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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램프 떼는 현대모비스…성장성 중심 사업 선별

8개월 만에 매각 본계약…투자·R&D 역량 미래 핵심제품에 집중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6.10.01 09:53:01
[프라임경제] 현대모비스(012330)가 8개월여간 이어온 협상 끝에 램프사업 매각 본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초 시작한 거래를 확정했다는 사실보다 주목할 부분은 램프사업을 덜어낸 이후다. 현대모비스가 수익성과 성장성을 기준으로 제품군을 다시 선별하고 미래 핵심사업에 경영자원을 집중해온 전략이 실제 사업 매각으로 이어졌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9월30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램프사업부문 물적분할 안건을 승인하고 프랑스 자동차 부품기업 OP모빌리티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내년 4월1일 램프사업을 별도 법인으로 분할한 뒤 OP모빌리티에 매각할 예정이다. 승계 대상 구성원의 고용과 권리·의무도 신설법인으로 이전된다. 

양사는 지난 1월 양해각서(MOU)를 맺은 뒤 거래구조와 사업분리 방안 등을 두고 협상을 이어왔다. 애초 상반기로 예상됐던 본계약 일정은 9월 말까지 밀렸다. 생산직 고용 협의 이후에도 사무연구직 전적 문제와 거래조건 조율 등이 남아 있었고, 현대모비스 역시 구성원들에게 진행 과정을 설명하며 협상을 진행해왔다. 

본계약으로 거래의 큰 틀은 정해졌다. 램프사업 매각 이후 현대모비스가 투자와 연구개발 역량을 어느 사업에 더 집중할지가 다음 관심사다.

◆램프 매각에 드러난 기준…성장성·수익성 우선

램프사업 매각은 현대모비스가 추진해온 제품 정예화 전략과 함께 볼 필요가 있다. 매각 대상인 램프사업은 지난해 매출 1조원 이상을 기록한 사업이다. 현대모비스가 사업 유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도 현재 매출 규모에 두기보다 수익성과 시장성, 성장성에 맞춰지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몇 년간 사업별 역할을 구분해 자원 배분 기준을 공개해왔다. 2024년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는 전동화와 전장사업을 기술·투자 확대가 필요한 성장사업으로 분류했다. 램프와 모듈·섀시·A/S 사업에는 안정적인 수익성과 운영 효율을 강조했다.

현대모비스 CI. ⓒ 현대모비스


지난해에는 기준을 더 세분화했다. 현대모비스는 보유한 60여개 제품의 수익성과 시장성, 성장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바꾸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2027년까지 연평균 매출 성장률 8% 이상과 영업이익률 5~6%를 목표로 제품군도 정예화하고 있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도 당시 미래 핵심제품에 투자와 연구개발 인력을 집중해 성장 기반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램프사업 매각은 당시 제시한 자원 배분 원칙이 사업 단위 조정으로 이어진 사례다.

현대모비스 역시 이번 계약을 신성장동력과 핵심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램프사업 자체의 경쟁력 확보보다 현대모비스 전체 사업에서 자본과 인력의 우선순위를 다시 정하는 데 목적을 뒀다. 

램프처럼 매출 규모가 큰 기존 사업까지 매각 대상으로 올렸다는 점은 현대모비스가 제품군을 유지하는 기준을 바꾸고 있음을 보여준다. 안정적인 사업을 그대로 유지하기보다 미래 성장성과 수익성을 기준으로 사업별 역할을 다시 나누는 방식이다.

◆핵심사업에 자원 재배치…전동화·SDV·로보틱스

램프를 덜어내는 동안 현대모비스는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oftware Defined Vehicle, 이하 SDV) 분야에서 자체 설계 역량을 키우고 있다. 전동화에서는 250㎾급에 이어 160㎾급 PE(Power Electric) 시스템을 독자 개발했고, SDV 분야에서는 2028년 이후 글로벌 고객 대상 통합 플랫폼 사업화를 준비 중이다. 

완성차 업체가 요구하는 부품 생산에 그치지 않고 시스템 설계와 소프트웨어까지 직접 확보하는 사업 비중을 높이는 방향이다.

자동차 바깥에서는 로보틱스 부품사업에도 진입했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에 액추에이터를 공급하고, 차량용 반도체도 자체 설계 영역을 넓히고 있다. 기존 자동차 부품에서 확보한 설계·양산 기술을 고부가 부품으로 옮기는 작업이다.

현대모비스가 램프사업 매각 과정에서 내세운 '선택과 집중'은 향후 자원 배분의 우선순위를 핵심제품에 두겠다는 전략이다. 투자와 연구개발 역량을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은 영역에 집중해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구상이다.

매각 절차는 아직 남아 있다. 현대모비스는 주주총회와 기업결합 신고 등을 거쳐 내년 4월1일 램프사업을 물적분할할 예정이다. 이후 신설법인을 OP모빌리티에 넘기는 절차가 진행된다. 

인력 문제도 후속 과정에서 확인해야 한다. 현대모비스는 승계 대상 구성원의 고용과 권리·의무를 신설법인이 승계한다는 원칙을 정했지만 실제 전적 과정에서 구성원들과의 협의는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본계약 체결로 거래구조는 정해졌지만 사업분리가 완료되기까지 조직 운영과 인력 재배치가 남아 있다.

램프사업을 덜어낸 현대모비스의 다음 과제는 이미 정한 핵심사업에서 성과를 만드는 일이다. 60여개 제품을 다시 평가해 자원을 집중하겠다는 전략이 전동화·SDV·로보틱스의 신규 수주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지가 이번 포트폴리오 압축의 성과를 가를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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