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이재용 리더십 4년 ③] 미래 먹거리 발굴 속도…빨라진 '투자 시계'

로봇·공조·전장으로 사업 확장…신사업 수익화 시험대

박지혜 기자 | pjh@newsprime.co.kr | 2026.10.29 17:24:30
[프라임경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이달 27일 취임 4주년을 맞았다. 이 회장은 취임 이후 반도체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 글로벌 사업 확장 등을 추진하며 삼성전자의 체질 개선에 주력해 왔다. 사업 전략과 위기관리, 미래 성장동력 확보라는 관점에서 리더십의 성과와 한계를 진단한다.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6월29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 회장은 회장 취임 당시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에 담긴 메시지다. 이 회장은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중심으로 기존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로봇·냉난방공조(HVAC) 등 신성장 분야로 투자 지평을 넓히며 미래 먹거리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과 인수합병(M&A)을 통해 기술과 사업 기반을 확보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다만 투자 확대를 실질적인 사업 성과와 수익 창출로 연결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 투자 확대

삼성은 AI 인프라부터 반도체 핵심 부품과 로봇에 이르기까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삼성SDS 리얼 서밋 2026에서 관람객이 레인보우로보틱스의 4족보행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 연합뉴스


삼성전자는 올해 시설 및 연구개발(R&D)에 110조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AI 반도체 시대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한편 AI와 첨단로봇 등 미래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투자 기조에는 미래 기술 확보를 중시하는 이 회장의 경영 철학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이 회장은 지난해 3월 임원 대상 세미나에서도 "당장의 이익을 희생하더라도 미래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기적인 실적에 안주하기보다 중장기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미래 사업의 기반을 다지는 데 무게를 둔 것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의 6개 관계사는 지난달 미국 AI 인프라 기업 '헬릭스'에 총 10억달러(약 1조36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5억달러를, 나머지 5개 관계사가 합계 5억달러를 부담하는 구조다.

이번 투자는 AI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생태계에서 차세대 AI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삼성은 관계사별 기술과 사업 역량을 결합해 단순한 부품 공급을 넘어 AI 인프라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반도체 핵심 부품 분야에서도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달 29일 AI 서버용 고부가 반도체 기판인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국내 세종사업장과 베트남 법인에 총 6조78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세종사업장에는 4조2700억원을 투입해 FCBGA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베트남 법인에는 약 2조510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증설한다. 세종사업장 투자 기간은 2026년 9월부터 2028년 5월까지다. 베트남 법인은 2030년 6월 공사 완료를 목표로 한다. 

AI 서버와 고성능 컴퓨팅(HPC) 시장 성장에 대응해 고부가 반도체 기판의 공급 역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취지다.

◆로봇·공조·전장으로 사업 확장

삼성은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신성장 분야에서도 사업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로봇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레인보우로보틱스 인수를 통해 로봇 기술 확보에 나섰다. 제조 현장 자동화를 비롯해 기업 간 거래(B2B)와 소비자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이 회장은 취임 4주년 당일인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 자리한 RX(로보틱스 익스피리언스)사업추진실을 방문해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력을 점검했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로봇 사업을 직접 챙기며 미래 사업 육성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공조 사업도 삼성의 미래 성장동력 가운데 하나다. 이 회장 취임 이후 공조에서 조 단위 M&A가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독일 HVAC 전문기업 플랙트그룹을 15억유로(약 2조4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같은 해 11월 인수 절차를 완료했다. 플랙트그룹 인수를 통해 데이터센터 등 기업 간 거래(B2B) HVAC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광주사업장에 약 2400억원을 투자해 HVAC 생산라인을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오는 2028년 가동을 목표로 AI 데이터센터용 냉각 솔루션을 포함한 제품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2년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올리버 집세(Oliver Zipse) BMW CEO와 만나 배터리 및 전장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 삼성전자


전장 사업은 하만을 중심으로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 회장은 부회장 시절 하만 인수를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2016년 하만 인수를 발표하고 이듬해 약 80억달러에 인수를 완료했다. 당시 국내 기업의 해외 M&A 사상 최대 규모였다.

삼성전자는 전장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면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 관련 기술과 사업 역량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하만을 통해 독일 ZF의 ADAS 사업을 인수하기로 했다.

이처럼 삼성의 미래 투자는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중심축으로 삼으면서 로봇·공조·전장 등으로 사업 영역을 다변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관건은 투자 성과 가시화

다만 투자 확대가 곧바로 미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AI 인프라와 반도체 분야는 대규모 자금 투입이 필요한 데다 글로벌 기업 간 경쟁도 치열하다. 

로봇과 공조 등 신사업 역시 기술 확보를 넘어 실제 고객 수요와 수주,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M&A를 통해 확보한 기술과 사업을 기존 조직 및 제품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결합하느냐가 중요하다. 기업 인수 자체보다 인수 이후 기술 통합과 사업 확장, 매출 기여까지 이어지는 실행력이 성패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 우선순위 설정도 과제다. AI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규모 시설투자와 중장기 신사업 육성을 병행해야 하는 만큼, 시장 변화에 대응하면서 자본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경영 판단이 요구된다.

결국 이 회장 취임 이후 확대된 투자와 사업 포트폴리오가 삼성의 새로운 성장 기반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실행력에 달려 있다. 미래 산업에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사업 기회를 실질적인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하는 것이 이 회장 리더십의 다음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맨 위로

저작권자(c) 프라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