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임경제] 북한 연계 해킹조직이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Binance)에서 8조원대 가상자산을 탈취한 배후로 지목됐다. 빼돌린 비트코인만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전체 보유량을 웃도는 규모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바이낸스 해킹 사건의 배후로 북한 연계 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TraderTraitor)'를 공식 지목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TRM Labs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바이낸스에서 유출된 가상자산은 약 63억6000만달러(약 8조5000억원)에 달한다. 단일 사건으로는 가상자산 역사상 최대 규모다.
공격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10개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다. 주요 자산 대부분이 약 20분 만에 공격자 지갑으로 이동했다. 거래 승인·서명 인프라 침해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최초 침입 경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공격으로 탈취된 비트코인은 1만8270개다. 당시 시가로 약 14억7000만달러(약 2조원)에 이른다.
이는 테슬라의 비트코인 보유량 약 1만1500개의 1.6배 수준이다. 글로벌 기업이 장기간 축적한 물량보다 많은 비트코인이 단 한 차례의 해킹으로 빠져나간 셈이다.
바이낸스는 사건 직후 자산 추적과 동결에 나섰다. 지난 1일에는 탈취 자산의 약 95%에 해당하는 손실을 회수 또는 자체 재원으로 충당하는 조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다만 손실 보전과 실제 탈취 자산 회수는 구분해야 한다.
◆ 자본주의 비판하면서 첨단 금융망 약탈
이번 사건은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를 받는 북한이 가상자산을 새로운 외화 확보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우려를 키운다.
북한 연계 해킹조직은 국경을 넘어 신속하게 자산을 이전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국제 금융망을 공략해 왔다. 미국 정부 역시 북한의 가상자산 탈취 자금이 제재 회피와 무기 개발에 활용될 가능성을 경고해 왔다. 다만 이번 사건의 탈취 자금이 실제 어디에 사용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북한 체제가 정작 최첨단 자본주의 금융 인프라를 공격해 거액의 자산을 확보한 것으로 지목된 역설적 상황이다.
미사일 발사 없이도 수십억달러가 국경을 넘었다. 북한의 '마우스 클릭'이 국제 금융안보를 위협하는 또 하나의 무기가 됐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저작권자(c) 프라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shm_1793584147.txt / 603 바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