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계 질환에 이어 난치성 희귀 뇌암으로 치료 영역 및 신약 가치 확대 기대"
[프라임경제] GLP-1 계열 신약 개발 전문기업 디앤디파마텍(347850)은 자사의 지속형 GLP-1 수용체 작용제 '페그세브레나타이드(NLY01)'가 표적항암제 '보라시데닙(vorasidenib)'과 병용을 통해 IDH 변이 신경교종(mIDH glioma)의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고 생존기간을 유의미하게 연장하는 전임상 연구 결과가 글로벌 생명과학 논문 사전공개 플랫폼인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공개됐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뇌종양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대학(UCSF) 신경외과 존 드 그루트(John de Groot) 교수와 방사선 및 생물의학 영상학과 파비트라 비스와나스(Pavithra Viswanath) 교수 연구팀이 주도했다.
논문 제목은 'IDH 변이 신경교종에서 GLP1R 작용제와 보라시데닙의 과산화아질산염 매개 세포독성 수렴 효과(GLP1R agonists and vorasidenib converge on peroxynitrite-mediated cytotoxicity in mutant IDH glioma)'다.
디앤디파마텍은 미국 자회사 뉴랄리(Neuraly)를 통해 페그세브레나타이드 연구용 약물을 제공하고 관련 기전 논의를 지원했다.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의의는 기존 IDH 변이 표적치료제의 종양 증식 억제 효과를 넘어, 서로 다른 두 약물의 상호보완적 작용을 통해 암세포의 직접적인 사멸을 유도하는 새로운 병용 치료 기전을 규명했다는 점이다.
IDH 변이 신경교종은 주로 젊은 성인에서도 발생하는 난치성 희귀 뇌종양으로, IDH1 또는 IDH2 유전자 변이에 따른 암 유발 대사물질 D-2HG의 비정상적 축적이 특징이다.
종양이 비교적 서서히 성장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재발하거나 악성도가 높아질 수 있어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이 요구된다.
프랑스 세르비에(Servier)가 개발한 보라시데닙은 2024년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최초의 IDH 변이 신경교종 표적치료제로, 종양 성장을 지연시키는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시했다. 하지만 암세포를 직접 사멸시키는 세포독성 효과는 제한적이어서 장기적인 질병 진행을 보다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병용 치료 전략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UCSF 연구팀은 환자 및 마우스 유래 IDH 변이 신경교종 모델에서 GLP-1 수용체(GLP-1R)의 발현을 확인하고, 페그세브레나타이드를 비롯한 GLP-1 수용체 작용제와 보라시데닙의 병용 효과를 평가했다.
연구 결과, 두 약물은 단독으로는 각각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지만, 병용 시에는 서로 다른 대사 경로에서 생성된 활성 분자들이 결합해 강력한 세포독성 물질인 '과산화아질산염(peroxynitrite)'을 형성함으로써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종양 세포 내 cAMP-PKA 신호전달 경로를 활성화하고, NOS1 효소를 통한 일산화질소(NO) 생성을 증가함으로써 종양 세포의 에너지 대사와 DNA 합성을 억제하여 세포 증식을 억제한다.
반면 보라시데닙은 변이 IDH 효소를 억제해 D-2HG 생성을 감소시키고 미토콘드리아 내 초과산화물(superoxide) 생성을 증가시켜 종양 세포의 증식 억제 효과를 나타낸다.
그러나 두 약물의 병용 시 일산화질소와 초과산화물이 반응해 강력한 세포 독성을 나타내는 과산화아질산염을 형성하고, 이는 종양 세포의 지질 및 DNA손상을 통해 세포사멸(apoptosis)을 유도한다.
즉, 각각의 약물은 단독 투여 시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데 그치지만, 병용 투여 시에는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새로운 항종양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이는 기존의 종양 증식 억제를 넘어 직접적인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새로운 항종양 치료 전략으로 평가된다.
전임상 동물실험에서도 병용 치료의 강력한 항종양 효과가 확인됐다. IDH 변이 신경교종 마우스 모델에서 페그세브레나타이드와 보라시데닙을 병용 투여한 결과, 보라시데닙 단독 투여 대비 뚜렷한 종양 축소(tumor regression)가 관찰됐다. 중앙 전체생존기간(median overall survival)도 22일에서 36일로 약 60% 연장됐다(p<0.0001).
특히 페그세브레나타이드는 리라글루타이드 대비 약 14분의 1수준의 몰 (mole) 투여량으로 평가됐으며, 약물 노출이 제한될 수 있는 비강 투여 방식에서도 뚜렷한 항종양 효과를 나타냈다.
이는 향후 피하주사 방식으로 보다 안정적인 전신 약물 노출을 확보할 경우 추가적인 치료 효과 개선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디앤디파마텍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UCSF 연구진과 협력해 IDH 변이 신경교종 환자 대상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IIT) 추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향후 임상에서 유의미한 항종양 효과가 확인될 경우 희귀 뇌암 치료제로의 개발을 본격화하고, 미국 FDA의 신속심사 및 신속승인 관련 제도 활용 가능성도 검토할 계획이다.
페그세브레나타이드는 약 12~14일의 긴 반감기와 뇌 내 높은 펩타이드 안정성을 특징으로 하는 지속형 GLP-1 수용체 작용제로, 신경계 질환 치료를 목표로 개발돼 왔다.
파킨슨병 임상 2상에서는 60세 미만 환자 하위군에서 치료 효과를 시사하는 결과가 관찰됐으며, 현재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연구진 주도로 약 120명 규모의 다발성 경화증(MS) 환자 대상 연구자 주도 임상 2상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페그세브레나타이드의 치료 영역을 기존 퇴행성·염증성 신경계 질환에서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은 난치성 희귀 뇌암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이미 승인된 표적항암제와의 병용 전략이라는 점에서 향후 임상 개발 및 사업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이슬기 디앤디파마텍 대표이사는 "보라시데닙은 IDH 변이 신경교종 치료에 중요한 진전을 가져온 표적치료제이지만, 종양의 증식 억제를 넘어 직접적인 암세포 사멸을 유도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높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페그세브레나타이와 보라시데닙의 상호보완적 작용을 통해 암세포 사멸과 생존기간 연장 효과를 전임상에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또한 "UCSF 연구진과의 협력을 통해 후속 임상 개발 가능성을 적극 검토하고, 페그세브레나타이드의 치료 영역을 기존 신경계 질환에서 난치성 희귀 뇌암으로 확대함으로써 파이프라인의 의학적·사업적 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