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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소하천 정비에 혈세 '줄줄'···고령군, 주먹구구식 행정이 자초한 불신

6765만원 공사비 과다 계상, 산지·농지 무단 훼손에 안전 검토까지 생략...경북도 감사에 민낯 드러나

최병수 기자 | fundcbs@hanmail.net | 2026.10.06 15:00:04
[프라임경제] 고령군이 추진한 소하천 정비공사 과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산지 및 농지전용 허가 누락부터 안전관리 소홀, 환경영향평가 위반에 이르기까지 무더기 행정 부실이 경북도 종합감사에서 낱낱이 적발된 것이다.

고령군청 전경. ⓒ 고령군


특히 공사비 산정 단계에서도 수천만 원의 혈세가 과다 계상되는 등, 예산 운용 전반에 걸쳐 주먹구구식 행정의 실태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방 행정의 최일선에서 군민의 안전과 재산을 철저히 보호해야 할 자치단체가 정작 기본적인 법적 절차와 원가 산출 기준을 대거 외면했다는 점에서, 행정의 신뢰도를 스스로 땅바닥에 떨어뜨렸다는 지역 사회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 사전 행정절차 '실종'…고령군, 농지·산지 무단 훼손하며 공사 강행

고령군은 관내에서 추진된 '소하천 정비공사' 4건의 사업을 진행하면서 행정의 기본인 법적 절차부터 대거 생략했다.

'산지관리법' 및 '농지법'에 따르면 산지 및 농지전용을 수반하는 사업은 사전에 관계 기관의 허가를 받거나 협의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고령군은 이러한 필수적인 사전 행정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채 무단으로 공사를 밀어붙였다. 

적법한 절차를 준수해야 할 자치단체가 앞장서 법 테두리를 벗어나며 불통 행정의 극치를 보여주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 안전·환경 관리도 '구멍'…고령군, 전문기관 검토 생략 및 오탁방지막 방치

고령군의 현장 관리 부실은 안전과 환경 전반에서 심각한 결함을 드러냈다.

현행 '건설기술진흥법'상 천공기, 항타기, 흙막이 지보공 등 위험 가설구조물이 포함된 공사는 착공 전 안전관리계획서를 수립해 건설안전점검기관의 전문적 검토를 거쳐야 한다. 

그럼에도 고령군은 전문기관의 검토 의뢰조차 거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판단해 이를 승인한 뒤 공사를 강행했다.

여기에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른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협의 내용마저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공사 현장에 임시침사지나 오탁방지막 등 필수적인 환경보전 시설을 누락한 채 방치해, 난개발 방지와 환경 보호라는 공공사업의 근본 취지를 스스로 무색케 했다.

◆ 설계 변경·원가 산출 오류…고령군의 주먹구구식 행정에 혈세 6700여만 원 '줄줄'

공사비 산정 단계에서의 안일한 행정은 고스란히 예산 낭비로 이어졌다. 고령군은 '소하천 정비공사'를 추진하면서 현장 여건에 맞지 않는 불필요한 공정을 감액하지 않고 방치했다.

식생옹벽블럭 속채움 물량을 사토처리 물량에서 제대로 제외하지 않았고, 잡석다짐 시공 시 램머다짐 작업을 생략했음에도 1800여만 원을 깎지 않았다. 

고정식 세륜세차시설을 이동식으로 변경했으나 관련 비용 1100여만 원의 정산도 누락했다.

이 외에도 톤마대쌓기 경사 반영에 따른 물량 감소 미반영, 블록 속채움 단가 산정 오류, PHC말뚝박기 항타 계수 적용 오류 등이 중복되면서 고령군의 무능한 원가 관리로 인해 총 6765만원(제경비 포함)에 달하는 혈세가 과다하게 부풀려져 반영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감사 결과를 접한 고령군민 A 씨는 참담함을 감추지 못했다. A 씨는 "주민들은 깐깐한 법 테두리 속에서 작은 건축 하나를 하려 해도 수많은 서류와 절차를 밟으며 땀을 흘리는데, 정작 고령군은 법이 정한 기본적인 전용 허가나 안전 검토조차 눈감고 넘어갔다는 점이 기가 막힌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주민들의 피땀 어린 세금으로 채워진 예산을 주먹구구식으로 줄줄 새게 만들고, 환경과 안전은 뒷전으로 미뤄둔 채 혈세를 낭비한 꼴이 아니냐"라며 "단순한 주의나 훈계 처분으로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라, 고령군은 반복되는 부실 행정에 대해 실질적인 책임을 지고 행정 시스템을 뿌리째 고쳐야 한다"고 강하게 목소리를 높였다.

경북도는 이번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고령군에 대해 엄중한 후속 조치를 통보했다.

도는 고령군에 동일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법령을 철저히 준수할 것을 주의 조치하는 한편,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을 이행하고 과다 계상된 사업비 6765만원을 조속히 감액 정산하도록 시정 명령을 내렸다.

아울러 부실 행정을 주도하고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관련 공무원 중 3명에게는 훈계 처분을, 또 다른 1명에게는 주의 처분을 각각 내리며 기강 확립을 촉구했다.

이에 고령군은 "이번 지적사항에 대한 업무 미숙을 인정하며, 과다 계상된 사업비는 계약 변경을 통해 조속히 감액 조치할 계획"이라며 "관련자에 대한 신분상 인사 처분은 도 감사에 따라 조치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고령군은 단순한 지적사항 처분에 그칠 것이 아니라, 소하천 정비 등 각종 공공사업의 기획부터 준공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투명성을 높이고 철저한 사전 검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행정 전반의 책임 의식을 높이고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만이 무너진 군민의 신뢰를 되찾고 '신뢰받는 고령군'으로 거듭나는 유일한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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