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망설이는 고객 마음을 유혹할 마지막 무엇?
수신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고객의 눈길을 끌기 위한 특화 상품 개발에 골몰하고 있다. 경기 회복 전망이 전문가나 기관마다 조금씩 다르게 제기되고 있는 데다, 저금리 상황도 아직 지속되고 있어 시중 자금이 갈 곳을 몰라 방황하고 있다. 정기예금 등을 선뜻 택하기에는 상황이 불안하고, 한때 대안으로 떠올랐던 외화 예금은 환율 하락 경향 때문에 점차 재테크 대상으로서의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1년은 너무도 길다고 느끼는 당신을 위해" - 369 정기예금
금리 문제와 경기 회복에 대한 불안감으로 시중 자금의 초단기화 움직임이 두드러지면서 크게 타격을 보는 곳은 정기 예금 유치 부문.
특히 은행들은 지난해 금융위기로 고금리 정기예금으로 몰렸던 자금이 이제 만기가 집중적으로 돌아오면서 상환 부담으로 비명을 지를 지경이다. 결국 '재유치'를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보다 금리가 낮고 향후 전망도 불투명해 고객들이 1년짜리 정기예금 재예치를 망설이고 있는 상황 속에서 하나은행은 가입 기간 중에 고객에게 유리한 금리 변동이 일어날 경우엔 고객이 해지 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역제안 정기예금을 내놨다. '369정기예금' 상품이다.
이 상품은 특정 기간 동안 예치하면 중도 해지 시에도 해당기간 약정 이율을 적용받을 수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시중금리가 하락할 경우 만기까지 보유하고, 시중금리가 오르면 매 3개월마다 해당일에 중도해지 해 고금리 신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9월9일 현재 신규 가입 시 만기이율은 연 4.3%(1억 원 미만 4.1%)이며 특정일 중도해지 금리는 3개월 후 2.8%, 6개월 후 3.0%, 9개월 후 3.4%를 지급한다. 따라서 오래 넣을수록 금리도 올라가고 중도에 해지해도 손해를 보지 않는다. 입출금과 거치식의 장점만 결합한 것이다. 9월 초 발매된 이 상품은 이런 장점으로 출시 직후에만 1500억원 가량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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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예금도 얼마든 편리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어- 외환은행
한때 고환율 상황에서 외화예금이 환테크 상품으로 각광받은 바 있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에상되는 데다 달러약세 현상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외화예금 잔액이 가파르게 줄고 있다.
현재 연저점 붕괴 현상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외화예금 고객을 계속 묶어두려면 재테크라는 측면 외에 다른 이점을 제공해야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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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은 외화보통예금계좌에서 외환은행 자동화기기(CD·ATM)를 이용해 원화로 인출이 가능한 '외화통장 원화현금카드'를 16일부터 발급한다. 그간 재테크 수단이라는 점에서 외화에금 고객이 감수해야 했던 사소한 불편을 해소, 일반예금과 비슷한 환경으로 고객 발목을 붙잡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이 카드는 신규로 발급받거나, 기존 보유하고 있는 현금(IC)카드에 최대 10개까지 원화 또는 외화 계좌를 추가할 수 있다. 기존의 외화보통예금 이용고객은 은행 창구에서만 원화 또는 외화로 통장 입출금거래가 가능했지만, 은행 자동화기기를 이용해 은행영업일 오전 9:00부터 오후 10:00까지 예금을 원화로 인출할 수 있다.
또 통장 소지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고, 외화보통예금 인출의 경우 환율 우대까지 누릴 수 있다. 외환은행은 "최근 증가하고 있는 외화예금 고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편의를 제고하는 상품"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신한은행, 갑자기 들어온 뭉칫돈 보상금에 눈독
그런가 하면 한은행은 토지보상금이나 공탁금 등을 일시에 받아 관리에 애를 먹는 고객층에 주목한 상품을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고액의 뭉칫돈을 든 고객군임에도 불구, 다소 작은 시장으로 인해 일반 PB등에게 맡겨져 있던 영역에 확실히 특화된 상품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프리미엄 토지보상(공탁금) 정기예금'을 내놓고 뭉칫돈 잡기에 나선 신한은행은 15일 기준으로 토지보상정기예금은 66억원 가량을 끌어들이는 등 기염을 토하고 있다.
이렇게 은행간 수신경쟁과 금융환경 악화가 지속될 수록 아이디어 상품 경쟁도 점차 치열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3분기 수신 시장 경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어떤 상품이 더 나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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