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하나금융지주가 최근 개인금융BU가 관장하던 외감법인 이상 중견기업 관련 업무를 기업금융BU로 이관하는 등 조직개편 작업에 다시금 손을 대면서, 하나금융의 재도약과 매트릭스 조직이 여기에 발판이 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급한 불은 꺼…다시 고삐 죄는 매트릭스 체제
하나지주 매트릭스 조직은 현재 개인금융BU, 기업금융BU, 자산관리BU 등 3개 축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지원 기능을 맡는 코퍼레이트 센터(Corporate Center)의 총 4개 조직으로 구성되는 매트릭스로 지주 조직을 편성한 바 있다.
개인금융BU는 하나은행의 개인금융 및 중소기업금융, 신용카드, 하나캐피탈, 하나HSBC생명 등으로, 기업금융 BU는 하나은행의 대기업금융 및 하나대투증권의 투자은행(IB) 부문, 하나대투증권의 기업금융 분야로 이뤄져 왔다. 자산관리BU는 하나은행과 하나대투증권의 자산관리(WM), 법인영업, 연금신탁 등으로 구성돼 왔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부문은 중소기업금융 부문(업무). 당초 기업금융BU에 속했던 이 영역은 기업금융BU장을 맡았던 윤교중 전 부회장이 물러나면서 개인금융BU로 이관됐었다. 이것이 이번에 재수술 대상으로 떠오른 것이다.
기업은 기업금융에서, 개인은 개인금융에서 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지적과 함께, 당초 키코 문제와 적자 전환 등의 여파로 인해 부득이 매트릭스 전반과 기업금융에 대한 총체적 수술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에서 개인금융BU로의 이동 조치는 '부득이'하되 '일시적'인 조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제 상반기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 1분기 실적의 악몽을 해소한 하나금융으로서는 기업금융 전반에 대한 총체적 밑그림을 그릴 여력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하나금융 내부에서는 이번 재편 기회를 통해 기업금융 전반에 대한 재조정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한다.
기업금융을 강화해 지주 전반의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을 다시 세워가겠다는 것일 뿐만 아니라, 그간 매트릭스 체제가 흔들렸던 상황을 이번에 완전히 정리하는 본격적 2기 매트릭스 시도로도 해서갈 수 있다.
여기에 올 가을 분사를 하는 카드 부문을 개인금융BU가 어떻게 키워 나갈지도 눈길을 끌고 있다. 카드 부문은 하나은행에서 분사라더라도 '영업통'으로 알려진 김정태 하나은행장이 이끄는 개인금융BU에 남게 된다. 더욱이 하나카드는 SK그룹의 투자를 받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데, 특히 SK텔레콤과의 시너지 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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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 을지로 하나금융 본사> |
◆매트릭스 체제 앞에 닥친 또다른 고비들
그러나 이러한 하나금융의 수술 작업이 순조로운 앞날을 예상케 하는 것만은 아니다.
그간 하나금융은 고위험대출을 잘 관리해 온 것으로 알려져 왔다. 포트폴리오에서 PF 등 건설부동산, 소호(SOHO) 및 중소형조선사 대출 등 고위험대출 비중이 업계평균인 낮은 편이었던 것이다.
또 지난 1월에 있었던 건설, 조선 구조조정의 영향도 상대적으로 덜 받았다. 하나금융은 C등급 이하 여신이 당시 시중은행 중 최저 규모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연체 문제에서도 하나금융은 2007년 말부터 중기대출 속도를 조절한 바 있다.
이러한 기업대출 관리와 중기대출 연체관리가 키코 문제로 비롯된 1분기 적자를 딛고 2분기부터 흑자 전환을 일궈냈다는 평가를 낳았다.
이런 구조적인 이점 하에, 금년부터 하나금융은 부동산 PF에 집중투자하는 역주행을 선보였다. 금년 상반기 하나금융이 올린 부동산PF는 4000억원을 넘는다.
하지만 하나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들은 최근 금융당국의 주문으로 부실대출을 정리해야 한다는 과제를 받아들었다. 더욱이 금융위원회는 "당면한 기업 구조조정이나 부동산PF, 부실채권 문제 등 내실을 다지는게 시급하다"고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언급하고 나섰다.
시중은행들의 부실채권은 현재 약 20조원 규모. 현재 금융당국은 지난 6월 말 현재 19조6000억원에 달하는 시중은행들의 부실채권을 빨리 정리하지 않으면 '더블 딥'이 발생하는 경우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이 비율을 1%로 낮추도록 독려하고 나섰다.
그러나 막상 이 부실채권 1% 이하 정리 주문에 맞추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니다. 시중은행 중에선 우리은행이 1.77%로 가장 높고, 하나금융 산하인 하나은행(1.72%)이 그 뒤를 바짝 따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1.34, 신한은행의 비율은 1.59다.
막상 대출 위험성을 관리해 왔으면서도 비율면에서 다른 4대 지주소속 주요 은행들보다 부실채권 비율이 높아지는 사기가 떨어지는 성적을 받아든 셈이다.
더욱이 부실채권비율 1%를 맞추려면 그 주요 방법으로 앞으로 중소기업 대출을 더 까다롭게 할 수밖에 없고, 채권 회수 작업은 더 강하게 해야 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것이 우리 경제 전반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점은 차치하고라도, 이제 막 기업금융 부문을 다시 구성하는 등 의욕적인 기업 대상 영업에 열을 올리기에는 타이밍이 좋지 않은 셈이다. 부동산PF등에 다시 열을 올리기 어렵다는 점은 불문가지다.
상반기를 비롯 그간 부동산PF 영역을 제외한 회사채와 증자 등의 IB 시장에서서는 하나금융(하나금융 기업금융 BU)이 두드러진 성적을 나타내지는 못해 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쪽으로 역량초점을 맞춰 효과를 보는 데에도 시간이 어느 정도는 필요할 전망이다.
◆"구멍가게에 웬 매트릭스?" 시각 떨칠까? 재도약 2기에 촉각
이런 문제를 해결해 가면서 더욱이 매트릭스 체제는 업무 효율을 극단적으로 추구하는 대신 조직 내 긴장을 유발한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은 원활한 의사소통 통로의 구축을 완비해 나가야 하는 과제도 여전히 안고 있다. 특히 하나은행 부실채권 정리 문제에서 하나은행이 나뉘어 있는 기업금융BU와 개인금융BU가 손발을 맞추는 문제도 관심을 모으는 대목이다.
2008년 도입 이후 하나금융의 매트릭스 체제는 키코 사태로 인한 윤교중 BU장의 퇴진으로 한때 불필요한 요소를 외국 거대금융기관들로부터 빌려왔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각 BU별로 현안 과제를 안고 있는 하나금융 매트릭스 체제가 이번 하반기를 넘기면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매트릭스 수술과 그 경과, 또 각 조직들이 '따로 또 같이' 올릴 사업별 성과들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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