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엄승용 보령시장이 인구 감소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행정·의료·인재양성·생활인구를 축으로 한 4대 혁신에 시정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엄승용 보령시장은 지난 11일 충청미디어협회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충청미디어협회
엄승용 시장은 11일 충청미디어협회와의 인터뷰에서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기업을 유치하고 청년을 불러오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행정 서비스를 바꾸고 의료와 교육, 정주 여건을 갖춰 기업과 사람이 찾아오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취임 후 100일 동안 16개 읍면동을 직접 찾아 주민들과 소통한 엄 시장은 현장에서 접수한 474건의 건의사항을 분류해 후속 조치에 나서는 한편, 공직사회 내부의 행정 혁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시민을 행정서비스의 단순한 수혜자가 아닌 지역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주체로 보고, 공급자 중심의 행정에서 벗어나 시민 참여형 '플랫폼 행정'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응급의료 협력체계 구축과 지역산업 연계 인재 양성, 체류와 소비를 늘리는 생활인구 플랫폼도 추진한다. 기업 유치와 정주 여건 개선을 함께 추진해 일자리와 인구가 선순환하는 도시 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엄 시장은 취임 이후 가장 중점을 둔 분야로 소통과 행정 방식의 변화를 꼽았다. 그는 "취임 후 100일 동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소통을 강화하고 행정의 방식을 바꾸는 것이었다"며 "팀장급 이상 공무원 120여 명과 워크숍을 진행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액션러닝 교육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과장급 이상 공무원에게는 퍼실리테이터 교육을 실시해 직원 간 토론과 소통을 이끌도록 했다. 이를 통해 스마트 행정, 의료서비스 혁신, 인재 양성, 생활인구 플랫폼이라는 4대 방향을 공유했다.
엄 시장은 "기존 공급자 중심의 파이프라인 행정에서 벗어나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가치를 만들어가는 플랫폼 행정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행정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공간과 제도를 만들고 필요한 예산과 조례 등을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 소통도 강화했다. 16개 읍면동을 찾아 주민들과 대화하고 학부모, 어업인, 농업인·축산인·임업인 등을 대상으로 타운홀 미팅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접수한 건의사항과 현안은 474건이다. 시는 이를 즉시 처리, 연차 추진, 처리 불가 사항 등으로 분류해 후속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엄 시장은 "건의한 시민들에게 처리 결과를 직접 알려드렸다"며 "듣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다시 설명하는 것이 진정한 소통"이라고 말했다.
의료서비스 혁신은 인구 감소 시대 보령의 정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핵심 과제로 꼽았다. 엄 시장은 보령시와 119, 아산병원 등을 연결하는 응급의료 협력체계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환자의 상태와 병상, 전문의 확보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절한 의료기관으로 신속하게 이송하는 체계다.
그는 "앞으로는 응급의료뿐만 아니라 노인, 아동, 산모 등 대상별 특성에 맞는 의료서비스 시스템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인재 양성도 지역소멸 대응의 핵심 축이다. 엄 시장은 "임기 중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가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며 "해외 인재들이 보령에서 공부하고 졸업 후 지역에 정착해 취업하거나 창업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주자동차대학교와 연계해 웰니스, 신재생에너지, 미래 모빌리티 등 보령의 미래산업과 청년 인재를 연결하고 에너지 전환에 대응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추진하고 있다.
기업 유치 역시 인재 양성과 함께 추진한다. 엄 시장은 "기업 유치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단순히 기업을 찾아가 유치해 달라고 요청하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기업이 스스로 찾아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규제 완화와 행정서비스 품질 향상, 기업 맞춤형 인재 양성, 의료·복지·교육·주거 등 정주 여건 개선을 함께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발전사 통합본사 유치와 관련해서도 "많은 인원이 근무하는 대규모 기관이나 기업을 유치하려면 먼저 직원과 가족들이 생활할 수 있는 도시 환경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활인구 확대를 위해 관광객의 체류시간과 지역 내 소비를 늘리는 플랫폼 구축도 추진한다. 엄 시장은 "관광객이 축제만 보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먹거리, 숙박, 체험, 즐길 거리를 연결해 머무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지역의 맛집과 숙박업소, 카페, 체험 프로그램 등을 네트워크로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인근 지역까지 연계한 광역 생활인구 플랫폼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도시 발전 기반 구축도 제시했다. 청천호를 비롯해 대천천, 쇳개포구, 대천해수욕장, 해안축 등을 연결하고 지질·생태·수질·식생 등 공간정보를 종합적으로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엄 시장은 "환경과 홍수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지속가능한 개발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며 "임기 안에 눈에 보이는 성과만 만드는 것보다 후임 시장과 공무원들이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큰 틀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취임 1호 결재로 어린이 안전관리 관련 조례 제정을 추진한 배경도 설명했다. 엄 시장은 "어린이 안전은 보령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라며 "인구가 감소하고 고령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어린이 한 명 한 명은 보령의 소중한 미래"라고 말했다.
이어 "어린이가 안전하지 않은 도시라면 보령의 미래와 희망도 지키기 어렵다"며 학교 주변 등 어린이들이 생활하는 공간의 안전 문제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문화행정 전문가로서 기존 머드축제와 해양자원을 연계한 발전 방향도 제시했다. 엄 시장은 "문화행정에서 중요하게 배운 것은 개발과 보존의 균형"이라며 "보령의 머드축제도 자연 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축제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단순한 머드 체험을 넘어 자연이 제공한 자원의 가치와 지속가능성을 함께 경험하는 웰니스 콘텐츠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또 머드축제의 브랜드 가치를 제도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상표권이나 지리적 표시, 증명제도 등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특히, 내년 세계청년대회와 연계해 국내외 청년들이 보령을 찾을 가능성이 큰 만큼 머드축제의 콘텐츠와 의미를 한 단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엄 시장은 "머드를 단순히 바르고 즐기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주는 자원을 체험하고 신체적·정신적·사회적 건강과 행복을 경험하는 웰니스 콘텐츠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엄 시장은 남은 임기 동안 속도감 있는 행정과 소통을 바탕으로 보령의 장기적인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행정을 추진하다 보면 여러 갈등과 이해관계에 부딪힐 수 있다"며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되 결정해야 할 부분은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능한 것은 가능하다고 하고 어려운 것은 왜 어려운지 분명하게 설명해야 한다"며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소통"이라고 밝혔다.
시민의 역할에 대해서는 행정의 수혜자를 넘어 지역의 가치를 함께 만드는 주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승용 보령시장은 "시민 스스로 공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주인이 되고 행정은 시민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파트너가 돼야 한다"며 "시민들이 보령시민이라는 자긍심과 성취감을 느끼고 진정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이 제가 바라는 보령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의 정치적 성과만을 앞세우기보다 다음 세대와 후임 시장이 일할 수 있는 큰 틀을 만드는 것이 시장의 역할"이라며 "임기 동안 모든 것을 완성할 수는 없지만 다음 세대가 이어받아 발전시킬 수 있는 씨앗을 뿌리는 것이 민선 9기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