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IBK투자증권은 20일 삼성전기(009150)에 대해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반도체 패키지 기판의 수요 확대에 힘입어 실적 전망치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지만, 인공지능(AI) 투자 둔화 우려가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투자의견 '매수(BUY)'와 목표주가 175만원을 유지했다.
삼성전기는 MLCC 등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컴포넌트사업부와 반도체 패키지 기판을 담당하는 패키지솔루션사업부 등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AI 서버 관련 부품 수요 증가에 대응해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삼성전기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을 3조8000억원, 영업이익을 6668억원으로 전망했다. 모두 기존 전망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연간 실적 전망치도 상향 조정했다. 올해 매출액은 14조4600억원, 영업이익은 2조1900억원으로 예상했으며, 내년과 오는 2028년 영업이익 추정치도 기존보다 높였다.
컴포넌트와 패키지 사업부의 제품 구성 개선과 판매단가 인상이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신규 투자를 통한 생산능력 확대까지 더해지면서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MLCC 사업에서는 대규모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기가 올해 하반기 공시한 MLCC 관련 수주 규모는 실리콘 커패시터를 포함해 약 4조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내년 공급 물량만 약 2조4000억원 수준이다.
IBK투자증권은 이같은 수주 규모가 MLCC 시장의 공급 부족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평가했다. 고객사들이 향후 필요한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MLCC 관련 수주 공시는 실리콘 커패시터를 포함하면 4조원에 이른다"며 "2027년 MLCC 물량만 2조4000억원 수준으로, 공급 부족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패키지 기판 역시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상황으로 분석했다.
삼성전기가 발표한 패키지 기판 투자 계획은 고객사가 투자를 주도하고 최소 가동률까지 보장하는 구조다. 이는 고객사의 중장기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신규 투자에 따른 생산능력 확대 시점이 오는 2028년 이후라는 점에 주목했다.
최근 시장에서는 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가 내년 정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반면 삼성전기의 패키지 기판 투자는 그 이후까지 수요 확대를 전제로 하고 있어 시장의 우려와는 상반된 흐름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다만 실적 개선에도 주가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금리 인상 가능성과 대형 AI 모델의 성장세 둔화 우려가 맞물리면서 AI 관련 기업들의 향후 매출 전망에 대한 의구심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삼성전기뿐 아니라 AI 공급망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가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성장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주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IBK투자증권은 삼성전기의 12개월 예상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큰 폭으로 상향 조정했지만 목표주가는 기존 175만원을 유지했다. 실적 개선 효과에도 비교 기업인 일본 이비덴과 무라타의 기업가치 평가 수준이 낮아진 점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결국 삼성전기의 실적 개선 속도보다 AI 산업 전반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판단이다.
김 연구원은 "다양한 성장의 신호에도 불구하고 성장에 대한 걱정도 커지고 있다"며 "예상 실적을 이전 전망 대비 상향 조정했음에도 낮아진 밸류에이션이 더 크게 작용했고, 이러한 분위기가 AI 공급망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