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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잔 내려놓고 술잔 채운다'…하동군–㈜무학 업무협약

하동 말차 활용 소주 공동개발·상품화…지리산 '천년 말차' 무학 소주와 취향 저격 나선다

강경우 기자 | kkw4959@hanmail.net | 2026.09.29 10:52:29
[프라임경제] 지리산 화개골 산비탈을 따라 이어지는 야생 차밭은 신라 흥덕왕 3년(828년) 당나라에서 가져온 차 씨앗을 처음 심은 우리나라 차 시배지다. 

하동군과 ㈜무학이 하동 말차 활용 소주 공동개발·상품화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 하동군

2017년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으로 지정될 만큼 유서 깊은 생태·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았고, 최근에는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프랜차이즈 브랜드에 가루녹차를 수출하며 국가대표 'K-말차'의 위상을 굳혀왔다.

그러나 다도를 즐기는 인구의 고령화와 국내 차 소비 둔화는 농가의 오랜 숙제로 남아 있었다. 하동군이 향토 주류기업 무학과 머리를 맞댄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엄격한 차 문화의 틀을 깨고, 젊은 세대가 일상에서 가장 쉽게 소비하는 '소주'라는 대중적 매개체를 통해 차 소비의 지평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양측의 이번 동행은 철저한 역할 분담을 바탕으로 설계됐다. 하동군과 하동차&바이오진흥원이 지리산 자락에서 재배된 고품질 말차 원료를 엄격히 선별해 안정적으로 공급하면, 무학은 자체 R&D 역량을 가동해 쓴맛과 알코올 향을 잡고 말차 특유의 감칠맛과 부드러운 목 넘김을 살린 배합 기술을 적용한다.

무학은 과거 과일 리큐르 열풍을 주도했던 제조 기술력과 부·울·경을 비롯한 전국 단위의 유통 플랫폼을 갖추고 있다. 최근 '로코노미(Local+Economy)' 트렌드와 함께 독창적인 로컬 원료 주류를 찾는 소비자가 급증한 만큼, 상품성과 유통 채널 양면에서 확실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구조다.

특히 이번 협약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농가소득 기반을 다지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안정적인 원료 수매 계약을 통해 차 농가의 판로 불안을 덜어내고, 축제나 박람회 등 대규모 오프라인 판촉과 국내외 주류 유통망을 연계해 하동 농특산물 전반의 인지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김현수 군수는 "하동 말차가 차를 넘어 누구나 쉽게 만나는 생활 속 제품으로 영역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제품 개발부터 판로 개척까지 차 농가가 실질적인 소득 증대를 체감할 수 있도록 군이 든든히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지리산의 맑은 이슬을 머금고 자란 천년의 찻잎이 오랜 양조 기술과 만나 어떤 색과 향의 소주로 대중의 입맛을 사로잡을지, 이번 '하동 말차 소주'의 등장은 로컬 농업의 미래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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