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진정성을 담는 게 지역 콘텐츠만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평수·류복열 LG헬로비전 PD. ⓒ LG헬로비전
류복열·이평수 LG헬로비전(037560) PD는 지난달 29일 경기 고양시 LG헬로비전 본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지역 콘텐츠만의 경쟁력으로 '진정성'을 꼽았다. 두 PD는 도파민이 과잉된 시대에서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삶의 의미와 온기에 주목한다.
◆지역·사람에 집중…"지역 이야기 담는 노하우 달라"
두 PD는 LG헬로비전에서 10년 넘게 지역채널 오리지널 프로그램을 만들어왔다. 만들어 온 프로그램은 언제나 '지역'과 '사람'에 집중돼 있다.

'눈에띄는그녀들' 류복열 PD가 지난 9월1일 열린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는 모습. ⓒ LG헬로비전
류 PD는 '눈에 띄는 그녀들'을 시즌1부터 현재 시즌9까지 기획·제작·연출했으며 동네 식당과 단골 손님들의 이야기를 담은 '당골집'도 시즌2까지 제작·연출했다. 이 PD는 '정보석의 마을을 걷다', '강석우의 종점여행' 등을 거쳐 현재 '어디든 간대호'에 이르기까지 지역의 볼거리와 먹거리를 재미있게 전달하는 프로그램을 연출해 왔다.
류 PD는 "지역민의 소소한 이야기에 집중한다"며 "메이저 채널도 지역을 다루고 있지만 이야기 소소함이 다르고 경계선이 없다. 지역 이야기를 담는 노하우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프로그램 출연자도 꼭 특별한 사람을 뽑는 게 아니다. 지역의 숨은 인물과 공간, 문화를 깊이 있는 사람 중심의 서사로 풀어낸다.
류 PD는 "처음 눈에 띄는 그녀들을 연출할 때 무조건 힘든 일을 하는 사람을 찾았다"며 "시즌9까지 오면서 행동적으로 힘든 일은 아닌데 가치나 생각이 존경심이 생길 때도 있다. 앞으로 나아가는 방향에서 응원하고 싶은 출연자를 찾는 게 아이템 찾는 방식"
이 PD는 "지역민을 좀 더 많이 나오게 하는 게 목표"라며 "특별한 사람도 나오지만 특별하지 않은, 우리 주변에 있음직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한다"고 전했다.
◆시청층 확대…2040 청장년층 유입
지역채널의 시청층은 기존 노년층 위주라는 편견을 깨고 젊은 세대의 유입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LG헬로비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비 하반기 들어 모든 연령대에서 고정 시청자 규모가 60% 이상 증가했다. 특히 2040 청장년층의 고정 시청 규모가 5060세대 및 70대 이상 증가 추세와 비슷하게 성장했다.

LG헬로비전은 국내 유료방송 플랫폼 최초로 유튜브 골드버튼을 받았다. 사진은 유튜브 콘텐츠 스틸컷. ⓒ LG헬로비전
로컬 스토리텔링이 TV를 넘어 디지털 플랫폼으로도 확장되면서 온라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LG헬로비전 대표 유튜브 채널 '헬로라이프'는 지난해 국내 유료방송 플랫폼 최초로 구독자가 100만명을 돌파했다. 올해 10월 기준 현재까지 업로드된 영상은 1만4000여개, 누적 조회수는 14억회를 달성했다.
헬로라이프 구독자 연령대별 조회수 분석 결과 65세 이상이 17% 정도 차지했다. 전체 조회수의 80% 이상은 60대 이하로 나타났다.
특히 지역의 핵심 허리인 '4050 세대'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지역 소식과 학군, 동네 인프라 등에 관심이 많은 4050세대가 든든한 고정 시청층을 형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맛집, 동네 생활 밀착형 숏폼 등을 강화하면서 청년층과 30대 유입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 PD는 "예전에는 지역채널은 집에서 어르신들이 보는 거라고 생각했다"며 "젊은층을 타겟을 해보자하고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관심을 보여줬다. 지금은 시청층이 40~70대 정도로 커버리지가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제 플랫폼보다 콘텐츠가 중요한 시대"
지역채널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면서 연예인 출연자를 섭외하는 과정에도 변화가 생겼다.

LG헬로비전 오리지널 로컬 탐방 예능 '어디든간대호' 스틸컷. ⓒ LG헬로비전
이 PD는 "연예인을 섭외할 때 'LG헬로비전이 뭐하는 곳이에요?'라고 묻는 경우가 많았다"며 "지금은 60~70%는 알정도로 콘텐츠 품질이 많이 올라왔다"고 했다.
이어 "과거에는 방송사나 채널의 인지도가 출연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었지만, 이제는 플랫폼보다 콘텐츠가 중요한 시대"라며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면 어떤 출연자와도 함께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고 첨언했다.
류 PD는 "지역채널이 해야 되니까 하는 채널에서 지금은 시청자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채널로 올라왔다"며 "세상이 지금 변화하고 있고 우리 콘텐츠가 상도 받고 공동제작도 하고 셀럽을 통해 프로도 만들 수 있는 세상이 됐다"고 말했다.
두 PD는 어려운 제작 환경 속에서도 로컬 콘텐츠를 지속 제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류 PD는 "지역채널 단어만 빼면 PD들의 고민은 다 똑같다"며 "앞으로 지역채널의 한계를 안 보이게 하고 다른 회사들과 콘텐츠 자체로 경쟁해서 우수한 프로를 많이 만들겠다"고 전했다.
이 PD는 "꼭 재밌는 관광지가 있어서 가서 만드는 게 아니라, 지역에 스토리를 입히는 역할을 하고 싶다"면서 "꼭 자극적이어야 재밌는건 아니다. 자극적이지 않지만 맛있는 평양냉면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