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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 제자리인데 더 꺼내 썼다" 마통 70조원 육박, 소진율 48%대

7개월 새 잔액 6조원↑·계좌 수 0.5% 증가…약정액 줄어도 실제 사용 늘어

임채린 기자 | icr@newsprime.co.kr | 2026.09.14 16:40:14
[프라임경제] 은행권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올해 들어 6조원 넘게 늘며 7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계좌 수는 사실상 제자리인 반면 기존 차주들이 이미 확보한 한도에서 실제 사용하는 금액이 빠르게 늘면서 마이너스통장 소진율도 50%에 가까워졌다.

© 챗GPT 생성 이미지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실제 대출잔액은 지난해 말 63조6409억원에서 지난 7월 말 69조7283억원으로 6조874억원(9.6%) 증가했다. 불과 7개월 만에 70조원에 육박한 것이다.

같은 기간 마이너스통장 계좌 수는 486만9319개에서 489만3636개로 2만4317개(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계좌가 크게 늘어서라기보다 기존 마이너스통장 이용자들이 이미 확보해 둔 신용한도에서 돈을 더 많이 꺼내 쓴 셈이다. 

계좌당 실제 사용액도 증가했다. 지난해 말 약 1306만원이었던 계좌당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지난 7월 약 1424만원으로 117만원가량 늘었다. 특히 6월에서 7월 사이 계좌 수가 0.1% 늘어나는 동안 대출잔액은 1.6% 증가했다. 

마이너스통장은 은행이 미리 정한 한도 안에서 필요할 때마다 돈을 꺼내 쓰고 실제 사용액에 대해서만 이자를 내는 한도대출이다. 별도의 신규 대출 절차 없이 기존 한도 안에서 추가로 사용할 수 있어 생활비나 단기 유동성이 부족할 때 주로 활용된다. 

실제 한도를 얼마나 끌어다 쓰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소진율'도 상승했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별도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권 한도대출 소진율은 48.6%를 기록했다. 전월 말(48.7%) 대비 0.1%포인트(p) 낮아졌지만 지난 3월 말(44.5%)과 비교하면 4.1%p, 2024년 말(42.9%)보다는 5.7%p 높은 수준이다. 

반면 전체 약정 규모는 오히려 줄었다. 해당 통계상 한도대출 약정액은 지난 2024년 말 136조9000억원에서 지난달 말 132조1000억원으로 4조8000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실제 대출잔액은 58조7000억원에서 64조2000억원으로 5조5000억원 늘었다. 새로 한도를 크게 늘렸다기보다 기존에 받아둔 한도에서 실제 사용하는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은행별로 보면 지난 7월 말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KB국민은행이 12조605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한은행 11조7648억원, 하나은행 9조8263억원, 우리은행 8조2234억원, 카카오뱅크 8조192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마이너스통장 금리도 다시 오르는 흐름이다. 지난 7월 평균금리는 △KB국민은행 연 4.98% △신한은행 5.16% △우리은행 5.44% △하나은행 5.58% △NH농협은행 5.26%로 집계됐다. 인터넷은행 가운데 카카오뱅크는 6.42%, 케이뱅크 6.65%, 토스뱅크는 7.34%였다. 주요 은행 대부분 지난 1분기 대비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마이너스통장이 이미 설정된 한도 안에서는 별도의 신규 대출 절차 없이 수시로 사용액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이다. 금리가 오르면 기존 사용액에 대한 이자 부담도 함께 커지는 만큼 계좌 수보다 사용잔액과 소진율이 빠르게 상승하는 흐름을 가계의 자금 사정과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창민 의원은 "마이너스통장은 기존 한도 안에서 추가 대출이 쉽게 이뤄질 수 있어 가계부채 관리의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며 "금융당국은 전체 가계대출 증가율뿐 아니라 마이너스통장의 실제 이용 증가와 미사용 한도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훈 의원도 "계좌는 그대로인데 마이너스통장에서 꺼내 쓴 돈만 폭증했다는 것은 가계의 급전 의존도가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민생의 현금 흐름은 악화되는데 대출 숫자만 관리하는 정책으로는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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