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지주는 금융전문지 '더 뱅커'가 내놓은 '2009년 세계 500대 금융브랜드'에서 100위권에 이름을 올린 국내 유일의 금융업체.
하지만 최근 1분기 실적에서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얻으면서 카드와 은행 등으로 수익모델 다각화와 비율 분산이 다른 금융지주보다 잘 발달해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히던 것을 감안하면 이같은 실적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지는 것.
◆조달 비용 많이 드는 게 고민, 다각화로 그나마 선방
이번 1분기 실적에서 금융지주사들은 KB금융(2383억원), 신한금융지주(1181억원), 우리금융(1623억원), 하나금융지주(-3250억원) 등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금융지주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은행들의 순이자 마진은 지난해 말 2.31%에서 올해 1분기 1.91%로 추락했다. 4대지주 산하의 시중은행 가운데도 신한은행(1.66%)은 순이자 마진(NIM)이 낮은 편이다. KB국민은행(2.7%)은 고사하고, 우리은행(1.91%)에도 밀렸다. 하나은행(1.60%)보다는 앞서지만 지주사 규모에서 차이가 나는 데다가 하나금융이 아예 실적 마이너스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논외로 해야 정확하다는 평가가 없지 않다.
은행권의 조달비용이 많이 들어 이윤을 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신한지주의 고민이라고 할 수 있다. 신한카드가 1426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신한은행의 순이익(737억원)을 처음으로 앞지른 점에서 잘 나타난다.
◆카드 '1000만 이용회원' 목표 독려中, 은행은 틈새시장 파고들어 환전 근무
신한카드는 오는 8월 12일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2009년 연수 프로그램 '대시(Dash) 1510'을 실시한다고 1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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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한카드 직원들이 Dash 1510 프로그램에서 풍선을 날리고 있다.> |
신한은행은 하절기 휴가철마다 명승지 중심으로 열던 '뱅버드' 이동 점포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번 중국 노동절(5월1일~3일)과 일본 골든위크(5월1일~5일) 등 양국의 황금연휴를 맞아 해외관광객을 대상으로 환전 특별행사를 개최했다.
5월1일~3일 명동 일대에서 신한은행은 이동 점포 '뱅버드'를 운영, 외국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환전서비스를 제공했다. 호텔이나 명동 인근 상점 등에 일본어와 중국어로 된 환율 우대쿠폰을 비치하고 홍보에 나선 것도 특기할 만한 사항이다.
이같은 신한지주사 산하 금융기관들의 야성 찾기 행보는 과거 신한은행이 후발주자로 금융업에 발을 들일 당시 활동을 연상케 하고 있다.
1982년 은행업에 뛰어든 신한은행은 계좌 유치와 인지도 제고를 위해 소규모 상인들을 상대로 동전 교체 서비스를 하면서 돌아다녀 화제를 낳은 바 있다. 당시 일각에서는 "은행원 체면 깎는다"는 비아냥도 없지 않았지만, 이같은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조흥은행과 LG카드 등을 인수하면서 급성장에 성공했고, 리테일금융에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평을 얻었다.
◆대학생 홍보대사도 동원, 카드사 무리하다 탈날라
하지만 이처럼 신한지주가 1등 지주사로서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데에는 논란도 없지 않다.
우선 명동 휴일 환전 틈새시장 공략 등에는 휴일까지 직원을 동원하는 등 무리한 면이 없지 않다. 더욱이 정식직원이 아닌 대학생 홍보대사들도 사은품을 제공하는 데 참여시키는 등 예정을 무리하게 잡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낳았다.
신한카드의 공격적 마케팅 역시 1000만 이용회원 등의 어젠다가 현재 금융 상황에 무리한 목표라는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우선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경제 위기가 더 길게갈 수 있는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경제 위기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고, 미국에서는 경제 침체 초입 징후로 카드 대란 우려(뉴욕 타임즈 등 보도)가 제기되고 있다. 카드 1억장 국가라는 우리도 강 건너 불 구경할 사항은 아닌 대목.
여기에 금융감독원 최근 자료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연체율이 3.33%에서 3.79%로 0.46%포인트 상승, 여타 타드업체들에 비해 증가세 면에서는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더 이상의 공격적 마케팅은 달성이 어렵거나 위험할 수 있는 것.
이에 따라, 신한지주 산하 금융기관들의 야성 찾기가 위험성과 전략적인 체질개선 사이의 황금비율을 어떻게 찾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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