었나보다. 일반 가발이라고 생각한 것은 큰 오해였다. 씨크릿우먼의 제품은 '가발'이 아니라 '헤어웨어'이며 '쓰는 것'이 아니라 '입는 것'이었다.

가격은 2만~30만원에서 200만원대까지 다양하며 제품 수명은 보관·관리만 잘해준다면 다년간 사용할 수 있다. 보관 방법에 팁(Tip)은 없는지 묻자 김 매니저는 "통풍 잘되는 곳에다가 둥근 틀에 맞춰 올려놓으면 좋다"고 답변했다.

"어머니가 맡겨 놓으신 제품 찾으러 왔는데요. 네, 어머니. 지금 씨크릿우먼이에요."

잠시 후 귓가에 핸드폰을 대고 통화 중인 남성분이 찾아왔다. 한두 번 방문한 것이 아닌 듯 익숙한 움직임이다. 어머니가 AS 맡긴 헤어웨어제품 세 개를 찾아간다고. 씨크릿우먼은 제품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세척부터 파마, 염색 등 일체 손질을 무료로 해주고 있다. 

◆황금비 두상성형 '스타일에 스토리 있는 여자' 

김 매니저의 도움으로 헤어웨어를 입어보니 조금은 낯설지만 볼륨이 한층 더 살아난 모습에 감탄이 일었다. 두상성형이란 말이 과장이 아니었음을 알았다.

헤어웨어를 착용하자 한층 볼륨이 살아난 헤어스타일이 만족스럽다. ⓒ 씨크릿우먼

그는 씨크릿우먼이 특허 낸 줄라인의 장점을 알려주며 더 자연스러운 연출을 위해 필자의 머리카락을 빗으로 사이사이 빼내 얽어줬다. 

통풍이 잘되고 가볍다더니 과연 착용감이 괜찮았다. 헤어웨어 안쪽에 있는 핀 두 개를 본인 머리카락에다가 '똑' '똑' 꽂아주면 돼 실용적이었다. 

몇 년 전 지인의 권유로 잠시 착용해봤던 가발과는 색다른 느낌이었다.

두 시간 정도 매장의 동태를 살폈을까. 본사 직원들과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겼다. 여성 넷이 모여서 그런지 대화 내내 화기애애했다.

"부산에 있는 한 고객님은 헤어웨어를 몇 개 갖고 크루즈 여행을 갔는데, 파티 도중에 외국인 남성분이 데이트 신청을 해왔대요. 때마침 제품 이름이 '로맨틱&휴'였는데 괜히 로맨틱이 아니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이 외에도 백마 탄 왕자가 젊은 때만 나타나는 게 아니었더라는 등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이처럼 헤어웨어로 인해 행복해지는 사연이 많아 '스타일에 스토리가 있는 여자'라는 말에 절로 수긍됐다.

헤어웨어 제품을 20개 정도 보유한 VIP 고객도 여럿으로 매장마다 있는데 이들의 영향력이 실로 대단하단다. 매일 출근하듯 매장에 방문해 머리를 손질하고 신규 고객이 오면 의도치 않은 바람잡이 역할까지 해준다고. 실제로 기존 고객이 서비스받는 모습을 보고 관심가진 신규 고객이 찾아오는 케이스가 무척 많다.

이같이 씨크릿우먼이 고객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고 있는 비결은 매니저들의 정성 담긴 서비스와 본인이 콤플렉스라고 여긴 부분을 아름답게 해줄 뿐더러 비밀을 공유하고 있어서가 아닐까.

고객들은 그냥 일반 매장, 매니저라고 여기지 않는다. 백화점에 들를 때는 꼭 한 번이라도 와서 인사를 전하며 간식을 챙겨주는 등 가족처럼 대한다고 한다.

이혜령 과장은 "백화점에서 영업하기가 쉬운 일이 아닌데, 이는 고객과 끈끈한 유대감 덕분에 가능한 것"이라며 웃어 보였다. 

씨크릿우먼은 10만여명에 달하는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보유 중이며 고객들은 보통 두 개 이상의 헤어웨어 제품을 소유하고 있다. AS를 맡기면 대신 착용해야 할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며 재구매율은 60%에 달해 굉장히 높은 편이라고 한다. 

현재 씨크릿우먼은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3개사 지점 약 30곳에서 유통되고 있다. 평일 기준 매장마다 일 평균 고객 30명 정도가 찾으면 총 900여명이 방문하는 셈이다. 이를 위해 본사 직원 35명과 판매 직원을 포함해 총 80여명이 열정을 쏟고 있다.

◆100% 천연모·연매출 100억원 "헤어웨어 한류가 목표"

씨크릿우먼의 고객 가운데 남성은 10% 남짓이다. 대부분 남성용 가발은 본드로 부착하게 돼 있는데 씨크릿우먼은 핀으로 연출하는 자연스러움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따라서 모발이 어느 정도 있는 상태라야 볼륨을 원할 경우 씨크릿우먼 제품에 적합하다.

씨크릿우먼 매장 전경. 신규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 = 하영인 기자

가발이 일반적으로 빈모를 가리기 위한 목적이라면 헤어웨어는 갓 미용실을 다녀온 것처럼 스타일링해주는 패션아이템인 것이다. 특히 씨크릿우먼은 100% 천연모(인모)를 사용하는데 천연모는 볼륨매직기, 염색 등 자유자재 변형이 가능하지만 합성모는 세팅기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으로 구분된다. 

씨크릿우먼을 취재 아이템으로 택한 후 '가발공장에 가려나'하고 잘못된 추측을 했던 만큼 제조과정도 알고 싶었다.

이와 관련 이 과장은 "장인의 손길로 한 올 한 올 심어야 하므로 인건비가 높아 중국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으로 제조하고 있다"며 "중국에서 머리카락을 심어 본사에 오면 스타일팀이 멋들어지게 스타일링해준다"고 찬찬히 짚어줬다.

망에 심는 가발은 기계로 가능하지만, 줄라인 방식은 줄에 심어 수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씨크릿우먼은 줄라인을 포함한 특허가 67개나 되는데 대부분 심모법이며 재작년에는 BS존을 선보였다. 

이 BS존을 통해 천연모가 습기에 약해 스타일링 유지가 어렵다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다. 가발과 두피의 공간을 띄어 열도 덜 받고 땀도 덜 나 고객 반응도 좋았다고. 평균 100억원의 연매출을 올리고 있는 씨크릿우먼은 더 나아가 헤어웨어 한류를 목표로 힘차게 정진하는 중이다.

이 과장은 "언젠가는 세상에 모든 여성이 헤어웨어를 하나씩 갖고 스타일 연출을 위해 '오늘은 이거 한 번 입어줘야지'하며 돋보이는 아름다움을 누렸으면 한다"고 향후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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