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금융지주 이사회의 경영진 견제 기능이 국정감사 도마에 올랐다. 이사회·위원회 표결 6100건 가운데 반대가 단 1건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왔다.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평가에서는 79명 중 68명이 최고등급을 받아 평가의 실효성도 쟁점이 됐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박홍배·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지주 이사회의 독립성과 경영진 선임 절차의 공정성을 따져 물었다. 금융당국이 마련한 지배구조 개선 기준이 실제 의사결정 과정에서 작동하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다.
박 의원은 금감원의 지배구조 특별점검 보고서를 거론, 금융지주 이사회의 견제 기능에 의문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이사회·위원회 표결 6100건 중 반대는 1건에 불과했으며, 반대 의견이 나온 해당 안건도 통과됐다"며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79명 중 68명이 평가에서 최고등급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사외이사 평가에 외부 전문기관을 활용하도록 한 권고가 충분히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최고경영자(CEO) 승계와 이사회 독립성, 사외이사 평가 등에 관한 기준을 마련했지만, 이를 금융회사 자율에 맡기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금감원이 이걸 평가하고 그 회사별로, 각 항목별로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를 공개해 줘야 된다"며 "투자자와 국민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취약성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금융지주 전수조사를 진행해 결과를 정리했다"며 "이를 기초로 지배구조 개편 관련 정부안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 회장 연임부터 은행장 인사까지…이사회·임추위 독립성 도마
경영진 선임과 임기 관련 의사결정 과정에서 이사회가 충분한 역할을 했는지도 쟁점이 됐다. 박 의원은 하나금융이 함영주 회장의 연임을 준비하던 지난 2024년 말 회장 임기와 관련한 지배구조 내부 규범을 변경했다고 짚었다.
특히 회장 후보군인 롱리스트 발표 전날 사전 안건 통지 없이 관련 변경이 의결됐다며 이를 '셀프 정년 연장'이라고 비판했다. 회장 임기와 연임, 연령 제한 등을 내부 규정이 아닌 정관에 명시해 주주의 통제를 받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이에 이 원장은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선 과정에서 해당 내용을 반영하도록 금융위원회와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지주 이사회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자신의 소관이 아니어서 답변이 적절하지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
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의 역할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 의원은 "하나은행에 대한 금감원의 경영유의·개선사항을 거론하며 은행장 최종 후보 승인 과정에서 은행 임추위의 의견 개진 절차가 미흡했다"고 질타했다.
이 행장은 개선 여부를 묻는 질문에 "개선된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회장 후보 추천 과정에서 외부 후보 관련 자료가 회의 당일 제공되고, 최종 후보군인 숏리스트 규모도 당일 결정됐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금융당국이 승계 절차에 관한 규정의 유무뿐 아니라 후보를 검증할 기회가 실질적으로 보장됐는지까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도 은행장 인사에 대한 이사회와 임추위의 독립적인 판단을 주문했다.
이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5대 시중은행장에게 연임 심사의 핵심 기준으로 영업 실적과 내부 관리, 금융지주 회장의 의중을 제시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실적에, 이호성 하나은행장과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내부 관리에 손을 들었다.
이 의원은 "은행장 인사가 회장의 의중에 좌우된다는 인식이 있다"며 "실적과 내부통제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해 결정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은행 임추위가 후보를 직접 추천할 권한을 실제로 행사할 수 있는지도 확인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원장은 이와 관련해 "보고받은 내용으로는 추천권이 부여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실제 운영 여부를 추가 점검하겠다"고 했다.
금감원은 법 개정에 앞서 은행장 선임 절차가 실질적으로 개선되고 있는지 살펴보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 원장은 "법 개정 이전이라도 은행권의 인선 절차 전반을 점검해 지배구조 개선 성과를 확인하겠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