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단정한 책상 안에 필요한 기능을 감추고, 소파는 바라보고 싶은 풍경에 맞춰 앉는 방향을 바꾼다. 독일 가구 브랜드 월터놀의 정교함을 지나면 나무의 곡선과 결을 살린 이탈리아 포라다의 공간이 펼쳐진다. 서로 다른 개성의 하이엔드 가구를 따라 걷다 보면 거실부터 침실, 사무실까지 공간의 표정이 달라진다. 창립 36주년을 맞은 디사모빌리가 새롭게 꾸린 논현 플래그십스토어의 모습이다.

5일 서울 강남구 디사모빌리 논현 플래그십스토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독일 '월터놀(Walter Knoll)'과 이탈리아 '포라다(Porada)'가 공개됐다. = 김은수 기자
5일 서울 강남구 디사모빌리 논현 플래그십스토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독일 '월터놀(Walter Knoll)'과 이탈리아 '포라다(Porada)'가 공개됐다. 개관 10주년을 맞은 매장도 약 3개월간의 리뉴얼을 마쳤다. 전체 11개 층 가운데 6개 층을 새로 꾸렸다.
이번 변화는 기존 입점 브랜드 폴리폼의 별도 플래그십스토어 개점을 계기로 시작됐다. 비게 된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다 브랜드 구성 자체를 재정비하기로 했다. 최가영 디사모빌리 대표는 두 브랜드를 선택하기까지 약 1~2년간 여러 브랜드를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월터놀은 독일의 정교함과 기능성, 절제된 미학을 보여주고 포라다는 이탈리아 특유의 디자인 감성과 원목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며 "명확한 디자인 철학과 뛰어난 제작 완성도,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가 공통점"이라고 말했다.
간담회 이후 진행된 도슨트 투어에서는 두 브랜드의 차이가 제품으로 드러났다. 월터놀 전시 공간에서 소개한 임원용 책상은 기능을 안으로 감췄다. 외관은 간결했지만 안쪽에는 금고와 전원 연결 장치 등을 갖췄다.

월터놀 전시 공간에서 소개한 임원용 책상. = 김은수 기자
주세페 페디토 월터놀 아시아 영업총괄 디렉터는 "기본 구성과 추가 옵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며 "현재 전시된 제품은 약 1억8000만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개한 소파 '리빙스케이프'는 앉는 방향을 바꿀 수 있는 구조가 특징이다.
페디토 디렉터는 "집에서 바라보고 싶은 풍경을 소파에 앉아 어떻게 즐길 수 있을지 고민하다 고안한 제품"이라며 "작동 구조가 안에 들어 있어 원하는 방향으로 앉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월터놀이 강조하는 '시간을 초월하는 디자인'은 'FK 체어'에서 드러났다.
페디토 디렉터는 "1967년에 디자인돼 지금까지도 판매되는 월터놀의 상징적인 의자"라며 "평생 소장하고 다음 세대에 물려줄 수 있는 가구"라고 말했다.
월터놀은 1865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시작된 가죽 제품 사업에 뿌리를 둔다. 1927년 바이센호프 주거단지 전시에 가구를 공급하는 등 건축과 가구의 관계를 탐구해 왔다.

포라다 공간에서는 나무의 결과 곡선이 중심에 섰다. = 김은수 기자
포라다 공간에서는 나무의 결과 곡선이 중심에 섰다. 기하학적으로 얽힌 다리의 '인피니티' 식탁과 나무 다리가 대리석 상판을 관통한 듯한 식탁이 공간 가운데에 자리했다.
마우로 나스트리 포라다 해외사업 총괄 디렉터는 "인피니티는 2010년 개발된 포라다의 대표 제품"이라며 "옆에 있는 식탁은 나무 다리가 상판을 뚫고 올라온 것처럼 디자인했지만 실제로 관통하는 구조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전시장은 거실과 다이닝, 침실로 나눠 집 안을 옮겨 놓은 듯 구성했다. 식탁 위 조명에도 원목 패널을 적용했다.
나스트리 디렉터는 "포라다는 집 안에 들어가는 가구 전반을 제작하는 종합 가구 브랜드"라며 "거실과 다이닝, 침실을 나눠 집처럼 편안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곡선형 의자 프레임 앞에서는 목재 가공 기술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포라다는 1948년 창립자 루이지 알리에비의 의자 제작에서 출발해 1968년 공식 설립됐다. = 김은수 기자
나스트리 디렉터는 "여러 원목 조각을 이어 붙였는데도 이음새의 단차가 느껴지지 않도록 곡선을 만드는 것이 포라다의 기술력"이라며 "제품의 디자인과 필요한 강도에 따라 원목이나 무늬목을 달리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패브릭 견본은 베이지와 회색, 파란색 등 색조별로 묶었다. 고객이 어울리는 색과 소재를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나스트리 디렉터는 "고객이 베이지 계열을 좋아한다고 하면 어울리는 쿠션과 다양한 색조를 함께 제안한다"며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의 구성을 함께 돕는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포라다는 1948년 창립자 루이지 알리에비의 의자 제작에서 출발해 1968년 공식 설립됐다. 원목 가공 기술을 바탕으로 테이블과 의자, 수납 가구 등으로 영역을 넓혔다. 이날 나스트리 디렉터와 오펠리아 포르나차리 아트 디렉터가 참석해 브랜드의 제작 철학과 소재 활용 방향을 전했다.

최가영 디사모빌리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 김은수 기자
두 브랜드를 한곳에 모은 디사모빌리는 가구 선택지를 넓히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려 한다. 1990년 설립 이후 리네로제와 모로소, 에르포 등 유럽 브랜드를 국내에 소개하며 쌓은 경험을 공간 제안 사업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최 대표는 향후 방향으로 브랜드 포트폴리오 고도화와 고객 경험·서비스 차별화, 기업 간 거래(B2B) 프로젝트 확대를 꼽았다. 전문 상담부터 공간 제안, 구매 이후 서비스까지 연결해 고객과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호텔과 리조트, 고급 주거시설 등에서는 이미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남해 사우스케이프와 설해원, 롯데 에비뉴엘 라운지 등이 대표 사례다. 프로젝트 성격에 맞는 가구를 고르고, 3차원 렌더링을 활용한 공간 제안부터 공급·설치까지 제공한다. 앞으로 오피스를 비롯한 다양한 공간으로 사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환율 변화를 반영한 가격 정책도 펼친다. 최 대표는 두 브랜드와 협력해 유럽 현지 수준에 가까운 가격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사모빌리는 환율 변화를 반영해 당초 내부적으로 책정했던 소비자가격보다 10% 이상 낮춘 가격을 공개할 예정이다. 두 브랜드는 우선 논현 본점에서 선보이고 향후 백화점으로 고객 접점을 넓힐 계획이다.
최 대표는 "지난 36년이 좋은 가구와 디자인을 국내에 소개했던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그동안 쌓은 경험과 안목을 바탕으로 하이엔드 리빙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이번 플래그십스토어 리뉴얼이 그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