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베이비붐 세대’ 은퇴가 임박하면서 이들의 향후 자산관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베이비붐 세대’는 6·25 동란이 끝난 후 출산이 급격하게 늘어났을 때 태어난 세대로 흔히 1955년생부터 1963년생까지를 일컫기도 한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는 현재 712만여명에 달한다.
문제는 이들이 우리나라 인구의 14.6%에 달하는 큰 집단이고, 기업 정년을 55세로 볼 때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퇴직을 시작하지만 이들에 대한 노후 대비는 제대로 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정책적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 기준으로 40~49세 세대주의 평균 순자산은 약 3억260만원. 이중 부동산은 2억2597만원, 저축액은 6744만원, 자동차 등 기타자산이 919만원, 부채는 4943만원 정도다. 평균 6748만원의 퇴직금으로 부채를 탕감한다고 볼 때, 금융자산은 약 8549만원대로 줄어들게 된다.
부동산을 주요 기반으로 하고 여유돈이 많지 않은 데다, 많지 않은 재산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제기되고 있다.
◆헬스케어에 셀프디자인도 가능
KB국민은행은 시니어층을 겨냥해 출시한 ‘와인(WINE) 정기예금’을 출시해 관심을 끌고 있다.
386세대와 65세 이상 노년층 사이에 낀 이른바 ‘WINE(Well Integrated New Elder’) 세대를 위한 상품이다.
만기일시지급식 거치 연급지급식, 즉시연금식 등 다양한 운용 방법이 있다. 300만원 이상의 금액이면 가입이 가능하고, 세금우대 및 생계형저축 가입 가능하다.
기본금리 연 2.9%(5000만원 이상, 만기일시지급식 기준)에 우대금리 최대 연 0.4%를 더한 수익이 가능하다.
여기에 가입 금액이 1000만원을 넘는 경우, 24시간 365일 건강상담이 가능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명의 및 주치의 연계 서비스, 1:1 맞춤형 건강검진 설계 및 지원 서비스,
건강정보 누적관리 서비스 등이 제공된다.
신한은행의 경우 노후를 준비하는 중장년층과 노년층을 위한 수시입출금통장, 예금, 카드를 모아 제공하는 ‘탑스 시니어 플랜’ 상품을 내놓고 있다. ‘탑스 시니어플랜 저축예금’은 이용 실적에 따라, 전자금융, 수표발행, ATM 이용 수수료 면제, 대출 금리 우대를 해준다. 3건 이상 충족때는 추가로 환율우대, 창구 송금수수료 면제 서비스가 제공된다. 만 50세 이상 고객이 2~3건 이상 거래 조건을 충족할 때에는 건강관리 서비스도 제공한다.
‘탑스 시니어플랜 적립예금’은 최초 신규일로부터 동일 계약기간으로 최장 30년까지 자동 재예치된다. ‘탑스 시니어카드’는 금융, 여행, 건강관련 서비스가 특징이다. 카드 결제계좌를 탑스 시니어플랜 저축예금으로 할 때 포인트를 0.4% 우대해 총 0.5%를 카드포인트로 적립해준다.
하나은행도 은퇴자의 연금 자산을 이체해 활용하면서도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나 부자 되는 연금통장’은 실명의 개인으로 4대 연금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 및 당행 역모기지 수령 고객을 가입 대상으로 한다.
한편, 입출금이 자유롭고 연 2.2% 이율을 보장한다. 월별 연금이체 여부 확인 후에는 수수료 면제 서비스도 제공된다. 당행CD기, 폰뱅킹,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을 통한 이체 수수료와 자기앞수표 발행 수수료가 무제한 면제되고, 환전송금에도 환율 50% 우대 적용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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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셀프디자인 예금’은 정기예금을 내 맘대로 디자인하면 좋겠다는 수요를 노린 상품이다. 돈이 많이 필요할 땐 많이, 적게 필요할 땐 적게 수령액을 설계할 수 있다. 1000만원 이상 가입 가능하며, 만기희망잔액을 제외한 원금과 이자를 매월 분할지급하고, 가입기간은 최장 31년까지 가능하다. 1년제 3.3%, 2년제 3.5%, 3년제 3.7% 등의 이율이 제공되고, 5000만원 이상 가입자의 경우 건강상담, 진료예약대행, 건강검진 우대 서비스 등을 누릴 수 있다.
