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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A? AIG? ‘제멋대로 혼용’ 논란

상담직원 여전히 “AIG생명입니다”, 내부 영업조직 균열 심각

조윤미 기자 | bongbong@newsprime.co.kr | 2009.07.22 10:29:05

[프라임경제] 지난 6월 AIG생명이 AIA생명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한국 AIG는 미국 AIG그룹 파산 이전까지는 모회사의 이름인 AIA지우기에 총력 기울이기에 여념이 없더니, AIA로 상호를 변경하면서 이번에는 AIG지우기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AIA생명은 외부적으로는 AIA인지도 높이기에 힘을 올리면서도 실제로 보험상품 판매에 있어서는 인지도가 높은 AIG를 이용해 판매하고 있어 고객들에게 혼선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9월, 미국 AIG(American International Group)그룹 파산신청 소식에 이어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연일 보도되며 그룹 자체가 위태로운 양상이었다. 때문에 한국 AIG생명도 보험가입자들이 AIG그룹의 위태로움을 이유로 보험을 해지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문의가 끊이지 않으면 신뢰도 측면에서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더이상 도움 안 되는 AIG그룹

더 이상 AIG그룹의 위상은 한국 AIG생명에 보탬이 되지 않았다. 글로벌 경제위기 주범으로 지목된 미국AIG그룹은 오히려 국내 영업 방해 요인으로 작용, 결국 상호 변경이라는 초강수를 둘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리게 된 것이다.

지난 3월 미국 AIG그룹으로부터 아시아생명보험사업부 AIA(American International Assurance)독립이 확정되자 한국AIG가 AIA로 상호를 변경키로 확정했다. 한국AIA생명은 미국AIG의 최대 해외생명보험 계열사 AIA그룹에 소속된 보험회사이기 때문에 AIG와 AIA중 어떤 상호를 사용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지난 6월 한국AIG생명이 AIA로 이름을 바꾼 것을 필두로 이달 호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이 상호를 변경해 총 13개국 중 4개국 AIG생명이 AIA로 이름을 변경했으며 뉴질랜드도 곧 상호변경을 예정에 두고 있다. 나머지 8개국은 처음부터 AIA생명 상호를 사용해왔다. 최근 타이완과 필리핀에서 각각 알리코와 필람라이프가 AIA생명으로 편입되면서 현재 15개국에서 AIA생명이 활동하고 있다.

AIG란 상호는 미국 최대 금융그룹인 AIG그룹으로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마케팅측면이나 신뢰도 차원에서 AIA보다 유리할 것으로 판단, 1987년 한국에 AIG생명이란 상호로 진출하게 됐다.

◆한때 AIG명함이면 ‘미국비자’ 발급도 OK

AIG그룹은 미국 금융시장을 움직일만한 막대한 자금을 운용하는 금융회사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2001년 매출액과 순이익, 자산, 시가총액 등을 종합해 글로벌 500대 기업 중 3위에 AIG를 선정했다. 미국 경제지 ‘포천’ 역시 매출액만으로 500대 기업 선정 결과 AIG를 2위로 뽑았다.

한국을 포함해 호주, 베트남, 인도네시아가 홍콩 AIA그룹 소속이기 때문에 AIA생명 상호를 사용하는 것이 더 적합하지만, AIG란 상호가 인지도도 더 높았을 뿐 아니라 미국 본사에 대한 높은 신뢰도를 인해 고객 유치에 활용한 것이 주요해 국내 시장에서 AIG생명은 급성장할 수 있게 됐다.

AIG라는 이름 하나만으로도 브랜드 인지도가 높았던 터라 심지어 미국 비자를 발급 받는 데에도 AIG생명의 명함 한 장은 긍정적 영향이 미쳤다는 후문도 떠돈다.

2001년 미국 9·11테러 등 국가 안전을 이유로 미국비자 발급이 더욱 까다로웠던 시절, 미국 비자 발급 서류에 AIG생명 명함을 첨부하면 발급이 더 수월할 정도로 AIG라는 브랜드가 내재하고 있는 파워는 대단했다.

◆AIA상패, AIG로 이름 변경하기도

한국AIG생명은 AIG상호를 지키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써야했다. 매년 우수 설계사 및 판매왕 등의 시상식이 모두 홍콩 AIA그룹 차원에서 개최됐다. 홍콩 AIA 어워드에서 해당 상패를 받아온 한국AIG 설계사들은 한국에 돌아와 지점에 진열하기 전 AIA상호를 AIG로 바꿔야만 했다.

