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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FTA, 산업부문별 경쟁력제고 기회될까

부문별로 희비교차…신성장부문 경쟁력 강화 효과 기대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07.15 14:09:14

[프라임경제] 한국과 유럽연합(EU)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최종 합의안이 도출되면서 회복을 준비하고 있는 우리 경제에 새 전기가 마련될지 주목을 끌고 있다. 

EU는 27개국으로 구성된 세계 최대 규모의 경제권으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한·EU FTA로 우리 수출은 65억~110억달러 규모 증가가 예상된다고 분석한 바 있다. GDP도 15조~24조원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다. 더욱이 중국과 미국 등에 편중 현상이 있는 수출 노선에도 다변화를 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업종별로는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섬유 등 영역처럼 상대적으로 수혜를 누릴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도 있지만 농축산 부문처럼 고전이 불가피한 분야도 있다.

◆자동차·타이어 업체는 수혜 기대

자동차는 이번 FTA가 최종 타결되는 경우 가장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에서 시장점유율 3%대에 머물고 있는 한국 자동차는 EU 시장 진입 장벽 중 하나였던 10% 관세율이 철폐되는 혜택을 얻게 된다.

한·EU 양측은 1500cc이상 차량의 경우 발효후 3년 이내에, 1500cc미만은 5년 이내에 관세를 모두 철폐하기로 했다.

하지만 값이 크게 싸지는 EU산 중대형 승용차와 내수 시장 경쟁을 해야 하는 점과 국내산 조건을 충족해야 관세철폐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점은 숙제다. 현대차의 경우 EU수출 물량 중 43%를 인도에서 생산하고 있어 현재와 같은 수출 패턴을 유지할 경우 혜택을 누리기 어려워 전략 수정이 필요할 전망이다.

자동차와 밀접한 타이어 산업의 경우 가격경쟁력이 있어 뚜렷한 수출증가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기전자와 철강 '큰 혜택' 없을 듯

전기전자는 당장 큰 성장 효과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수출 비중이 큰 휴대폰, 반도체 등은 이미 관세율이 0%이다.

컬러TV는 관세율이 높아 이번 FTA로 혜택을 누릴 수 있었으나, 이미 수출 물량에 대해서는 현지생산 비중을 이미 높여 놓은 상황이라 큰 효과가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냉장고, 에어컨 등 백색 가전은 일본이나 중국산 제품과 대비해 가격 경쟁력이 발생하는 만큼, 간접적인 점유율 제고 효과는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철강도 이미 관세 0%를 적용받고 있다.

◆법률시장, 금융부문은 경쟁 격화 가능성

한편, 법률시장과 금융 등 서비스 부문은 EU쪽에 상당한 침식을 허용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법률서비스, 금융서비스 등에서는 한·미 FTA 개방 수준에 상응하는 정도로 합의가 이뤄졌다.

한·미 FTA는 5년에 걸쳐 3단계로 나눠 국내 법률시장을 개방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우리측 국내 금융시장은 외환위기 이후 충분히 개방된 상태라 충격은 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삼성경제연구소는 "기업을 상대로 판매하는 퇴직연금과 석유화학업체들을 상대로 하는 화재보험에 대한 협상이 치열했다"고 보고서에서 소개, 현재도 국내업체간 경쟁이 치열한 퇴직연금 등에서 향후 EU쪽 금융기관들과 우리 금융기관의 격전이 예상된다.

일부 통신 서비스와 환경 서비스도 한·미 FTA보다 추가된 수준으로 개방하되 유예기간과 포괄적 규제 권한을 유보했다.
 
전반적으로 서비스 부문에서는 EU쪽에 우리 기업이 진출하기 보다는 선진 노하우를 갖춘 UE 기업들의 국내 시장 진출과 이로 인한 방어전이 예상된다.

◆농축산업은 위축 가능성, 돼지고기·와인 등 수입 증가 예상

가장 일방적이다시피 한 피해가 우려되는 부문은 농축산업 분야다. 특히 품질경쟁력을 갖춘 유럽산 돼지고기, 와인, 위스키, 낙농제품 등이 무관세로 수입될 경우 국내 양돈, 낙농농가의 타격은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

한·EU FTA에 따른 농가 피해규모는 약 3000억원선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돼지고기는 현재도 수입 물량이 많은 가운데, 관세가 철폐될 경우 가격 경쟁력을 더하게 돼 국내 양돈 농가의 출혈이 예상되고 있다.

와인에 대한 관세가 즉시 철폐돼 양질의 유럽산 와인을 저렴하게 구입할 계기가 될 전망이다.

◆국제경쟁력 확보 계기 기대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의 부상에 대응해 서비스, 환경, 대체에너지, 첨단 부품 등 신성장 분야에서의 국제경쟁력의 확보가 절실한 가운데 한·EU FTA가 이 자리를 메꿀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EU와 같은 기술 선진국과의 FTA를 통한 산업협력으로 첨단기술 확보의 효과적인 수단을 찾는 한편, 일부 업종에 대한 피해 최소화와 대응 대책 마련도 주문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이번 FTA 추진에 대해 "국내시장 개방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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