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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불황기…1조 달러 “이슬람 금융 노려라”

이자 금지 율법 샤리아(Shariah)로 연평균 61% 고성장

이종엽 기자 | lee@newsprime.co.kr | 2009.05.18 10:03:08

[프라임경제] 최근 세계경제는 지난 해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 및 리먼브러더스 파산 등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동반 불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식 금융제도와는 차별화 된 ‘이슬람 금융’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 이슬람 금융권에 대해 전세계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이슬람 금융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 세계적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매년 15∼20%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대표적인 이슬람 금융상품인 ‘Sukuk’도 2001년 5억달러에서 2007년 325억달러로 연평균 61%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이슬람 금융권의 총 금융자산은 7,000∼7,500억 달러에 달하며, 현재 성장세를 유지한다면 오는 2010년에는 1조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세계 금융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이슬람 금융 조달, 이슬람 은행과의 협력을 통해 자금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는 이슬람 금융을 활용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 미국 중심의 금융제도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 코란 가라사대 “이자는 멀리해야~”

현재 전 세계가 겪고 있는 전대미문의 금융 위기는 과잉 유동성이 지속된 가운데 금융 감독이 느슨해지면서 금융과 실물 부문의 괴리가 확대돼 금융에 거품이 생긴 결과라는 것은 이미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 달 IMF는 최근 이번의 글로벌 경기침체는 폭이 깊고 회복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세계 금융 대공황 수준이라는 현 상황을 감안한다면 서구식 금융제도에 대한 재평가의 기간이라고 보는 시각이 금융권 일각에서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특히, 이슬람 금융은 율법에 기초한 실물 거래가 수반된 금융 거래만을 허용하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를 통해 고유의 시스템적 안정성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이슬람의 샤리야 율법은 고리대금업이나 이자를 주고 받는 것을 금지하기 때문에 Risk-Profit 공유의 합작투자, 순수 금융상품이 아닌 실물을 동반하는 투자, 단순지분투자가 아닌 경영에 직·간접으로 참여하는 투자에 관심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슬람 금융은 율법에 의거된 이외에는 투자가 이뤄질 수 없다는 다소 모순된 상황이지만 실물 투자는 오히려 기존 금융권 보다 확산된 사고를 가질 수 있다. 따라서 채권의 수익은 ‘이자’의 개념이 아닌 ‘수익 배당’의 개념인데 코란이 부동산 투자나 자산 리스 등 실체가 있는 거래에서 창출되는 이익을 얻는 것을 막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 무슬림들에게 투자의 길을 열어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가장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옵션, 선물거래, 기타 파생상품 거래는 율법인 샤리아에 의해 사실상 이뤄질 수 없다. 이슬람 자본은 기본적으로 5년 이상의 장기투자를 선호하고, 이자를 노린 단순 대출이 아닌 사업에 직접 자금을 투입하는 투자자로서 담보보다는 사업성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또한, 자본활동을 파트너십(partnership)과 상호협력(cooperation)만 허용하고 있어 장기  구조와 초과수익에 대한 배당을 기초로 하는 PEF(사모투자펀드)를 활용한 방안이 이용되고 있어 ‘돈맥경화’에 빠진 국내 조선과 건설사가 관심을 가져 볼 만한 대목이다.

◆ ‘제2 중동 붐’ 바로 눈 앞에…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이슬람 국가들도 최근 주가, 부동산 및 유가 하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금융거래와 실물거래 동반 원칙’에 힘입어 이슬람 경제권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며, 이슬람 금융의 규모 및 유동성도 계속 확대되고 있다.

