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거래소(KRX)는 지난 14일부터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코스피·코스닥 시장을 대상으로 애프터마켓을 운영한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한국거래소(KRX) 애프터마켓이 첫 거래부터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큰 폭의 가격 움직임을 보이며 변동성완화장치(VI)가 잇따라 발동했다. 다만 거래소는 낮은 유동성에도 정규장과 같은 기준을 적용한 데 따른 현상으로, 시장 전반의 변동성은 정규장보다 낮았다고 평가했다.
한국거래소는 15일 'KRX 애프터마켓 변동성완화장치(VI) 발동 관련' 참고자료를 통해 애프터마켓 VI 운영 현황과 향후 대응 계획을 밝혔다.
◆ 중소형주 중심 VI 급증…정보데이터시스템 기준 정규장의 4배
앞서 지난 14일 애프터마켓 첫 거래에서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VI가 잇따라 발동하면서 정규장보다 낮은 유동성과 얇은 호가가 가격 급등락을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애프터마켓에서 코스피·코스닥 종목의 정적·동적 VI는 총 1637회 발동했다. 같은 날 정규장 운영 시간대 발동 횟수인 400회보다 4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VI는 개별 종목의 주가가 단기간에 급격하게 변할 경우 일정 시간 단일가매매로 전환해 가격 변동을 완화하는 장치다. 직전 체결가를 기준으로 일정 수준 이상 가격이 움직이면 동적 VI가, 기준가격 대비 일정 수준 이상 변동하면 정적 VI가 발동한다.
특히 VI 발동은 상대적으로 시가총액이 작은 중소형주에 집중됐다. 에스지헬스케어가 19회로 가장 많았고 대호특수강과 한국특강이 각각 18회, 이노에이엑스와 한창제지가 각각 15회를 기록했다.
일부 종목에서는 적은 거래에도 주가가 크게 출렁였다. 에스지헬스케어는 정규장에서 1787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애프터마켓 개장 직후 2080원까지 오르며 16% 넘게 뛰었다.
포니링크 역시 별다른 공시 없이 정규장 종가인 2400원보다 29.9% 오른 3150원까지 치솟으며 상한가를 기록한 뒤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거래 가능 종목이 크게 늘어난 반면 시장 참여와 유동성이 충분히 따라오지 못하면서 일부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적은 주문에도 가격이 크게 움직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 거래소 "정규장과 동일 기준 적용…전체 변동성은 더 낮아"
이에 거래소는 VI 발동 횟수가 많았던 배경으로 정규장과 동일한 발동 기준을 꼽았다. 통상 VI는 종목과 시장의 유동성·변동성 수준에 따라 발동 기준을 차등 적용한다.
애프터마켓은 정규장보다 유동성이 적고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어 보다 완화된 VI 기준을 적용할 수 있지만, 거래소는 개설 초기 안정적인 시장 운영을 위해 정규장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했다.
실제 지난 14일 거래대금을 기준으로 애프터마켓 유동성은 정규장의 약 7% 수준에 그쳤다. 정규장 거래대금은 25조7000억원, 애프터마켓은 1조8000억원이었다. 거래소는 낮은 유동성에도 정규장 수준의 기준을 적용해 변동성 관리를 강화했다는 입장이다.
거래소가 이날 참고자료에서 제시한 집계 기준으로 첫 거래일 애프터마켓 VI는 1112회 발동했다. 코스피가 228회, 코스닥이 884회였다. 같은 기준으로 정규장에서는 코스피 70회와 코스닥 321회 등 총 391회가 발동했다.
거래소는 VI 발동 증가를 시장 불안보다는 가격 급등락을 제어하는 안전장치가 작동한 결과로 보고 있다. 급등락하는 가격으로 즉시 체결되는 것을 막고 시장 참여자가 적정가격을 찾도록 하는 VI의 '가격발견 기능'이 발현됐다는 설명이다.
넥스트레이드(NXT)보다 VI 발동 횟수가 많았던 데 대해서도 거래 종목 구성 차이를 이유로 들었다. NXT가 고유동성 종목 604개를 거래하는 반면 KRX 애프터마켓은 저유동성 종목까지 포함해 대부분의 상장종목인 2472개를 거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 전체의 가격 변동성도 정규장보다 낮게 나타났다. 종목별 당일 최고가와 최저가를 기준으로 산출한 고저변동성은 코스피의 경우 정규장 4.1%에서 애프터마켓 2.9%로 낮아졌다. 코스닥도 정규장 5.8%에서 애프터마켓 4.6%로 내려갔다.
거래소는 일부 종목에서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전체적으로는 정규장보다 안정적으로 가격이 형성됐다고 평가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애프터마켓에도 유동성을 공급하는 전용 시장조성자를 적용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시장 의견을 적극 수렴해 애프터마켓이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