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국은행이 지난해 23년 만에 광의통화(M2) 통계를 개편하면서 통화량 증가율에 미칠 영향을 7년 전 자료를 토대로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한은은 개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봤지만 이후 신·구 M2 증가율 격차는 6%포인트(p)대로 벌어졌다.
12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한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 2019년 7월 작성한 '통화금융통계 개편 방향 검토' 보고서에서 M2 개편이 주요 지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당시 한은은 수익증권이 M2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008년 8월 14.7%에서 2018년 12월 7.7%로 낮아졌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실제 2018년 기준 구 M2 증가율은 6.3%, 수익증권을 제외한 신 M2 증가율은 5.7%로 격차가 0.6%p에 그쳤다.
그러나 한은이 지난해 12월30일 실제 통계를 개편할 때까지 최신 자료를 활용해 영향을 다시 점검한 별도 문서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게 박 의원실의 설명이다.
개편 당시 시장 상황은 2018년과 크게 달라져 있었다. 지난해 10월 수익증권 규모는 497조1000억원으로 M2의 11.1%까지 늘었고,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은 276조4000억원으로 M2의 약 6.2%를 차지했다. 같은 달 구 M2 증가율은 8.7%였지만 수익증권을 제외한 신 M2 증가율은 5.2%로 3.5%p 차이가 났다.
올해 들어 격차는 더 커졌다. 박 의원실 분석에 따르면 지난 6월 구 M2 증가율은 12%대, 현행 신 M2 증가율은 6.0%로 두 지표 간 차이가 6%p대로 확대됐다. 수익증권 증가가 구 M2 증가율을 크게 끌어올린 영향이다.
M2 개편 과정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논의도 많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 의원실이 한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금통위 회의에서 M2 개편 관련 발언이 나온 것은 지난해 11월27일 회의 한 차례였다. 당시 일부 위원들은 ETF를 제외한 M2 산출과 수익증권 제외 지표의 효용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한은은 현재 구 M2와 신 M2를 함께 공표하고 있지만 구 M2 병행 발표는 올해 말 종료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수익증권을 포함한 기존 기준의 유동성 흐름을 장기적으로 비교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박 의원은 "한은은 7년 전 숫자로 '영향이 크지 않다'고 분석한 내부 검토자료를 토대로, 영향이 커질 대로 커진 시점에 통계를 바꿨다"며 "개편 결정 과정에서 정권의 개입이 없었는지 철저히 조사하고 기존 M2 병행 공표를 연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