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조금 더 쌀 때 엔화 사둘걸....지금이라도 바꿔둘까요?"
일본 여행을 준비하고 있거나 '엔테크'에 관심이 있다면 요즘 한 번쯤 해볼 만한 고민입니다. 한동안 100엔당 800원대에 머물던 엔화가 최근 다시 오르면서 "더 오르기 전에 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들기 때문이죠.
실제로 지난 10일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72원대를 기록했습니다.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커지면서 엔화도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800원대일 때 놓쳤으니 지금이라도 사두는 게 이득일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일본에서 쓸 돈'인지, '환차익'을 노리는 돈인지에 따라 답은 달라집니다.
일본은행은 오는 17~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 예정입니다. 시장에서는 현재 연 1.00%인 기준금리를 1.25%로 올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데요. 일본 금리가 오르면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가 줄어 엔화에는 강세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금리를 올린다니 엔화도 계속 오르겠지"라고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시장은 이런 전망까지 미리 반영해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뉴스를 보고 엔화 상승을 예상할 때는 이미 그 기대가 환율에 상당 부분 반영됐을 수도 있다는 얘기죠.
그렇다면 엔화가 강해졌다는 뉴스가 나오는데 왜 내가 보는 원·엔 환율은 생각만큼 오르지 않을 때가 있을까요?
우리가 보는 원·엔 환율은 원·달러와 달러·엔 환율을 토대로 계산하는 '재정환율'입니다. 쉽게 말해 엔화가 달러보다 강해져도 같은 기간 원화까지 함께 강해진다면 국내에서 보는 원·엔 환율은 생각만큼 크게 오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엔화의 움직임만 보고 환전 시점을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일본 여행을 앞두고 있다면 어차피 써야 할 엔화인 만큼 환율의 가장 싼 순간만 기다리기보다 필요한 금액을 여러 번 나눠 바꾸는 '분할 환전'을 고려할 만합니다. 환율이 더 내려가면 추가로 싸게 살 수 있고, 반대로 오르더라도 일부는 미리 확보해둔 만큼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반면 환차익을 노리는 엔테크라면 조금 더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엔화 상승세만 보고 뒤늦게 따라 샀다가 환율이 다시 내려가면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엔화가 오르더라도 원화까지 함께 강해지면 기대했던 만큼 환차익을 얻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환전 버튼을 누르기 전에는 은행별 환율 우대와 실제 적용 환율도 확인해야 합니다. 포털에서 보는 환율에 그대로 엔화를 살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같은 100엔을 사더라도 어디서, 어떻게 바꾸느냐에 따라 내 지갑에서 빠져나가는 돈은 달라집니다.
엔화가 800원대일 때 못 샀다고 너무 아쉬워할 필요도 없습니다. 환율의 최저점을 정확히 맞히는 사람은 드뭅니다. 여행 가방에 넣을 엔화인지, 수익을 기대하고 묻어둘 엔화인지부터 정한다면 지금의 870원대도 전혀 다른 숫자로 보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