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경남 진주시민들이 정부 정책의 심장부인 세종청사 문을 직접 두드렸다. 지난 8월 진주 도심을 뜨겁게 달궜던 2000여명 규모의 결의대회와 대통령실·국회 앞을 지켜온 1인 릴레이 시위의 불씨가 마침내 정부세종청사 앞 광장으로 옮겨붙은 것이다.

조규일 진주시장과 진주시민들이 정부세종청사에서 혁신도시 완성 결의대회를 전개하고 있다. ⓒ 진주시
21일 정부세종청사 앞에는 조규일 진주시장을 비롯해 공공기관 유치위원회, 시·도의원, 시민단체 관계자, 일반시민 등 40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이 수백 킬로미터를 달려와 한목소리를 낸 이유는 하나다. 출범 10여년을 넘긴 경남진주혁신도시가 진정한 국가균형발전의 거점으로 완성되느냐, 아니면 미완의 과제로 표류하느냐를 가를 중대 기로에 서 있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이날 집회는 여야의 정파적 이해관계를 넘어 경제계와 학계, 청년 세대까지 지역사회가 온전히 한배를 탔다는 점에서 단순한 집단행동 이상의 무게감을 보여줬다.
지역청년과 시민을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김용주 진주상공회의소 부장은 대정부 호소문을 통해 지역의 미래가 걸린 구조적 불안을 짚어냈다.
그는 "혁신도시의 자생력과 경쟁력을 갉아먹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기능 분리 논의는 원점에서 재검토돼야 한다"며 "에너지 산업의 시너지를 위해 이미 인프라를 갖춘 진주에 발전공기업 통합본사를 유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구상 중인 2차 공공기관 이전 역시 기존 혁신도시로 묶어 집중적으로 키워내는 '집적화'가 이뤄져야만 지방소멸을 막는 실질적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호소했다.
현장에서 진행된 '10만 서명부 대표 서명 퍼포먼스'는 진주시민들의 응축된 의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10만여명의 이름이 빽빽이 적힌 서명부 위에 조규일 시장과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들이 차례로 펜을 들며 결의를 다질 때마다 현장에서는 강한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조규일 진주시장이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진주 유치와 LH 기능 분리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 진주시
단상에 오른 조규일 진주시장의 발언은 단호했다. 조 시장은 "경남진주혁신도시가 국가균형발전의 실질적인 모범 사례로 뿌리내리려면 2차 공공기관 이전이 변죽을 울리는 분산 배치가 아니라, 기존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신속하게 집적되는 결단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발전공기업 통합본사의 진주 유치와 LH 기능 분리 재검토는 진주의 생존과 직결된 핵심 과제인 만큼, 시민들과 손잡고 정부의 납득할 만한 해법을 이끌어낼 때까지 모든 행정력과 지역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밝혔다.
진주시는 이번 세종 결의대회를 기점으로 대정부 압박 수위를 한층 끌어올릴 방침이다. 공공기관유치위원회를 중심으로 도내 및 중앙 정치권, 시민사회와의 연대 전선을 더욱 넓히고, 3대 핵심 현안이 정책에 반영될 때까지 대화와 강력한 행동을 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수도권 일극 체제를 깨고 지역의 자립기반을 다지려는 진주시의 이번 총력전이 정부의 정책 결정 테이블에서 어떤 답을 이끌어낼지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