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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컬이라는 장르적 한계에서 벗어나 무대 위의 스토리로 완벽히 탈바꿈한 대본과 과장되지 않은 연출, 귀에 감기는 음악, 그리고 4계절이 모두 담긴 황토 빛의 무대세트 등 초연 작품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완성도를 선보이며 뮤지컬계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켰다.
배경은 어느 조그만 시골 마을. 늦깍이 초등학생 홍연, 16살 소녀에서 성숙한 여인으로 이르는 문턱에선 그녀의 삶에 어느 날 한 남자가 나타난다.
사범대학을 갓 졸업하고 처음으로 초등학교에 부임한 총각선생님 동수가 바로 그 주인공. 그가 길위에서 홍연을 "아가씨"라 불러 세우며 학교로 가는 길을 묻던 그순간, 홍연은 피할 수 없는 첫사랑의 운명에 빠져든다.
모두가 어린아이로 생각한 자신을 처음 여자로 봐준 사람. 어느새 홍연의 일상은 온통 동수의 얼굴로 가득 차게 된다. 홍연의 담임을 맡게된 동수는 아이들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서투르지만 열정어린 가르침을 펼친다. 자잘한 사고들이 끊이지 않는 교실에서 언제나 애정어린 배려를 잃지않는 동수의 모습에 홍연의 사랑은 점점 깊어간다.
그러나 동수의 마음은 같은 교사인 양수정 선생님에게 빠져있다. 미제 커피를 마시고 팝가수의 음악을 들으며 샤갈의 그림을 감상하는 양수정. 세련되고 귀티가 나는 양수정은 모든 사람의 선망의 대상이다.
동네는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운동회가 열리고 강동수, 양수정 스캔들이 터진다. 옆집 강아지까지 화제가 되는 동네, 이런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표현하는 일등공신은 바로 노래와 댄스다.
잔잔한 발라드에서 고음을 넘나드는 락버전까지 라이브로 연주되는 다양한 스타일의 넘버는 무대를 꽉 채우는 율동에 힘입어 좌중을 압도한다. 10여명의 배우들이 짜여진 안무에 맞춰 추는 군무는 각 상황에 맞춤 제작된 가사와 어울려 지겨운 설명을 빼고 줄거리를 압축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낸다.
유관순 귀신 이야기, 동네 주민들이 한 자리에 모여 영화를 보는 장면, 왕년의 인기 가수 케니 브라운 등 추억을 자극하는 소재들은 극의 구수한 분위기를 살린다.
주인공 이지훈과 이정미는 스타배우의 이름값을 톡톡히 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객석의 긴장감을 유지시킨다. 봉희, 정복이, 진구 어머니 등 조연배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는 극장 안을 웃음의 도가니로 만든다.
배우들의 호연은 물론, 오랫동안 준비했다는 탄탄한 대본과 짜임새 있는 구조는 전체적으로 밀도 있는 극 진행을 이룬다. 특히 아역배우들의 활약이 무척 뛰어나다. 춤과 노래는 물론, 정확한 발음과 연기력까지, 여기 무대 위 아역배우들은 성인배우들 못지않다.
누구나 한번쯤 겪었을 사춘기의 성장통과 짝사랑의 감정을 웃음과 감동으로 그려내며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뮤지컬 '내마음의 풍금'과 함께 경제 불황으로 인한 어렵고 힘든 시기에 '유년시절 잊지 못할 추억'을 다시금 떠올리며 삶의 여유를 되찾아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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