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형강 활용 철골모듈러 접합 구조 시스템' 구조 성능 검증을 위해 제작한 실대형 2층 골조 실험체. Ⓒ 현대엔지니어링
[프라임경제] 현대엔지니어링이 철골 부재 제작 비용을 줄이고 현장 조립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며 모듈러 건축 경제성 확보에 나섰다. 규격화된 H형강을 주요 구조재로 활용해 기존 맞춤 제작 방식 비용 부담을 낮추고, 접합 공정을 개선해 현장 조립 시간까지 단축하는 게 핵심이다.
현대엔지니어링에 따르면, 현대제철과 공동 개발한 'H형강 활용 철골모듈러 접합 구조 시스템'이 한국강구조학회 기술인증을 획득했다.
모듈러 건축은 건축물 주요 구조물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으로 운송해 조립하는 방식이다. 현장 작업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중층 이상 건축물에서는 구조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철골 부재 제작과 모듈 간 접합 과정이 비용과 시공 효율에 영향을 미친다.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은 기존 맞춤형 철골 부재 대신 규격화된 표준 H형강을 적용해 이런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존 중층 이상 모듈러 건축에서는 강판을 절단하고 용접해 제작하는 빌트업(Built-up) 각형강관이 주요 구조재로 사용된다. 다만 제작 공정이 복잡해 비용이 증가할 수 있고, 제작사에 따라 품질과 치수 정밀도에 차이가 발생하는 등 자재 수급과 품질 관리 측면에서도 한계가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를 표준 H형강 기성재로 대체해 별도 제작에 따른 부담을 줄이고, 자재 수급 안정성을 높였다. 규격화된 제품을 사용해 품질 균일성을 확보하는 한편, H형강 개방형 단면 구조를 활용해 내화 피복 작업 편의성도 개선했다.
현장 조립 과정에서도 시공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접합 방식을 개선했다. 모듈을 적층할 때 발생하는 위치 오차를 보정하는 '2방향 위치정합 가이드 시스템'과 작업자가 정면에서 볼트를 체결할 수 있는 '수평 방향 볼트 체결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H-모듈러 랩에서 'H형강 활용 철골모듈러 접합 구조 시스템' 실증 적용을 위해 모듈 유닛을 설치하는 모습. Ⓒ 현대엔지니어링
2방향 위치정합 가이드는 크레인으로 들어 올린 모듈이 정해진 위치에 안착하도록 유도하는 장치다. 가로·세로 방향 일정 범위 내 오차를 흡수해 모듈을 보다 빠르고 정밀하게 설치할 수 있도록 돕는다.
볼트 체결 작업도 간소화했다. 기존에는 천장이나 기둥 내부 좁은 공간에서 상하 방향으로 볼트를 체결해야 했다. 하지만 새로운 방식은 정면에서 작업할 수 있어 공간 확보와 전동 공구 사용이 한층 수월해졌다. 이를 통해 현장 조립 시간을 20% 이상 단축할 수 있다는 게 현대엔지니어링 측 설명이다.
이처럼 표준 자재 적용을 통한 제작비 절감과 접합 공정 개선을 통한 작업 시간 단축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모듈러 건축 경제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비용과 시공 효율 개선에 더해 고층 모듈러 건축에 필요한 구조 안전성도 검증했다. 지난 2024년 5월 개정된 강구조 내진설계기준에 맞춰 반복 가력 실험과 기술 심의를 진행했으며, 한국강구조학회 기술인증을 통해 접합부 성능을 인정받았다.
2층 규모 실대형 골조를 활용한 실험에 따르면, 현행 건축구조기준이 요구하는 최대 층간변위 2%를 넘어 4% 수준에서도 구조적 손상이나 강도 저하 없이 안정적 성능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제철과 공동 구축한 실대형 연구시설 'H-모듈러 랩'에서도 실제 모듈 적층 시공을 검증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기술인증 바탕으로 데이터센터와 산업건축 분야까지 탈현장 건설(OSC) 기술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모듈러 건축 경쟁력은 공장 생산 정밀도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얼마나 빠르고 안전하게 조립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라며 "이번 H형강 철골모듈러 접합 구조 시스템은 시공 오차 흡수, 작업자 안전, 구조 내진 성능을 모두 확보한 기술"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