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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 단순 모델 공급으로 몸값 2조 달러?…"플랫폼화 없인 초고평가 입증 한계"

'연 31% 이상 장기 고성장·FCF 마진 25%' 돼야…대형 CSP 의존 탈피 등 '분수령'

박기훈 기자 | pkh@newsprime.co.kr | 2026.10.05 15:57:55
'연 31% 이상 장기 고성장·FCF 마진 25%' 돼야…대형 CSP 의존 탈피 등 '분수령'

글로벌 생성형 인공지능 유니콘 앤트로픽이 최대 2조 달러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이르면 11월 중순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2조 달러 몸값'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AI 시장 자체의 성장뿐 아니라 '플랫폼으로의 사업 구조 전환'과 '장기 고성장'이 동시에 입증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프라임경제] 글로벌 생성형 인공지능(AI) 유니콘 앤트로픽(Anthropic)이 최대 2조 달러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이르면 11월 중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2조 달러(약 2700조원) 몸값'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AI 시장 자체의 성장뿐 아니라 '플랫폼으로의 사업 구조 전환'과 '장기 고성장'이 동시에 입증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단순한 모델 성능 경쟁과 사용량 기반 과금 체계만으로는 높은 컴퓨팅 인프라 비용 부담을 극복하고 초고평가를 정당화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관련해 강재구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사모 라운드에서 인정받은 9650억 달러의 지분가치는 기본 시나리오인 2029년~2035년 연평균 매출 성장률 21.4% 수준에서 충분히 설명 가능한 범위"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IPO 목표치로 거론되는 2조 달러는 앤트로픽이 마이크로소프트나 알파벳, 메타 수준의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는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도 연평균 31.0%의 지속 성장을 달성해야 하는 극한의 조건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2025년 매출 83%가 사용량 기반…"CSP 종속·인프라 비용 부담 한계"

앤트로픽은 비상장사로 상장신고서(S-1)를 비공개 제출한 상태다. 사업부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2025년 매출(46억 달러)의 약 83%가 사용량에 따라 과금되는 구조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좌석당 소프트웨어(SaaS) 과금을 받는 전통 소프트웨어 기업과 달리 모델 호출량에 연동된 구조다.

유통 및 인프라의 외부 의존도도 높다. 2025년 매출의 약 47%가 아마존과 구글의 클라우드 경로를 통해 처리됐으며, 상위 2개 고객이 전체 매출의 24%를 차지했다. 문제는 아마존과 구글이 앤트로픽의 주요 투자자이자 컴퓨팅 공급자인 동시에 자체 AI 모델을 개발해 경쟁하는 잠재적 경쟁자라는 점이다.

여기에 앤트로픽은 향후 10년 동안 클라우드 및 인프라에 최소 5180억 달러를 지출하는 대규모 장기 약정을 체결했으며, 이 중 상당 부분은 실제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지급해야 하는 구조다. 

앤트로픽이 단순한 모델 및 API 공급자로 남는다면 높은 컴퓨팅 비용과 가격 경쟁이 장기적인 수익성 확대를 가로막을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 '클로드 코드·기업용 클로드' 중심 플랫폼화…2028년 흑자 전환이 '분수령'

전문가들은 앤트로픽이 단순 사용량 판매 모델에서 벗어나 기업 업무 전반을 장악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해야만 초고평가를 정당화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앤트로픽은 개발자의 작업 흐름을 묶어두는 '클로드 코드(Claude Code)'와 조직 전체의 업무에 연결되는 '기업용 클로드', '코워크(CoWork)' 등 모델 상단에서 작동하는 제품군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올해 초 기준 연환산 100만 달러 이상을 지출하는 기업 고객은 500곳을 돌파했고, 포춘 10대 기업 중 8곳이 클로드를 도입했다. 클로드 코드의 연환산 매출 역시 25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절반 이상이 기업 고객에서 발생하고 있다.

실적 추정치를 보면, 앤트로픽의 연환산 매출은 올해 7월 말 65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올해 말 1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회사 내부 전망으로 알려진 2028년 매출 1950억 달러(중간값 기준)를 달성한 뒤 현금흐름 흑자 전환(2028년 FCF Margin 0%)을 거쳐, 2035년까지 본격적인 현금창출력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 경로다.

◆ 2035년 매출 1.29조 달러·FCF 마진 25%' 필수'

사업 구조와 2035년 장기 잉여현금흐름률(FCF Margin) 가정에 따라 기업가치는 총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다.

△보수 시나리오(API 공급자 유지·인프라 부담 지속, FCF Margin 10%, 비교군 오라클·클라우드플레어) △기본 시나리오(대형 기업용 소프트웨어 안착, FCF Margin 20%, 비교군 서비스나우·스노우플레이크·데이터독) △낙관 시나리오(고객·개발자 생태계를 갖춘 플랫폼 도약, FCF Margin 25%, 비교군 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메타)다.

분석 결과, 최근 사모 라운드 가치인 9650억 달러는 기본 시나리오 기준 2029~2035년 연평균 21.4%의 매출 성장을 유지하고 2035년 매출 7600억 달러를 달성하면 정당화된다. AI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를 감안하면 충분히 달성 가능한 '현실적인 영역'이라는 평가다.

반면 IPO 목표치인 2조 달러는 요구 조건이 대폭 높아진다. 기본 시나리오(FCF Margin 20%)를 적용할 경우 2029~2035년 동안 연평균 35.4% 성장을 이어가 2035년 매출 1조6300억 달러를 기록해야 한다.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정한 낙관 시나리오(FCF Margin 25%)에서도 2028년 매출 1950억 달러라는 거대 베이스 위에서 2035년까지 매년 31.0%씩 고성장해야 하며, 2035년 매출이 약 1조2900억 달러에 달해야 2조 달러 기업가치가 설명된다. 

할인율(11.48%→10.0%)을 우호적으로 낮추고 영구성장률(3.8%→4.5%)을 높여도 기본 시나리오의 가치는 약 1조3300억 달러에 그쳐, 2조 달러에는 여전히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 연구원은 "AI 수요 확대로 인한 수혜는 빅테크 기업들도 공통적으로 누리는 만큼, 모델 성능 이상의 락인 효과가 필요하다"며 "앤트로픽의 2조 달러 가치는 단순히 AI 시장의 고성장 여부가 아니라, 대규모 매출 기반에서도 점유율을 지키고 고객과 개발자가 결합된 플랫폼 수준의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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