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판매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는 테슬라 차량에 최근 5년간 발급된 임시번호판이 단 1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가 차량을 정식 등록하기 전에 직접 운행하며 하자나 파손 여부를 확인하고 문제가 있을 경우 인수를 거부할 수 있는 기회가 사실상 제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서영득 테슬라코리아 대표를 상대로 임시번호판 운영 실태를 지적하며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모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9월까지 전국에서 발급된 임시번호판은 총 776만6956건이다. 이 가운데 테슬라 차량에 발급된 임시번호판은 2023년 단 1건에 그쳤다.
테슬라는 지난해 국내에서 5만9916대를 판매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5만6139대를 판매해 수입차 시장 점유율 30.5%로 1위에 올랐다. 판매 규모와 비교하면 임시번호판 발급은 사실상 전무한 셈이다.
임시번호판은 차량이 정식 등록되기 전 일정 기간 운행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소비자는 이 기간 차량을 직접 운행하며 탁송 과정에서 발생한 파손이나 차량 자체 결함 등을 확인할 수 있고, 문제가 발견될 경우 정식 등록 전에 인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국내 판매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는 테슬라 차량에 최근 5년간 발급된 임시번호판이 단 1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 연합뉴스
모 의원은 앞선 7일 국토부 국정감사에서도 테슬라가 소비자에게 임시번호판 발급이 "시스템상 안 된다"는 취지로 안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딜러를 거치지 않고 어드바이저를 통해 차량을 판매하는 테슬라의 직판 구조에서는 차량 인도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소비자가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지도 불명확할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국내 완성차의 경우 출고 차량에 임시번호판을 부착한 뒤 소비자가 차량 상태를 확인하고 정식 등록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반면 수입차는 정식 번호판 등록을 마친 상태로 소비자에게 인도되는 경우가 많아 등록 전 차량 상태를 충분히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실제 지난해 신규 등록 차량 가운데 국산차를 제외한 수입차 약 33만대가 임시번호판 없이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뿐 아니라 수입차 전반에서 임시운행 제도의 활용이 낮은 셈이다.
문제는 정식 등록 이후 차량에서 하자가 발견될 경우 소비자가 단순히 인수를 거부하기 어려워진다는 데 있다. 교환·환불을 받기 위해서는 자동차 교환·환불 중재제도, 이른바 '한국형 레몬법'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등록 전 검수 기회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 역시 제작사별 임시번호판 운영 실태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제작사와 차종별 임시운행 허가 관련 통계를 별도로 추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고, 모 의원은 최근 5년간 제작사별 임시운행 허가 건수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모 의원은 차량 판매 방식과 관계없이 소비자가 임시번호판 발급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가 정식 등록 전에 차량 상태를 충분히 확인하고 인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제도와 판매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다.
테슬라처럼 온라인 직판 방식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차량 구매와 등록, 인도 과정에서 소비자의 선택권을 어떻게 보장할지에 대한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