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000270)가 레벨4 자율주행 기술 검증 범위를 대형 트럭 물류 운송까지 넓힌다. 이달 초 서울시와 자율주행 시내버스 상용화를 위한 협력에 나선 데 이어 실제 물류 노선에서는 엑시언트 기반 대형 트럭을 투입한다.
버스에서는 특화 차량과 관제 플랫폼을 개발하고, 트럭에서는 장거리 운송 환경에 필요한 차량 제어와 안전 기술을 검증하며 상용 자율주행 경험을 동시에 쌓는 구상이다.
현대차·기아는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마스오토 △라이드플럭스와 '레벨4 자율주행 트럭 물류 운송 사업 실증'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실제 운영 중인 물류 노선을 활용해 자율주행 시스템과 차량 제어 기술의 연계 성능을 확인하고, 상용화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프로젝트다.
실증에는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1대와 엑시언트 1대 총 2대가 투입된다. 현대차·기아는 내년 초 차량을 제공할 예정이며, 각각 자율주행 시스템을 연결할 수 있는 맞춤형 제어기와 차량 인터페이스를 적용한다.
마스오토와 라이드플럭스가 각 차량에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하고,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는 기존 물류 노선을 활용한 운영을 지원한다. 서로 다른 외부 자율주행 시스템을 실제 상용차와 연계하면서 향후 다양한 시스템에 대응할 수 있는 차량 기반 기술까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기아는 남양기술연구소에서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마스오토, 라이드플럭스와 '레벨 4 자율주행 트럭 물류 운송 사업 실증'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 현대자동차
현대차·기아가 이번 협업에서 맡는 영역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보다 차량과 시스템 사이의 접점을 만드는 작업에 비중이 크다.
자체 선행개발과 외부 전문기업 협업을 병행해 자율주행 시스템의 명령을 차량이 안정적으로 수행하도록 제어 기술과 인터페이스를 다듬고, 향후 여러 자율주행 시스템에 대응할 수 있는 연계 역량을 축적한다.
본격적인 실증은 내년 말까지 두 종류의 물류 환경에서 진행된다. 고속도로와 도심이 섞인 약 100㎞ 구간에서는 복합 교통환경 대응을 살피고, 약 400㎞의 고속도로 중심 장거리 구간에서는 연속 주행 과정에서 차량 제어와 시스템 안정성을 확인한다. 실제 현대차그룹 물류 노선을 활용하기 때문에 시험장 중심의 기술 검증에서 얻기 어려운 운행 데이터도 축적할 수 있다.
대형 트럭 특성상 안전 이중화 기술도 주요 검증 대상이다. 일부 시스템에 이상이 생겼을 때 보조 시스템이 기능을 대신해 차량을 안전한 상태로 유지하도록 하는 기술로, 현대차·기아는 장거리·야간 운행 비중이 높은 대형 트럭의 자율주행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 보고 있다. 이번 물류 실증에서 확보한 데이터는 차량 제어와 안전 이중화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활용된다.
최근 현대차·기아가 레벨4 자율주행을 버스와 트럭에서 동시에 추진하는 흐름도 주목된다. 지난 1일 서울시와 맺은 협약에서는 레벨4 시내버스 상용화를 위한 특화 차량과 관제 플랫폼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에는 물류 노선에 대형 트럭을 투입하면서 여객과 화물 운송이라는 서로 다른 상용 환경에서 기술과 운영 역량을 축적하게 됐다.
박상현 현대차·기아 상용LCM담당 부사장은 "자율주행 트럭은 물류 운송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핵심 미래 모빌리티다"라며 "이번 협력을 통해 실제 물류 환경에 필요한 차량 제어 기술과 운영 데이터를 확보하고 레벨4 자율주행 대형 트럭의 상용화를 위한 기술 기반을 단계적으로 마련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현대차·기아가 확보하려는 역량은 여러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차량 제어 기반과 실제 운송 과정에서 필요한 안전·운영 데이터로 모인다. 마스오토와 라이드플럭스의 서로 다른 시스템을 엑시언트에 각각 적용하고 100㎞ 복합구간과 400㎞ 장거리 노선에서 검증하는 과정이 향후 레벨4 대형 트럭 양산을 위한 기술 기반으로 축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