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1200여년의 유구한 역사와 세계중요농업유산의 상징성을 지닌 '하동 차(茶)'가 세계경제와 문화의 심장부인 미국 뉴욕 맨해튼에 정식 교두보를 마련했다.

하동군이 하동차문화 뉴욕관 개관식을 하고 있다. ⓒ 하동군
단순한 단발성 시음 행사를 넘어, 북미 대륙을 공략할 상설홍보·판매 인프라를 뉴욕 한복판에 공식 가동하면서 '프리미엄 K-Tea'의 세계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하동군은 2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 노마드 지구의 복합문화공간 'TEO Nomad'(135 W 29th St)에서 '뉴욕 하동차문화관' 개관식을 열고 본격적인 현지 마케팅과 수출 확대에 돌입했다.
이번 문화관 조성은 그동안 해외 시장 진출의 한계로 지적돼 온 단기 박람회 중심의 홍보 방식에서 벗어나 글로벌 소비자와 현지 외식 바이어가 365일 하동 차를 체험하고 지속 구매할 수 있는 안정적인 거점을 현지에 구축했다는 점에서 남다른 무게를 지닌다.
이날 열린 개관식은 하동 전통의 품격을 드러낸 환영 다과회로 포문을 열었다. 참석자들은 지리산과 섬진강이 빚어낸 하동 차를 선비 다례 방식으로 직접 음미하며, 찻잎에 깃든 역사와 한국 특유의 차 문화를 오감으로 체험했다.
이어 하동군과 TEO Nomad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알리는 현판 제막과 리본 커팅이 이어지며 새로운 출발을 공식 선언했다.
현장에는 탄탄한 현지 네트워크가 결집해 하동 차의 시장 안착에 힘을 실었다. 김현수 하동군수를 비롯한 군 방문단과 TEO Nomad 신승미 대표는 물론, 이정미 뉴욕한국문화원장, 윤미정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본부장, 김광석 제38대 뉴욕한인회장 등 현지핵심 공공기관 및 한인사회 리더들이 참석했다.
특히 세계 최고 권위의 미국 요리학교(CIA)와 헌터칼리지 교수진, 현지 전문 티 마스터와 F&B(식음료) 업계 관계자, 언론인 등 영향력 있는 전문가 30여명이 대거 동참해 하동 차의 식음료 시장 확장성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김현수 하동군수는 기념사에서 "신라 흥덕왕 대인 828년 대렴공이 차 씨앗을 심은 이래 하동은 1200년 넘게 이 땅의 차 문화를 지켜온 한국 차의 시원(始原)"이라며 "하동 전통 차 농업이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인정받은 배경에는 자연과 사람이 조화를 이뤄온 독보적인 역사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천년 전 지리산 자락에 뿌려진 차 씨앗이 오늘날 세계의 중심인 뉴욕에서 하동차문화관이라는 값진 결실을 맺었다"며 "이곳에 걸린 현판은 단순한 간판이 아니라 하동과 뉴욕이 차 한 잔으로 신뢰를 맺었다는 약속이자, 한국 차가 세계 무대로 도약하는 새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이번 문화관 개관은 철저한 단계별 시장 검증을 거쳐 이뤄진 성과다. 하동군은 2024년 4월 업무협약과 2025년 3월 상호 합의각서를 잇달아 체결하며 사업 추진력을 확보했다.
이어 지난해 하동야생차문화축제에 뉴욕 셰프들을 초청해 차를 접목한 디저트를 개발·시연했고, 올해 7월에는 현지 소비자 입맛을 겨냥한 '섬진강노을블랙티' 등 맞춤형 블렌딩 차 5종을 선보였다.
지난 8월 현지 파일럿(시범) 행사를 통해 시장성을 최종 점검하는 등 치밀한 현지화 과정을 밟아왔다.
수출 지표 역시 개관 전부터 가시화되고 있다. 재단법인 하동차&바이오진흥원은 TEO Nomad를 유통 채널로 삼아 2025년부터 이미 연간 3톤 이상의 고급 가루녹차를 수출하며 2억6700만원 규모의 실적을 올렸다.
여기에 지역개별 가공업체의 차류 직수출 940만원이 더해지며 초기 시장진입에 청신호를 켠 상태다.
하동군은 뉴욕 하동차문화관을 발판 삼아 맨해튼 중심가의 고급 카페, 미슐랭 레스토랑, 식자재 유통업체들과의 기업 간 거래(B2B) 상담을 정례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지역 다원들의 판로를 현지 주류 외식 시장으로 넓히는 동시에, 문화원·aT와의 유기적인 공조를 통해 '한국 차의 표준은 곧 하동 차(Korea tea is Hadong tea)'라는 독보적인 프리미엄 브랜드 정체성을 북미 전역에 뿌리내리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