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충남 홍성 내포 미래신산업 국가산업단지의 예비타당성조사 탈락을 둘러싼 논란이 평가의 공정성과 사업 설계의 적정성,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정책 책임 문제로 번지고 있다.

강승규 국회의원이 29일 기자회견에서 홍성 내포 국가산단 예타 탈락 경위와 평가 근거 공개를 촉구하고 있다. = 오영태 기자
국민의힘 강승규 국회의원은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타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며, 정부가 국가산단 후보지로 선정한 사업이 최종 단계에서 탈락한 경위와 평가 근거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홍성 국가산단은 2022년 약 71만평, 총사업비 4963억원 규모로 계획됐으며 2023년 정부의 신규 국가산단 후보지에 포함됐다. 그러나 경제성 확보 문제가 불거지면서 사업 규모가 52만평을 거쳐 30만평 수준까지 줄었다. 당초 계획보다 약 57.7% 축소된 규모다.
강 의원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홍성군에 지방비 분담 확대를 요구했고, 홍성군은 미분양 산업용지가 발생할 경우 2년 이내 전량 매입하겠다는 확약을 제시했다. 강 의원은 사업 규모 조정과 재정 부담 확대가 KDI의 경제성 개선 권고를 LH가 전달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이 공개한 자료상 비용편익비율(B/C)은 0.77에서 0.86으로, 수익성지수(PI)는 0.86에서 0.94로 개선됐다. 기업 투자협약과 수요조사를 근거로 제시된 입주 수요 확보율은 100%였다. 하지만 최종 종합평가(AHP)는 0.427로, 사업 추진 판단 기준인 0.5를 넘지 못했다.
경제성과 재무성 지표가 개선됐지만 B/C와 PI 모두 1 미만이라는 점은 사업성 판단에서 별도로 고려할 대목이다. 입주 수요 확보율 역시 실제 입주와 투자 이행 여부를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논란의 핵심은 재무성 평가 방식이다. 강 의원은 LH가 제시한 PI 0.94와 달리 KDI 평가에서는 공공재정 지원 비율 등을 반영해 0.34 수준으로 산정됐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사업비의 64.6%를 국비와 지방비 등 공공재정으로 충당하는 구조가 평가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두 수치의 산출 기준과 전제가 같은지는 확인되지 않아 평가자료를 통한 검증이 필요하다.
정책성 평가와 최종 종합평가의 차이도 쟁점으로 제기됐다. 강 의원은 KDI 관계자와 면담에서 평가위원 10명의 정책성 평가 평균이 0.5를 넘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반면 최종 종합평가에서는 최고·최저점을 제외한 평가위원 8명의 점수가 모두 0.5 미만이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책성 평가와 종합평가는 산출 방식이 다를 수 있는 만큼, 점수 차이만으로 평가 왜곡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항목별 가중치와 평가위원별 점수 등 구체적인 자료가 공개돼야 논란을 검증할 수 있다.
국가산단 탈락은 지역경제에도 불확실성을 남겼다. 충남도는 후보지 선정 당시 사업이 실현되면 6조8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2만3000여 명의 고용유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업 추진이 지연되면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은 물론 내포신도시의 인구 유입과 상권 확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이 수치는 당초 계획에 따른 예상 효과로, 예타 탈락에 따른 확정 손실액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업 추진을 위해 홍성군이 투입한 행정력과 재정 부담, 개발 기회 상실에 따른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묻는 질문에 강 의원은 별도의 손실액을 제시하지 않았다. 강 의원은 홍성군이 2029년께 예타 재도전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재추진 계획을 마련하기에 앞서 기존 평가의 적정성을 검증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치적 개입 의혹도 제기했지만,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를 직접 입증할 문서나 구체적인 지시 정황은 제시되지 않았다. 해당 의혹은 평가자료와 관계기관의 공식 설명을 통해 확인해야 할 사안이다.
결국 이번 논란은 예타 탈락이라는 결과를 넘어 국가산단 후보지 선정 이후 사업 규모와 재원 조달 구조가 어떻게 조정됐는지, 평가기관은 어떤 기준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는지에 대한 검증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KDI는 평가 근거와 산정 기준을 설명하고, LH와 관계 부처는 사업 설계 및 관리 과정의 적정성을 밝혀야 한다. 홍성 국가산단의 재추진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서도 평가 결과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과 지역의 재정 부담을 고려한 후속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