세계적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McKinsey)는 이슬람 금융자산이 2006년말 약 3,860억달러 수준에서 2010년말에는 1조달러 이상으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현재 금융상품도 다양화돼 다우존스 이슬람 주가지수, FTSE 이슬람 주가지수 등은 이미 1999년부터 세계 금융시장에서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세계 각국이 이슬람 금융을 활용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으나 한국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 한국은행이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금융회사들이 이슬람 금융에 참여한 실적은 거의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슬람 금융에 참여하기 위한 여건은 다른 나라에 비해 나쁜 편은 아니다. 종교적으로 거부 반응이 적은 데다 오랫동안 중동 개발과 개발 경험 전수 등으로 우리에 대한 현지의 인식은 비교적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 시점에서 우리가 이슬람 금융에 참여하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안은 국내 건설사들이 받은 중동 개발 자금을 현지 이슬람 금융회사에 직접 예치하는 방법 등이 제시되고 있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는 이슬람 금융회사와 국내 금융회사 간의 연계 가능성을 제시했는데  “이슬람 금융이 장기 투자 성격이 강한 점을 감안하면 IT나 BT와 같은 신성장 분야나 사업성이 높지만 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의 새로운 자금원으로 활용해도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막대한 오일 머니를 바탕으로 급성장하는 이슬람 주식과 부동산 시장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은 중동사태 등으로 워낙 변수가 많은 점을 감안하면 충분한 위험 회피 전략도 동시에 강구해 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 최근 이슬람 금융 총회에서 IFSB사무총장, 카타르중앙은행 총재, 아랍에미레이트중앙은행 총재, 바레인 중앙은행 총재, 이슬람개발은행 총재 등과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이슬람 금융과 장기 비전에 한국의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 중장기적 이슬람 전략 조속 수립해야

현재 우리나라는 이슬람 금융에 대해 초보적 수준에서 미시적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당국은 이슬람금융서비스위원회(IFSB)와 공동으로 지난 1월에 서울에서 이슬람금융세미나(Seminar on Islamic Finance)를 개최한 바 있다. 당시 이슬람권 13개국 외교사절단, 이슬람금융서비스위원회(IFSB) 및 IFSB 회원기관 관계자들을 비롯하여 약 300명의 국내외 인사가 참가해 이슬람 금융 인프라 구축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금융감독원 지난 6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각국 금융회사 관계자 및 투자자 등 1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설명회(Korea Showcase)를 개최했다.

이날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세계 금융시장에서 이슬람금융이 차지하는 비중 증대가 향후 국제금융질서 개편 과정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감독당국은 이슬람 금융회사의 한국진출 및 중동자금의 한국 투자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에 대한 이슬람 금융의 ‘러브콜’도 이어졌는데, OECD 국가 중 한국이 가장 먼저 경제 위기를 탈출할 것 이라는 점과 지난 해 말 현재 국내은행의 TCE(유형자기자본)는 6.2%, NPL(고정이하 무수익여신)은 0.85%로서 건실한 자본구조 및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음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우리 기업부문의 재무 건전성도 높은 수준이어서 이슬람 금융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는데 전산업의 부채비율은 외환위기 상황인 1997년 425%에서 2007년 107%로 크게 개선되었으며, 이자보상비율은 같은 기간 중 115%에서 405%로 향상돼 다른 지역에 비해 매력적인 투자처로 관심을 받기에 충분 조건이다.

특히 최근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지속, 삼성전자, 현대차 등 글로벌 기업의 실적 양호 등에 힘입어 한국에 대한 해외투자자의 시각도 점차 우호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슬람 금융이 실물에만 투자한다는 점에서는 현재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건설업계와 중소 조선업계에 희소식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명박 대통령도 과거 7~80년대 현대건설 CEO 재임 당시 중동과 동남아 지역의 대규모 건설공사에 참여한 바 있고 이슬람권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고 수 차례 밝힌 바 있어 신뢰를 최우선으로 삼는 이슬람 특유의 관습은 오히려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리고 한국이 중동에서 벌어들인 외화로 우리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된 인연과 중동지역의 개발 붐은 이슬람권 경제의 성장에도 기여했다는 점에서 이슬람에 대한 일방적 러브콜만은 아니다.

KOTRA 이한철 아시아대양주지역 본부장은 “우리기업들은 이슬람금융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이를 장기적인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며 “이슬람 지역의 투자진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향후 정부의 정책적인 이슬람 금융 지원 대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기존 세계 금융의 중심지가 미국과 유럽 중심이었다면 이제 제 3세계의 틈새 시장의 약진 속에서 글로벌 금융 구조 재편의 신호탄으로 ‘이슬람 금융’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신세계’라고 할 수 있다.

‘금융 실크로드’라고 할 수 있는 이슬람과 한국의 금융 연결에 대해 정부와 금융감독당국, 은행 그리고 국내 기업들의 관심과 지원의 중장기적 전략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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