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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바보야, 미사일이 아니라 프에블로호야"

 

백병훈 주필 | lovekorea119@hanmail.net | 2009.02.16 18:06:10

[프라임경제]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발사가 임박한 것 같다.

남한에 대해서도 군사충돌 가능성을 내비치며 높은 수준의 경고신호를  내보내고 있다. 때를 맞추어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한국에 온다. 한반도 상황을 직접 느끼고 북한의 태도를 살피기 위해서다. 뭔가 일이 벌어 질것만 같은 분위기다.

문제는 한국정부에 대한 압박으로 긴장상황을 애써 만들어 가고 있는 북한이 갓 출범한 오바마의 미국에 ‘미사일 불꽃놀이’로 화답할 것인지 아니면, 대화와 화해의 몸짓을 보일지에 있다.

만약,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다면 국제사회의 비난은 불 보듯 뻔하다. 여기에 더하여 미국이 미사일 요격에 나선다면 한반도에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더 높아지게 된다. 그래서 명분과 실리를 놓고 북한의 고민이 깊다. ‘위협과 보상’의 달콤함을 맛보아 온 북한이 남한을 볼모로 잡고 내심 간절한 눈빛으로 미국을 바라보는 역설의 주인공이 됐다. 한마디로 북한은 미국이 필요한 것이다.

북한의 입장에서 미국과의 관계개선은 생존문제와 직결된 아킬레스건이다. 그러나 아킬레스건을 미국이 쥐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북한의 손에 쥐어져있다. 북한은 오바마 당선 이틀 만에 이를 신속하게 보도했고, 대선이 끝나자마자 미국으로 달려가 오바마 행정부와의 직접대화 의사를 전했다. 김정일 위원장도 나섰다. 금년 1월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면담 시 김 위원장은 북핵 폐기보다 북미관계 정상화가 더 급하다는 점을 분명히 못 박았다.

김 위원장은 미국과 수교하고 우방국이 된다면 장거리 미사일과 대륙간 탄도탄을 폐기 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나아가 미국이 위성을 대신 쏴주면 미사일 개발을 안 하겠다고 까지 했다. 김 위원장의 말을 그대로 믿을 사람은 없지만, ‘미사일 불꽃놀이’를 펼칠 수밖에 없는 절박한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지금 북한에게는 실익과 명분을 살려 파국을 막는 지혜가 필요한 순간이다. 핵이나 미사일 발사와 같은 압박전술로만은 문제해결에 다가 갈수 없다. 미국 국민들은 자존심과 명예를 먹고 사는 사람들이다. 북한이 진정성 있는 행동을 보여 줄 때, 자신들이 가장 우려하는 문제해결의 단초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 있어 정권과 체제의 생존은 가장 절박한 과제다.

그렇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이른바 북한이 ‘통큰’ 결정을 내려 미국 국민들의 자존심과 명예를 부추겨 준다면 뜻하지 않은 좋은 성과물이 나올 수도 있다. 41년 전의 사건으로 되돌아가자는 것이다.

1968년 1월 23일, 미 해군과 국가안보국 요원, 민간인 해양학자 등 83명이 승선한 미 첩보 수집함 프에블로호(USS PUEBLO)가 원산 앞바다에서 정보수집 활동 중 북한 해군함정과 전투기들에 의해 영해침범 혐의로 나포됐다.

이 과정에서 수병 1명이 사망하고 부상자가 다수발생 했으며, 82명 생존 승조원들은 1년 가까이 북한에 강제억류 당해 있다 판문점을 통해 유해 1구와 더불어 송환됐다.

북한은 1998년 말 나포한 프에블로호를 대동강으로 옮겨 1866년 조선민중이 격침시킨 미 군함 제네럴셔먼호 격침기념비 바로 옆에 갖다 놓았다. 미제국주의에 대한 증오심을 일깨우는 체제 결속의 전시물로 활용해 왔던 것이다.

반면 미국은 40년 넘게 북한에 프에블로호의 반환을 꾸준히 요구 해왔다. 2007년 4월에는 프에블로호 반환을 요구하는 결의안이 미 상원에 재상정되기도 했다. 그레그 전 주한대사도 북한이 프에블로호를 미국에 반환한다면 이는 북한이 미국과 화해하고 싶다는 좋은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도 있었다고 한다.

놀랍게도 북한은 2002년 제2차 북핵위기 직전 ‘신뢰구축’ 조치의 일환으로 프에블로호를 미국에 반환할 것을 진지하게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큰’ 것을 좋아하는 북한이 이번에야말로 ‘통큰’ 결단을 내려 국제사회에 그 무엇인가를 보여주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북한으로서는 명분과 실리 모두를 챙길 수 있는 현대판 솔로몬의 지혜가 아니겠는가. 이렇게 역사적으로 상징성이 큰 ‘포획물’을 통크게 되돌려 보낸다면 대포동 미사일 압박효과 보다 더 큰 의미를 미국인들에게 줄 수 있지 않겠는가?

북한은 하루하루를 고군분투, 노심초사하고 있다. 그야말로 멈추지 않는 고난의 행군이다. 그럼에도 북한은 2009년 한 해, 강성대국 건설에서 역사적 비약을 이룩하자고 했다. 그러나 강성대국은 굶주림과 빛바랜 낡은 혁명의 깃발을 들고서는 만들어 낼 수 없다. 지금 북한에 필요한 것은 우렁찬 강성대국 건설이 아니라, 국가와 인민의 최소생존이다.

   

만일 북한이 40여년 만에 프에블로호를 미국으로 되돌려 보내 대화와 화해의 몸짓을 보낸다면, 그간의 적대관계를 뒤로하고 새로운 생존의 길로 나아가는 것을 의미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자신들이 약속한 ‘역사적 비약’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그들에게 나지막한 귀엣말로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 “바보야, 사실은 대포동 미사일이 아니라 프에블로호야”.

백병훈/프라임경제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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