◆시중은행 모기지론도 고려해 볼 만
한편, 주택 자산 외에 금융 자산에 여유가 없는 경우라면 시중은행들이 내놓고 있는 역모기지론에 눈을 돌릴 만 하다. 주택연금으로도 해석되는 역모기지론은 만기 후 주택 소유권을 넘기는 대신 그 전까지는 주택을 사용하고, 연금식으로 노후 자금도 받아쓰는 제도다.
주택금융공사가 주관하고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시중은행들이 판매하는 주택연금은 만 60세 이상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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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해 10월부터 역모기지론을 판매하고 있다. ‘KB주택연금론’은 연금 지급기간은 최단 10년에서 최장 30년까지 5년 단위로 고객이 선택할 수 있으며, 매월 정액식으로 지급받는다. 또 매 5년 단위로 주택가격 변동 폭을 반영해 연금금액을 재산정한다.
대출 대상은 주택을 보유한 만 45세 이상, 만 80세 미만의 개인으로 보유주택수와 주택가격에 제한을 두지 않는 점도 주택금융공사의 역모기지론과 다른 점이다.
연금 지급기간 후에는 이자만 납부하는 대출, 일반적인 주택담보대출로도 전환할 수 있다. 또한 의료비, 교육비, 관혼상제비 등 긴급자금 필요시에는 매월 연금의 10배까지 특별지급을 받을 수 있다. 대출금리는 5년 단위 고정금리로 지난 8일 현재 연 8.78%다. 대출 취급수수료는 약정금액의 1.0%로 대출 잔액에 가산되며, 기타 근저당권 설정비용, 수입인지 대금, 담보평가 수수료 등은 전액 은행이 부담한다. 사정이 변경돼 조기상환을 하게 되는 경우, 수수료도 면제된다.
신한은행의 역모기지론도 대체로 국민은행의 상품과 유사하다. 오히려 가입연령 하한선에 제한이 없다. 최장 기한은 15년으로, 역시 15년이 지나면 일반적인 주택담보대출로 전환할 수 있다.
◆혜택 축소와 상품 판매중지 경향은 ‘우려’
이렇게 은행들이 은퇴가 임박한 베이비붐 세대가 누릴 수 있는 상품을 여럿 출시하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은퇴가 임박한 베이비붐 세대에 특화한 상품이라기보다는, 그 이하 세대까지도 노린 상품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베이비붐 세대만 700만 이상이지만, 이들을 위한 상품 개발과 판매 유지에 은행권이 활발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용 맞춤 상품이라기보다는 ‘은퇴를 준비하는 고객이라면 누구나’ 들 수 있는 상품이거나, 혹은 시니어 세대 일반을 노린 상품으로 두루뭉술하게 기획되고 있는 경향이 있다.
또 관련 상품이 점차 혜택 축소나 제품 판매 중지를 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끌고 있다. 연 4.8~4.9% 수익과 무료 보험 혜택 등이 있었던 우리은행의 웰스앤헬스 정기예금도 관심을 끌었으나 현재 판매가 중지된 상태다. 또 KB국민은행의 와인 정기예금의 경우만 해도 5.0% 기본이율을 적용했지만, 현재는 2.9%선까지 낮아지는 등 이율면에서도 점차 큰 기대를 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는 시중은행권이 기준금리 변경 등 상황 변화 속에서 이윤이 보장되지 않는 은퇴자 상품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철선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임금소득이 감소하는 베이비붐 세대가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노후대비 자산 가치마저 감소해 취약 계층으로 전락할 수 있다”면서 “정년연장·중고령자를 위한 맞춤형 일자리 제공과 사회 안전망을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고용 사정 악화로 정년연장이나 노동시장에서의 은퇴자 흡수가 현실적으로 어려워 안전망 강화가 대안으로 유력한 상태다. 이에 따라 베이비붐 세대를 위한 금융상품 개발과 유지를 일종의 사회 안전망으로 파악, 당국이 일부 보조를 주는 방안이 도입될지도 향후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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