국내에는 AIG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AIA로 이름을 그대로 두는 것은 상패의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AIG는 AIA를 지우기 위해 노력을 했었지만, 이제는 반대로 AIA가 AIG를 지우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당시 이 사정을 아는 업계 관계자들은 한국AIG생명은 AIA가 모회사라는 사실을 널리 알리지 않는 것을 두고 “허위마케팅을 하는 것이 아니냐”라며 “사실 홍콩AIA소속인데 미국AIG를 등에 업고 있다”고 푸념어린 목소리를 냈다.

지난 9월 AIG그룹 파산에 이어 연일 터지는 AIG임직원들이 국가에서 받은 구제자금을 유용해 파티를 벌였다는 도덕성에 문제가 생기는 사안이 보도됐기 때문이다.

AIG그룹 파산 소식은 한국에도 들려왔고, AIG생명은 가입자들에게 “AIG생명도 망하는 것이냐, 그럼 해지해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원성을 들어야했다.

◆우수인재 유출 막기 위해 상호 변경

AIA생명이 상호 변경을 적극 추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미국 본사 문제로 인한 후폭풍으로 내부 영업 조직의 심각한 균열이라는 부분도 간과할 수 없다.

현재 AIA생명은 에이전트->SM(Sales manager)->SSM(Senior Sales manager)-> GM(General manager)이라는 계층적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회사 수익의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이들 영업 전선의 상층 조직부터 AIG그룹 파산 이후 무차별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상호 변경은 필연적 과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최근 이직한 고위직 영업 간부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무차별 이탈이 이뤄지면서 지금 남아 있는 영업 조직 역시 잠재적 이탈 세력”이라며 “이미 GM은 단 한명도 없는 상황이며 SSM 역시 대부분 GA 쪽으로 빠지면서 자신의 라인과 함께 이직을 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현재 AIA영업 관계자 역시 “회사 영업망이 몇몇 사람들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은 아니지만 내부 조직의 모델이 될 수 있는 SSM과 SM들이 대거 빠져 나간 상황에서 성장 동력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가라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AIG 옛그림자 지우기? 그러나…

지난 6월 상호변경 이후, AIA생명은 변경된 브랜드 인지도가 25%까지 올랐다고 은밀하게 이야기한다.

이미 TV, 지면 등 각종 매체에선 AIG생명이 AIA생명으로 상호의 변경을 알리는 광고가 즐비하다. AIG손해보험은 AIG상호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AIG손보를 제외하고는 AIG생명은 건물 외벽의 간판도 모두 AIA로 바꾸었다는 게 AIA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실제 콜센터의 상담원들은 고객응대 및 상품판매에 있어 AIG 상호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고객들에게 혼선을 주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AIA콜센터 직원들이 AIA라는 브랜드를 설명하는 시간을 생략하기 위해 AIG란 상호를 그대로 이용해 판촉하고 있는 것이다.

AIA생명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모 씨 역시 “AIG에서 느껴지던 신뢰도며 브랜드 파워를 AIA에 넣어 가입자를 이해시키는 것이 몹시 힘들다”며 “자기 몸에 맞지 않은 양복을 입은 것 같은 느낌이 아닐까 싶다”며 상호 변경으로 인해 겪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AIA생명 김범성 홍보실 차장은 “이미 모든 것을 AIA로 바꾸었으며 콜센터 직원들이 AIG를 이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간혹 AIG라는 단어가 입에 붙은 일부 콜센터 직원들이 실수하는 경우가 있겠지만 일부러 고객들에게 혼선을 주며 상호를 두 개 모두 사용하고 있진 않다”고 설명하며 현재 콜센터와 영업 MP(Master Planer)들의 교육을 강화해 브랜드 인지도 알리기에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AIA생명 이상휘 사장은 AIA생명 상호 변경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AIA의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 어려움이 예상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AIG라는 상호로 보험 상품판매에 나설 때는 별다른 설명 없이 ‘AIG생명에서 왔습니다’라고 소개하면 되지만 AIA로 이름을 바꾸면 당장 우리 영업사원들은 AIA상호 변경의 이유에 대해 10분간은 설명해야하는 애로사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AIG생명은 ‘대졸 남자 설계사’, ‘온라인·전화 상품 판매’ 등 국내 보험시장에 변화와 혁신을 가져온 바 있다. 금융위기, 시장의 변화 등 다양한 이유로 상호 변경을 추진한 한국AIA생명이 외적으로만 상호변경이 아닌 내부적인 변화, 즉 또 다른 변화와 도약으로 가져올 수 있을 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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