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학령인구 절벽이라는 거센 파고 속에서 남해군이 교육을 지렛대 삼아 지역소멸 위기를 정면 돌파하고 나섰다.

남해군이 지역교육혁신협의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 남해군
단순한 교육 지원금 확대나 단발성 체험 프로그램을 넘어, 행정과 의회, 교육 당국과 대학, 그리고 마을 공동체까지 하나의 연합 전선을 꾸려 '남해형 교육혁신 모델'을 정조준했다.
남해군은 교육부 주관 '교육혁신선도지역' 공모를 체계적으로 준비하기 위한 '지역교육혁신협의체 협약식'을 열고 전방위적 협력 체제를 가동했다.
이번 협약에는 남해군과 남해군의회, 남해교육지원청을 비롯해 국립창원대학교 남해캠퍼스, 학부모운영위원회 등 농어촌 교육 재생의 상징으로 꼽히는 남해상주동고동락협동조합이 한자리에 모였다.
특히 도 단위 지원 체계를 담당하는 경남교육청 역시 서면 협약으로 힘을 보태며 입체적인 민·관·산·학 연대를 완성했다.
협약식의 핵심 화두는 거대 담론이 아닌 '실제 작동하는 학교의 생존 전략'이다. 회의장에서는 학생 수 감소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한 '소규모 학교 혁신 5개년 로드맵'의 밑그림이 공개됐다.
특히 작은 시골 학교와 마을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외지 가족을 끌어모았던 '상주면 마을공동체 모델'을 남해군 전역으로 어떻게 확장할 것인지를 집중 논의했다.
학교가 살아나야 젊은 학부모가 이주하고, 마을 상권과 공동체가 함께 숨을 쉰다는 현장의 오랜 경험치가 정책 테이블에 정식 안건으로 올랐다.
이날 논의가 기존 지자체들의 형식적인 협약식과 궤를 달리한 지점은 파격에 가까운 '현장의 직언'에 있었다. 회의에 참석한 교육 주체들은 사업 선정을 위한 장밋빛 구상에 머물지 않고 실행력을 높일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종수 남해상주동고동락협동조합 이사장은 백화점식 나열을 경계하며 지자체가 감당할 수 있는 핵심 추진 과제로 사업을 압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홍찬 남해군의회 의장 또한 행정 편의를 벗어나 주민 여론을 면밀히 수렴하는 철저한 '남해 맞춤형 접근'을 당부했다.
학부모 대표로 나선 강진욱 위원장은 학부모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정주·이주 유인책과 장기적인 교육 인프라 재편의 필요성을 당부했고, 국립창원대 남해캠퍼스 박경훈 부총장은 교육부의 3년 차 사후 평가까지 염두에 둔 실현 가능 과제 중심의 전략적 설계를 제언했다.
이 같은 현실적 보완점들은 남해군의 공모 신청서에 고스란히 녹아들 전망이다. 류경완 남해군수는 각계 전문가와 주민들이 짚어낸 맹점을 겸허히 수용하고, 현장의 거친 목소리를 운영기획서에 충실히 반영할 방침이다.
관 주도의 일방적 행정이 아니라 학교 현장과 학부모의 실제 체감도에 초점을 맞춰 최종 계획서의 완성도를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남해군의 이번 도전이 남다른 무게감을 갖는 배경에는 이미 입증된 '정책 역량'이 자리 잡고 있다. 군은 최근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 성과평가에서 최고 수준인 'A등급'을 거머쥐며 교육 행정의 실행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았다.
또 지난 3년간 55억6000만원이라는 적잖은 예산을 투입해 농어촌 맞춤형 특화 교육 과정을 안착시켰던 경험은 이번 교육혁신선도지역 공모에서도 가장 강력한 비교 우위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남해군과 남해교육지원청은 이번 협의체에서 도출된 세부 보완책을 신속히 다듬어 경남교육청과의 공동 작업을 거친 뒤 교육부에 최종 공모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소멸 위기의 벼랑 끝에서 마을과 학교를 잇는 연대의 틀을 짠 남해군이 또 한번 농어촌 교육의 전국적 표준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