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005380)의 브랜드 가치가 250억달러까지 올라섰다. 2010년부터 17년 연속 상승하며 올해 인터브랜드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서 종합 29위, 자동차 브랜드 가운데 4위에 올랐다. 현대차 브랜드를 평가하는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현대차가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를 넓혀온 초기에는 판매 규모와 품질, 주요 시장에서의 신뢰가 핵심 자산이었다. 지금도 이 기반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해 매출은 186조2545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미국에서는 연간 판매 100만대를 넘어섰다.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도 96만대를 돌파했다.
17년 연속 브랜드 가치 상승 역시 이런 본업의 축적 위에서 만들어졌다. 현대차는 2005년 처음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 이름을 올린 뒤 2010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올해는 창사 이후 처음 종합 순위 20위권에 진입했고 자동차 브랜드 순위도 전년보다 두 계단 오른 4위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여기에 다른 요소가 추가되고 있다. 인터브랜드는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 상승 배경으로 로보틱스와 전동화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 경쟁력을 직접 언급했다. 완성차 판매량이나 신차 평가뿐 아니라 현대차가 앞으로 어떤 기술을 사업화할 수 있는지도 브랜드 가치에 포함되고 있다는 뜻이다.
호세 무뇨스(José Muñoz)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도 "17년 연속 브랜드 가치 성장은 현대차를 선택해주신 고객과 그 신뢰를 쌓아온 임직원 및 딜러 파트너가 함께 이뤄낸 성과다"라며 "자동차 브랜드 부문 4위로의 도약은 현재의 제품 경쟁력은 물론 SDV, 피지컬 AI 등 미래 기술 경쟁력까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글로벌 브랜드 가치 250억 달러 달성 관련 이미지. ⓒ 현대자동차
현대차가 올해 보여준 움직임을 보면 이 변화가 더 선명해진다. 자동차에서는 하이브리드 판매를 키우고 아이오닉 9과 팰리세이드 같은 주력 모델의 상품 경쟁력을 높였다. 아이오닉 9은 2026 세계 여성 올해의 차 대형 SUV 부문을 수상했고, 팰리세이드는 2026 북미 올해의 차 유틸리티 부문에서 최종 1위를 차지했다. 투싼 하이브리드도 글로벌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분기 판매에 기여했다.
브랜드 가치의 기반이 여전히 자동차 사업에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다만 현대차가 브랜드에 얹는 기술 자산은 자동차 바깥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CES 2026에서는 인간 중심 AI 로보틱스 생태계 전략과 중장기 사업화 계획을 공개했고,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2028년 현장 투입을 목표로 훈련에 들어갔다. 모베드는 CES 2026 로보틱스 부문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자동차 안에서도 변화가 이어진다. 엔비디아와 협력을 강화하고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브랜드이자 기술 플랫폼인 플레오스(Pleos)를 앞세워 SDV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자동차를 잘 만드는 능력에 소프트웨어와 AI, 로보틱스 역량을 더하면서 현대차라는 브랜드가 담는 사업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 미래 기술들이 현재 브랜드 가치의 중심을 이미 대체했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이다. 250억달러라는 현재 가치는 미국 100만대 판매와 친환경차 96만대, 주요 차종의 상품 경쟁력처럼 기존 자동차 사업에서 확보한 실적과 신뢰가 받치고 있다.
로보틱스와 SDV, 피지컬 AI는 그 위에 추가되는 성장 기대다. 인터브랜드가 이런 영역을 현대차의 차별성과 신뢰를 높이는 요인으로 평가했다는 것은 투자 단계의 미래 기술도 브랜드를 구성하는 자산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글로벌 스포츠·문화 마케팅 역시 이런 브랜드 확장의 보조축이다. 현대차는 27년간 FIFA와 파트너십을 이어왔고, 올해 월드컵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공식 차량을 제공했다. 국제크리켓평의회(ICC),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후원도 이어가며 미국·유럽뿐 아니라 인도와 남미 등 주요 시장에서 브랜드 접점을 넓히고 있다.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가 17년 동안 한 번도 꺾이지 않은 배경에는 자동차 사업의 성장과 글로벌 시장에서 쌓은 신뢰가 있다. 올해 250억달러와 자동차 브랜드 4위라는 결과에는 여기에 전동화와 SDV, 로보틱스까지 더해졌다.
앞으로의 과제는 더 분명하다. 자동차 판매와 제품 경쟁력이 현재 가치를 계속 받쳐주는 동안, 로보틱스와 피지컬 AI, 소프트웨어 같은 미래 기술이 실제 사업과 고객 경험으로 전환돼야 한다. 아직 사업화 초기 단계인 미래 기술이 현대차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수록 브랜드 가치의 성장 기반도 넓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