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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위한 롤스로이스…전복 껍데기로 만든 '벌새'

단 한 대의 팬텀 허밍버드…새 제작기법 개발 9개월·수작업 패널 제작 45시간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6.09.17 10:50:09
[프라임경제] 롤스로이스모터카가 한 고객의 아내를 위해 단 한 대의 팬텀을 제작했다. 개인적인 헌정의 의미를 담기 위해 기존에 쓰지 않던 소재를 도입했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새로운 제작 공정까지 개발했다.

'팬텀 허밍버드(Phantom Hummingbird)'는 팬텀 익스텐디드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고객은 기쁨과 회복력, 모든 순간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능력을 상징하는 벌새(Hummingbird)를 주제로 선택했고, 롤스로이스는 브랜드 역사상 처음으로 전복 껍데기를 활용한 마케트리(Marquetry)를 적용했다.

자연이 지닌 섬세한 아름다움에서 영감을 받아 단 한 대만 제작된 비스포크 모델 '팬텀 허밍버드'. ⓒ 롤스로이스모터카


전복 껍데기는 안쪽 진주층이 빛을 받으면 청록빛과 무지갯빛 광택을 낸다. 롤스로이스는 이를 자개와 조합해 보는 각도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벌새 깃털의 질감을 구현했다.

뒷좌석 피크닉 테이블에는 날아오르는 벌새를 전복 껍데기와 자개 53개 조각으로 표현했다. 이 가운데 날개에만 18개 조각이 쓰였다. 뒷좌석 사이 워터폴(Waterfall) 패널에는 같은 소재 84개 조각으로 식물 모티프를 완성했다. 두 공간에 들어간 조각만 모두 137개다.

전복 껍데기는 특유의 무지갯빛 광택이 돋보이는 소재로 특히 껍데기 안쪽의 진주층이 빛과 상호작용하며 특유의 청록빛 광채를 만들어낸다. ⓒ 롤스로이스모터카


팬텀 허밍버드의 비스포크 가치는 희귀 소재 자체보다 제작 과정에서 더 선명해진다. 전복 껍데기는 얇고 쉽게 깨져 높은 수준의 정밀 가공이 필요하다. 롤스로이스 비스포크 디자이너와 엔지니어, 장인들은 각 조각을 베니어에 정확히 안착시키는 제작 기법을 개발하는 데 9개월 이상을 들였고, 공정을 최적화하기까지 여섯 차례의 시도와 수정 과정을 거쳤다.

최종 제작도 사람의 손을 거쳤다. 각 조각은 레이저 절단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차를 고려해 최종 크기보다 0.06㎜ 크게 절단한 뒤 장인이 가장자리를 세밀하게 다듬었다. 여러 조각이 정교하게 맞물리는 벌새 날개도 수작업으로 제작했고, 두 개의 피크닉 테이블과 워터폴 패널 등 세 개 패널을 완성하는 데 총 45시간이 소요됐다.

모든 순간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능력을 상징하는 벌새(Hummingbird)에서 영감을 받았다. ⓒ 롤스로이스모터카


실내는 마케트리와 조화를 이루도록 소재와 색상을 맞췄다. 세 개 패널의 배경에는 애시 버(Ash Burr) 베니어를 사용했고, 피크닉 테이블에는 실버 버치(Silver Birch)를 적용했다. 실버 버치는 균일하고 섬세한 나뭇결을 확보하기 위해 하나의 통나무에서 재단했다. 시트는 크렘 라이트 가죽에 모카신과 탄 색상을 조합했고, 바닥에는 씨쉘 컬러 카펫을 적용했다.

외관에도 같은 주제를 이어갔다. 차체 하단은 와일드베리, 상단은 화이트 샌즈로 마감했으며 두 색상 사이에는 장인이 화이트 샌즈 컬러의 코치라인을 직접 그려 넣었다. 그 위에는 차체 측면을 따라 날아오르는 벌새 모티프를 더해 실내에서 시작된 테마를 외관까지 연결했다.

전복 껍데기는 얇고 깨지기 쉬워 가공 과정에서 높은 수준의 정밀성을 요구한다. ⓒ 롤스로이스모터카


필 파브르 드 라 그랑주(Phil Fabre de la Grange) 롤스로이스모터카 비스포크 총괄은 "팬텀 허밍버드는 전복 껍데기라는 새로운 소재를 통해 디자이너와 장인들에게 창의적·기술적 도전을 안겼으며, 그 결과 벌새 특유의 매혹적인 아름다움을 우아하게 담아낸 작품으로 완성됐다"고 말했다.

팬텀 허밍버드는 롤스로이스 비스포크가 고객 한 사람의 이야기를 실제 제작 기술로 구현하는 방식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137개 조각과 9개월의 공정 개발, 45시간의 수작업은 그 희소성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상품이 됐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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