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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쏘로 일본 수소전기차 11%…택시부터 파고든 현대차

인도 예정 포함 35대…도쿄·아이치 택시 물량 22대·정책 지원에 장거리 운행 수요 맞춤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6.10.08 10:54:14
[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005380)가 일본 승용 수소전기차(FCEV) 시장에서 '디 올 뉴 넥쏘(The all-new NEXO)'로 두 자릿수 점유율을 확보했다. 숫자는 11%지만 실제 등록 대수는 20대다. 아직 시장 규모가 크지 않다는 의미다.

오히려 눈에 띄는 대목은 넥쏘가 어디에서 팔리고 있는지다. 고객 인도를 앞둔 물량까지 포함하면 판매 규모는 35대. 이 가운데 22대가 도쿄(東京)와 아이치(愛知) 지역 택시 사업자에 공급됐거나 공급을 앞두고 있다. 현대차의 일본 수소차 공략이 일반 소비자보다 택시 수요에서 먼저 자리를 잡고 있는 모습이다.

일본 나고야역 수소택시 전용 승차장에 세워진 디 올 뉴 넥쏘 택시. ⓒ 현대자동차


올해 4월 디 올 뉴 넥쏘를 일본에 출시한 현대차가 택시에 주목한 데는 이유가 있다. 일본 택시는 장시간 운행과 잦은 출발·제동이 반복되고 운영비에도 민감하다. 현지 완성차 업체가 오랫동안 시장을 장악한 데다 신뢰성과 내구성, 승객 공간, 정숙성 등을 까다롭게 따지는 만큼 수입차 브랜드가 들어가기 쉽지 않은 영역으로 꼽힌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판매량 자체보다 진입 장벽이 높은 시장에서 넥쏘가 실제 영업용 차량으로 선택됐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동시에 20대만으로 점유율 11%를 기록할 정도로 일본 승용 FCEV 시장의 기반이 아직 얇다는 점도 분명하다. 몇 대의 추가 등록에도 점유율이 크게 움직일 수 있는 구조다.

◆출력·배터리 강화…가혹 조건 내구성 검증

디 올 뉴 넥쏘가 일본 택시 시장에 내세우는 강점은 장거리 운행과 내구성이다. 일본 WLTC 인증 기준 1회 수소 충전 주행거리는 1014㎞다. 연간 약 5만~10만㎞를 운행하는 일본 택시업계에서는 한 번 충전한 뒤 얼마나 오래 운행할 수 있는지가 차량 운영 효율과 직결된다. 

연료전지 시스템도 기존 모델보다 정격 출력을 11% 높인 94㎾로 개선했다. 전해질막 손상 방지 기술과 스택 보강 설계를 적용했고, 고전압 배터리 출력은 기존 40㎾에서 80㎾로 두 배 늘렸다. 도심 정체와 장시간 공회전 등 실제 이용 환경을 반영한 가혹 조건에서도 연료전지 시스템 내구성을 검증했다. 

일본 현지 택시 업체 차고지에 세워진 디 올 뉴 넥쏘 택시. ⓒ 현대자동차


승객을 태우는 택시의 특성도 제품 구성에 반영돼 있다. 디 올 뉴 넥쏘는 기존보다 넓어진 2열과 510ℓ 트렁크 공간을 갖췄다. 관광객이 많은 일본 택시에서 대형 수하물 등을 실을 수 있는 적재공간도 경쟁 요소가 될 수 있다. 일본 판매 모델에는 재난이나 정전 시 차량의 전력을 주택과 가전제품에 공급할 수 있는 V2H(Vehicle-to-Home) 기능도 기본 적용됐다. 

택시는 넥쏘를 일본 소비자에게 노출하는 접점 역할도 한다. 현대차는 아시안게임 기간 현지 택시 업체와 함께 넥쏘 택시 7대를 대한민국 양궁 국가대표팀 의전 차량으로 지원했다. 나고야역 수소택시 전용 승차장에도 넥쏘를 투입하고 지역 호텔 이용객을 대상으로 승차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초기 수요 확보…후속 발주·판매 확장 관건

일본의 수소 모빌리티 정책도 현대차가 택시부터 공략하는 데 유리한 환경을 만들고 있다. 일본 정부는 택시와 버스, 트럭 등 영업용 상용차를 '수소 모빌리티 우선 보급 차종'으로 지정하고 있다. 운행거리가 길어 승용차보다 수소 소비와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차량 구매 단계부터 수소 충전 비용까지 지원 범위도 넓다.

도쿄도는 'TOKYO H2' 프로젝트를 통해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택시 600대를 보급하고 2035년에는 상용 수소전기차를 1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LPG와 비교한 수소 충전비 차액도 연간 최대 130만엔 한도에서 지원한다. 

아이치현 역시 2030년까지 FCEV 택시 250대를 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차량 한 대당 350만엔의 도입 보조금과 수소 1㎏당 576엔의 연료비 보조금을 지급한다. 초기 차량 가격과 연료비가 운송 사업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FCEV의 약점을 정책으로 낮추는 구조다. 

일본 나고야 시내에서 디 올 뉴 넥쏘 택시가 운행하는 모습. ⓒ 현대자동차


다만 현재 11%의 점유율을 일본 수소차 시장 안착의 증거로 보기는 이르다. 4~8월 등록 대수가 20대에 불과한 만큼 시장 규모 자체가 여전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고객 인도 예정 물량을 포함해 확보한 35대 중 절반 이상이 택시 수요라는 점도 현재 판매 기반이 특정 수요처에 집중돼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관건은 택시 시장에서 확보한 초기 수요가 후속 발주와 다른 모빌리티 영역으로 이어지느냐다. 도쿄와 아이치가 각각 FCEV 택시 보급 목표를 제시한 만큼 향후 실제 도입 물량이 늘어난다면 현대차에는 일본 수소차 시장에서 판매 기반을 넓힐 여지가 생긴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구성과 편의성에 민감한 일본의 택시업계가 디 올 뉴 넥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디 올 뉴 넥쏘 택시가 수입 승용차 및 수소전기차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긍정 평가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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