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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관련 아이디어 쏟아내는 하나은행

금융몰,롤플레잉교육등'기발'…인터넷뱅킹사고는'향후과제'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07.17 15:05:26

[프라임경제] IT·온라인에 능수능란한 하나은행? 하나은행이 최근 인터넷과 컴퓨터 시스템 등을 활용해 선전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해 키코 손실 등으로 적자 분기 실적을 내는 등 가슴앓이를 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 새로운 영업 비전을 찾고 직원 역량을 강화하는 등 에너지를 보충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경향은 김정태 행장이 최근 “영업역량 강화를 통한 실적을 성장시켜라”라고 강하게 주문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는 풀이를 낳고 있다. ‘영업통 기르기’ 전략이 온라인에서 먼저 효과를 얻고 있는 셈이다.

   
  <사진=하나N플라자>  
◆온라인族 지갑을 열어라- ‘하나N플라자’

하나은행의 맞춤형 금융상품 판매 채널인 ‘하나N플라자’가 네티즌들의 지갑을 여는 데 성공하면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하나N플라자는 온라인 금융쇼핑몰이다. 2007년 4월에 1호점인 ‘G마켓’을 오픈했고, 2년만에 36개의 ‘제휴 채널’을 확보하면서 선전하고 있다. 이미 지난 2분기 중에 신규 고객 15만명을 돌파했고, 금년 말까지는 22만 고객 유치를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15만여 고객 중 절반 가까운 고객이 하나은행과 거래가 없던 순수 신규 고객이라 더 성과의 의미가 크다.

이같은 성공은 하나N플라자의 주력인 네티즌과 젊은이라는 두 가지 고객 코드를 적절히 활용, 마케팅에 활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하나N플라자의 신규고객 중 20대, 30대의 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더욱이 네티즌들은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금융상품을 따로 가입하거나 상담받는 것을 번거롭게 생각하는 재핑족(프로그램이 재미가 없다고 느껴지면 막바로 리모콘을 이리저리 돌려버리는 경향이 강한 시청자) 성향이 강하다는 점을 착안, 은행·증권·보험·캐피탈 등을 고객의 방문 목적에 맞게 설계된 금융상품을 원스톱으로 가입할 수 있게 지원해 눈길을 끌었다.

더욱이 음악 사이트인 멜론과 제휴해 ‘멜론카드’를 출시하고, G마켓, SK브로드밴드 등 사용 네티즌 입맛에 맞게 맞춤형 상품인 ‘하나 G플러스카드’, ‘하나 알뜰쇼핑통장’ 등을 제시한 점도 고객 신규 유치 성공의 요인으로 해석된다.

◆비용대비 최대효율로 차세대 금융전문가 육성-‘팍스하나 롤플레잉 연수’

하나은행은 직원 교육에서도 온라인 시스템을 적절히 활용, 비용 절감과 교육 효과 달성이라는 2개의 중요 포인트를 잡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사진=팍스하나 교육과정은 1만여 지점장 이하급 직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교육을 실시해 비용과 시간을 절감했다. 롤플레잉 방식으로 재미도 배가해 평가가 좋았고, 이번 디도스 공격 방어에서도 하나은행이 우수한 방어성적을 보이는 데 기여했다는 분석도 낳고 있다.>  
여기에 피교육자인 직원들에게 재미를 느끼게 했다는 부수입도 올리는 부수입도 얻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차세대 금융시스템인 ‘팍스 하나’가 가동을 시작한 바 있다. 이는 5월부터 하나은행이 금융 전산망의 기능 강화를 위해 새롭게 업무에 배치한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 차세대 프로젝트 가동을 대비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전직원을 대상으로 재교육을 시키는 등 준비 과정에 시간과 비용, 노력이 소모될 것이라는 관측이 없지 않았던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하지만 ‘마른 수건이라도 쥐어짜야 하는’ 형편이었던 하나은행은 ‘팍스하나’ 차세대 시스템과 이름이 같은 ‘팍스 하나’ 교육용 게임을 활용해 전 직원 교육을 마치는 발상의 전환을 선보였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흔히 기사에 등장하는 차세대 금융시스템도 팍스 하나지만, 이미 그 전 준비 단계에서도 팍스 하나라는 ‘동명이인’격인 교육용 프로그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팍스하나는 롤플레잉 게임 방식. 직원 중 상당수가 이미 온라인 게임 등에 익숙한 세대라는 점을 감안, 재미를 느끼며 교육을 받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교육비용과 시간 측면에서도 기존 집합연수나 사이버연수 등에 비해 효과를 뛰어나게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차세대 금융시스템 가동 준비를 위해 교육을 받아야 했던 인원은 전국 620여개 지점의 지점장 이하 총 1만여명. 이들 직원을 한달간 매일 40분씩 교육시키기 위해서는 억대의 비용이 지출될 수 밖에 없고 공간적, 시간적으로도 운신의 폭이 좁다. 하지만 팍스하나를 통해 하루 40분씩 게임을 하도록 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차세대인수지원부 관계자는 30일간 매일 40분씩 전세계 30개국에 개설된 모의 지점을 돌면서 업무 능력을 배양하는 게 ‘게임의 스토리’다”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 전 직원을 700여개의 팀으로 구성하여 팀별 경쟁을 통해 진행해 팀워크 증진 효과도 없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저렴한 비용으로 놀이를 통해 차세대 금융 시스템을 구축한 하나은행은 이번 DDoS 사이버 테러에서도 다른 은행권에 비해 우수한 방어 능력을 보이기도 했다.

◆미래의 고객층 입도선매 효과-하나시티

하나은행이 온라인 부분 역량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으로 하나시티도 들 수 있다. 하나시티는 어린이 경제교육 사이트. 하나은행이 어린이들에게 ‘가상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다.

2008년 첫 선을 보인 하나시티는 3D기반으로 설계된 가상공간 속에서 자신의 장래희망과 부합되는 아바타를 선택하고 각종 교육컨텐츠 학습, 커뮤니티 활동, 게임참여를 통해 사이버머니인 ‘오디’를 얻어 이것으로 저축, 이자, 세금 같은 경제 활동을 해 보며 경제감각을 익히게 된다. 

   
  <사진=후발주자인 하나은행이 3대 금융지주 산하의 은행들을 따라잡는 데 온라인 및 IT 역량이 도움을 기촉제 역햘을 할지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하나시티 활동 우수회원들은 장학금 수혜, 하나시티 경제캠프, 강연회, 기업체험 활동 등에 우선적 자격을 부여할 자격을 얻는다. 충성도 높은 미래의 고객층을 미리 관리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행내외에서는 보고 있다.

◆온라인·IT 영역의 개척자 은행될까 눈길

하지만 이렇게 각종 온라인 영역에서 강점을 갖고 있지만, 하나은행의 업무 능력이 아직 완숙했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13일 금융감독원이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에게 제출한 인터넷뱅킹 관련 금융사고 실태 및 문제점 보고서를 보면, 금년 상반기에 터진 11건의 인터넷뱅킹 사고 중 적지 않은 비중을 갖고 있다.

사고 현황을 살펴보면 우리은행이 4건으로 가장 많았고 하나은행, SC제일은행이 각각 2건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온라인에서 강세를 보이고 각종 업무 능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아직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적지 않다는 점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 이런 틈새를 보완하는 과정이 성공하는가 에 따라 하나은행이 ‘온라인 금융 역량 선두은행’으로 자리를 굳힐지가 달려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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