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민주당의 '정기국회 등원론'이 전격 발표된 가운데, 효과가 그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오히려 당내 노선 갈등 등의 부각 계기 등 역효과 가능성도 우려된다.
민주당은 당초 미디어법 등의 처리 정국에서 한나라당과 대립각을 세워왔다. 이에 따라 최문순 의원 등에 이어 당의 핵심 지도부인 정세균 당대표가 의원직을 사퇴했고, 이후 정국 경색이 예고된 바 있다. 이와 관련 "상당수 의원들이 의원직 사퇴의향을 당에 전달한 상태"라는 보도들이 나올 때만 해도 9월 정기국회 등원은 거의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여겨졌다. 더욱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서거하면서, 당분간, 혹은 10월 재보선까지 '서거 정국'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등원론이 의외로 받아들여진다는 시각도 있다.
◆당지도부, '내부 결속 강화'에 '야권 연대'까지 갈 길은 먼데…
민주당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정국 등에도 불구하고 아직 지지율의 압도적 우세 점유 등 성과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따라서 우호적인 기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도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은 물론 친노 진영과도 협력을 해야 할 지경이다.
이에 따라 당내 결속은 물론 친노 진영과의 화합에도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박지원 의원이 김 전 대통령 유언 핵심이 결속에 있다고 강조한 점이나, 정 대표가 27일 국회 등원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에서 "이명박 정부와 여당의 독선과 독주가 계속되는 한 민주세력의 연대가 필수적"이라며 강조한 대목도 이런 민주당의 사정을 방증한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이번 조건없는 등원론이 내수 결속과 외부 연대(으로 인한 한나라당 압박효과 배가) 등의 '양수겸장'의 결과를 빚어낼 지는 미지수다.
◆친노 진영 움직임 아직 미지수
현재 친노신당 창당 논의는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천호선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 일부 친노인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독자적으로 내년 지방선거를 치를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당 밖에 나가 있는 친노신당파는 민주당과 통합하는 문제에 대해 부정적이며 아직 큰 분위기 전환 기류도 없는 상황에서 일부 민주당 지지세력도 이에 영향을 받아 이탈할 가능성은 언제든 남아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활발히 활동했던 대표적 인사 가운데 하나인 천호선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민주당은 지역주의정당이며, 현재의 민주당은 수십년 역사 이래 최악의 상태"라고 민주당에 직격탄을 날린 것에서 보듯, 민주당에 대한 평가와 시각이 서거 정국으로 급변하긴 어렵고 이것이 가까운 시일 내에 논쟁으로 비화되는 경우, 이에 따른 지지층 분리 현상도 남아 있다.
이런 터에 이번 등원론이 친노 진영 등이 갖는 민주당에 대한 호감도를 끌어올릴 카드인지 확실치 않은 상황이고 오히려 역효과도 우려된다는 것.
◆천정배 의원 내부인사들도 '등원론 당일 비판 제기'
아직 당내에서 등원론에 대해 불만을 표하는 세력이 일정 규모 있는 것도 문제다.
일례로,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단독 강행처리에 반발해 의원직 사퇴서를 이미 제출한 민주당 천정배 의원은 "싸워야 할 때 싸우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민주당 지도부의 전격 등원 결단을 비판했다.
천 의원은 27일 성명에서 "우리는 국민들에게 길을 묻고, 국민들의 힘을 모아 민주주의를 되찾겠다고 의원직 사퇴의 배수진을 쳤다"며 "그러나 우리는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든 장본인들로부터 사과 한 마디 듣지 못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지도부가 전격적인 등원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유감스럽다"고 당 지도부가 사실상 백기 투항했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천 의원 등 일부 비주류 세력은 지난 당대표 경선에서 추미애 의원을 밀면서 정세균 현대표 당선에 위협을 가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좌장격인 천 의원이 "우리 스스로 등원을 할 수 정도로 얻은 성과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는 상황은 당에 적지 않은 파장을 가져올 수 있는 대목이다.
천 의원의 "민주당 지지도가 답보상태에 빠진 것은 등원을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이뤄낸 성과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에 공감하는 연대감이 확산될 경우 지도부의 정치력은 그만큼 약화될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이번 등원 후 원내외 투쟁을 병행하겠다는 민주당의 구상은 오히려 속도를 떨어뜨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세균 대표 체제가 9월 국회에서 어떻게 임하느냐로 실질적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 역풍이 바로 불 가능성이 큰 것. 정 대표의 지휘 아래 민주당이 정기 국회에서 어떤 원내 활동 성과를 올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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