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도시의 경쟁력은 더 이상 화려한 초고층 빌딩이나 대규모 토목공사로만 판가름 나지 않는다.
밤늦은 귀갓길의 불안을 덜어주는 가로등 불빛, 기후재난의 문턱에서 이웃을 지켜주는 그늘막, 그리고 문을 열고 나가면 언제든 누릴 수 있는 문화와 체육 인프라가 시민의 실질적인 삶의 질을 좌우한다.
사천시가 국토교통부 주관 '2026 대한민국 도시대상'에서 지표평가 부문 종합 우수 지방자치단체로 선정되며 국토교통부장관상을 품에 안았다.
전국 229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도시의 지속가능성과 생활 인프라를 엄격히 검증하는 이번 평가에서 사천시가 거둔 결실은 수도권 대도시나 광역시 중심의 평가 무대에서 지방 중소도시가 나아가야 할 '정주 복지의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다.
통상 지방 중소도시는 면적이 넓고 농어촌과 도서지역이 혼재되어 있어 치안과 생활안전망 구축에 구조적인 한계를 겪는다.
실제로 대도시권 지자체들이 인구밀집 지역 위주로 스마트 안전망을 집중 투자하는 것과 달리, 지방 시·군은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읍·면 외곽과 섬 지역의 방범 사각지대를 방치하기 일쑤였다.
사천시는 이 같은 한계를 역발상으로 돌파했다. 도심 번화가 뿐만 아니라 정동면 고읍리와 도서 지역, 범죄 취약지 곳곳에 지능형을 포함한 수 백여대의 방범 CCTV를 신설·교체하며 감시망의 구멍을 촘촘히 메웠다.
특히 어두운 골목길과 등하굣길 100개소에 센서형 태양광 LED 주소정보시설물을 달고 1만6000개가 넘는 보안등을 실시간 유지 관리하며 야간 보행권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공중화장실 비상벨과 바닥신호등, 투광기 등 보행자가 피부로 느끼는 디테일한 안전 인프라를 전방위로 넓혀 시민의 '체감 안전지수'도 크게 끌어올렸다.
도시계획 전문가는 "인프라의 양적 팽창보다 시민이 매일 오가는 골목길의 보행 환경을 세심하게 다듬은 것이 높은 평가의 원동력"이라며 "도농 간 안전 격차를 해소하려는 노력이 타 지자체 평가 대비 두드러진 강점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또 전국적으로 이상기후에 따른 극한 호우와 폭염, 그리고 잇따른 산업현장 안전사고가 지자체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사천시의 대응 체계는 지표평가 방재안전 부문에서 돋보이는 성과를 냈다.
시는 재난이 터진 뒤 수습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철저한 사전 예방에 행정력을 집중했다. 공공시설과 사업장 수 백여곳을 대상으로 정기 위험성 평가를 진행하는 등 민관 전문가가 뭉친 '중대재해 예방 현장도움 사천팀'을 꾸려 안전관리가 취약한 관내 소규모 사업장을 직접 점검했다.
자연재난 대책 역시 현장 중심으로 작동했다. 여름철 스마트그늘막 확충과 양심생수 3만3000병 배부로 취약계층의 온열질환을 막아냈고, 겨울철에는 한파 응급대피소와 기상관측장비를 선제적으로 정비해 피해를 최소화했다.
탁상공론식 매뉴얼에 머물지 않고,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축으로 현장 작동성을 극대화한 유기적 대응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통합건강증진사업을 강력히 추진한 결과, 걷기실천율은 목표 대비 106%, 건강생활실천율은 122%, 남자현재흡연율 개선은 137%라는 경이로운 목표 달성률을 기록했다.
특히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어르신들을 위해 AI와 IoT 기술을 접목한 비대면 스마트 건강관리를 도입, 90점이 넘는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냈다.
여기에 질병 치료 후 퇴원한 환자가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안착하도록 돕는 공공보건의료 연계 체계를 탄탄히 구축해 경상남도 우수기관에 선정되기도 했다.
보건복지 전문가는 "지방 도시의 고령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사천시는 행정이 먼저 가정을 찾아가고 첨단 기술로 일상을 돌보며 예방 중심의 건강 복지 모델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고 분석했다.
◆우주항공 특화 문화 생활체육…살고 싶은 도시
도시의 품격은 결국 시민들이 여가를 누리는 일상의 풍경에서 완성된다. 사천시는 '대한민국 우주항공수도'라는 도시 정체성을 시민의 일상 문화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시립도서관은 우주·항공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해 연간 30만명이 찾는 지역의 대표 문화 허브로 자리 잡았고, 첨단 XR 실감형 체험관과 북페스티벌은 융합형 문화공간의 새로운 전형을 보여줬다.
청년 문화공간 '놀라운지'와 문화예술패스로 청년들의 정주 의욕을 북돋웠으며, 5000여명이 달린 사천노을마라톤과 시민건강걷기대회 등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생활체육 저변을 확대했다.
특히 스포츠 이용권 지원과 장애인 체육 활성화를 통해 문화와 체육에서 소외되는 시민이 없도록 배려한 점도 돋보인다.
이번 2026 대한민국 도시대상 수상은 사천시가 단순한 산업 도시를 넘어, 사람이 머물고 살아가기에 얼마나 안전하고 따뜻한 도시인지를 전국적으로 공인받은 결과다.
박동식 사천시장은 "안전과 복지, 건강과 문화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시민의 삶을 지탱하는 지방정부의 가장 기본적이고 숭고한 책무"라며 "앞으로도 시민의 목소리가 머무는 현장에서 답을 찾고, 누구나 안심하고 미래를 꿈꿀 수 있는 행복도시 사천을 흔들림 없이 완성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