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공인된 기술신용평가기관이 내놓은 평가서에서 무더기 허위 의심 사례가 드러났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도입된 기술금융이 출발점부터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IBK기업은행(024110)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7년간 기술신용평가사가 제공한 평가서 가운데 총 312건이 허위 평가서로 의심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기술금융은 기업의 담보력뿐 아니라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 등을 평가해 자금을 공급하는 제도다. 전통적인 대출 심사와 달리 기술신용평가기관이 발급한 기술평가서를 핵심 지표로 활용한다.
허위 의심 평가서와 관련된 기업은 249곳이다. 이들 기업에 실행된 대출은 1572억원에 달한다. 대출받은 기업 중 17곳에서는 이미 47억원 규모의 부실이 발생했다.
기업은행 입장에서는 정부 기조에 맞춰 공인된 기관의 평가 결과를 토대로 대출을 내줬지만, 부실 위험까지 떠안게 된 셈이다.
허위 의심 평가서를 평가기관별로 나누면 이크레더블이 161건으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한국평가데이터 75건 △SCI평가정보 9건 △나이스평가정보 4건 순이다.
이크레더블이 평가한 기업에 실행된 대출액은 1059억원으로 전체의 67.4%를 차지한다.
기술신용평가의 신뢰성과 관련한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기업은행이 기술신용평가 결과에 대해 재심의를 요청해 등급이 변경된 사례, 즉 평가 오류는 214건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허위 의심 평가서로 대출이 실행된 사례가 기업은행만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총 15개 은행에서 동일 유형의 피해가 확인돼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훈 의원은 "기술력을 믿고 돈을 빌려주는 제도에서 그 출발점인 평가서부터 허위로 의심된다면 기술금융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허위 평가가 실제 대출로 이어진 경위와 평가기관·은행의 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허위·부실 평가가 금융회사 대출로 직결되지 않도록 평가기관에 대한 검증과 책임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