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권에서 장기간 거래가 없거나 찾아가지 않은 금융계좌가 3억4000만개를 넘어섰으며, 장기 미거래·미청구 금융자산만 1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챗GPT 생성 이미지
[프라임경제] 금융권에서 장기간 거래가 없거나 찾아가지 않은 금융계좌가 3억4000만개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과 금융회사들이 숨은 금융자산 환급에 나서고 있지만, 장기 미거래 계좌는 해마다 증가하면서 금융자산 관리체계의 실효성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장기 미거래·미청구 계좌와 휴면금융자산 계좌는 총 3억4191만개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1년 말(2억6440만개) 대비 7751만개(29.3%) 증가한 규모다.
이 가운데 장기 미거래·미청구 계좌는 1억9503만개로, 지난 2021년 말(1억5485만개)보다 4019만개(25.9%) 늘었다.
유형별로는 예·적금 계좌가 1억2483만개로 가장 많았으며, 예수금 6927만개, 보험금 94만개 순이었다. 특히 장기 미거래 예수금 계좌는 지난 2021년 말 4281만개에서 지난해 말 6927만개로 61.8% 증가하며 전체 계좌 증가세를 주도했다.
계좌 수가 증가한 가운데 장기 미거래·미청구 금융자산 잔액은 총 14조1857억원으로 집계됐다. 예·적금이 7조434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보험금 5조1895억원, 예수금 1조562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전체 잔액은 지난 2021년 말(15조833억원)보다 감소해 계좌 수와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 반면 장기 미거래 예·적금 잔액은 같은 기간 6조5849억원에서 7조4342억원으로 8493억원 증가했다.
업권별로는 은행이 5조6887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상호금융 1조6671억원, 저축은행 784억원 순이었다.
장기 미거래 계좌뿐 아니라 휴면금융자산도 상당한 규모에 달했다. 지난해 말 휴면금융자산 잔액은 총 1조6833억원으로, 휴면보험금 6583억원, 휴면예·적금 3825억원, 휴면성 증권 2600억원 등이 포함됐다.
관련 계좌 수도 꾸준히 증가했다. 휴면금융자산 계좌는 지난 2021년 말 1억955만개에서 지난해 말 1억4688만개로 늘었다. 특히 휴면성 증권계좌가 같은 기간 7311만개에서 1억992만개로 3681만개 증가하며 전체 휴면금융자산 계좌의 약 75%를 차지했다.
문제는 금융권의 환급 노력에도 휴면금융자산 잔액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금융권이 환급한 휴면금융자산은 5488억원으로, 환급 계좌 수는 약 830만개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휴면금융자산 잔액은 전년 말(1조6174억원)보다 오히려 659억원(4.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급이 이뤄지는 동안에도 새롭게 휴면 상태로 전환되는 금융자산 등이 발생하면서 전체 잔액이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단순히 환급 실적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장기 미거래 계좌가 누적되는 원인을 파악해 금융회사의 사전 안내와 환급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의원은 "국민의 소중한 돈을 찾아주겠다며 각종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정작 잠자는 금융계좌는 해마다 수천만개씩 늘어나고 있다"며 "환급 실적을 홍보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장기 미거래 계좌가 계속 쌓이는 원인을 파악하고, 금융회사의 사전 안내와 환급 절차를 전면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