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어둑한 공간 바닥에 낙엽이 깔려 있다. 그 위로 둥근 금속 구조물이 자리하고, 뒤편에서는 길게 뻗은 화면이 푸른빛을 내뿜는다. 옷을 고르러 들어온 매장에서 마주한 풍경은 작은 전시장에 가깝다. 헬리녹스 웨어가 도산공원에 펼쳐놓은 '빛으로 가는 여정'의 한 장면이다.

헬리녹스 웨어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 외부 전경. ⓒ 코오롱FnC
지난 10일 오후 찾은 서울 강남구 '헬리녹스 웨어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는 캠핑 장비에서 출발한 브랜드의 뿌리를 공간 곳곳에 담았다. 텐트를 닮은 외관부터 층과 층을 잇는 파란 구조물까지, 브랜드가 강조하는 '가벼움'을 눈으로 보여주는 데 공을 들인 모습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 전개하는 헬리녹스 웨어의 첫 단독 매장으로,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 루프탑까지 총 6개 층, 약 960㎡(약 290평) 규모다. 지난해 10월 브랜드를 선보인 뒤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에 매장 5곳을 연 데 이어, 이번에는 건물 전체를 활용해 브랜드를 경험하는 공간을 마련했다.
건축의 중심 개념은 '소프트 스트럭처'다. 텐트 위에 덮는 플라이시트에서 착안해 건물 전면에 불소수지 계열 투명 필름인 ETFE 에어쿠션을 적용했다. 여러 겹의 필름 사이에 공기를 넣어 입체적인 형태를 만드는 방식이다. 최소한의 재료로 효율을 높이는 헬리녹스의 설계 철학을 건축으로 옮겼다는 설명이다.
낮과 밤의 표정도 다르게 계획했다. 주간에는 자연광을 받아들이고, 야간에는 브랜드의 핵심 색상인 파란 조명을 활용해 외관을 드러낼 예정이다. 담당자는 외부에서 실내까지 브랜드 정체성을 일관되게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헬리녹스 웨어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 지하 1층에서 진행되는 전시. = 이인영 기자
지하 1층에서는 브랜드 정체성을 상징하는 전시가 상시 진행된다. 노출된 철골과 바닥의 낙엽, 원형 구조물이 어우러지며 도심 건물 안에 자연의 이미지를 끌어들였다. 한쪽의 세로형 화면에는 푸른 구체가 떠 있고, 주변 벽면과 천장에도 파란빛이 번져 공간의 분위기를 바꿨다.
이곳에서 시작한 경험은 위층으로 이어진다. 스토어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빛으로 가는 여정'. 층마다 공간을 따로 꾸미는 데 그치지 않고, 지하에서 옥상으로 올라가는 동선에 연속성을 부여했다.
대표적인 장치는 1층과 2층을 잇는 파란색 H빔이다. 구조물을 브랜드 색상으로 드러내 시선을 연결하고, 실내 천장에는 둥근 형태를 적용해 텐트의 이미지를 이어갔다. 캠핑 장비의 구조와 색을 매장 안으로 확장한 셈이다.

헬리녹스 26FW 컬렉션이 진열된 2층 전경. = 이인영 기자
1층에서는 대표 상품을 집중적으로 보여준다. 벽면 앞에 걸린 다운 재킷은 몸판을 둥글게 감싸는 퀼팅과 검은 지퍼 선이 눈길을 끌었다. 옆 화면에는 '2026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최고상 수상 문구와 제품 영상이 배치됐다. 상품과 화면 사이에 여백을 둬 재킷의 형태에 시선이 모이도록 했다.
매장을 직접 찾아야 할 이유는 상품에도 담았다. 대표 제품인 '이클립스 팩 다운 자켓'은 이달 말 정식 발매에 앞서 이곳에서 먼저 판매한다. 전 색상도 우선 공개한다. 지난해 브랜드 출시 한 달 만에 완판됐다는 제품으로, 올해는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최고상을 받았다.
기능을 강화한 '스펙트라 이클립스 팩 다운 자켓'은 이 매장에서만 한정 수량으로 선보인다. 기존 제품에 발수·방풍 및 체열 반사 기능을 갖춘 티타늄 코팅 안감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유리 진열장에는 서울을 모티프로 한 매장 한정 상품도 자리했다. 티셔츠와 그로서리백, 캠프 캡, 반다나, 키 체인 등으로 구성해 의류 외에도 선택의 폭을 넓혔다. 대표 상품 선출시와 기능성 한정 제품, 서울 전용 컬렉션을 함께 내세운 구성이다.

1층에 '이클립스 팩 다운자켓'이 진열돼 있다. = 이인영 기자
2층은 가을·겨울 전 상품을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터널형 구조를 활용해 제품과 공간이 이어지도록 했다. 3층에는 카페와 테라스가 들어설 예정으로, 취재 당시 카페는 아직 운영 전이었다. 4층은 라운지, 5층은 루프탑으로 구성했다.
헬리녹스 웨어가 첫 단독 매장의 입지로 도산공원 상권을 선택한 배경에는 해외 소비자가 있다. 패션에 관심이 높은 국내 고객과 함께, 이 일대를 쇼핑 코스로 찾는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했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도산공원을 방문하는 해외 관광객 가운데 패션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의 유입에 중점을 두고 상권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회사에 따르면 스타필드 코엑스몰점의 외국인 관광객 비중은 25%를 웃돈다. 도산점에서도 공간 경험과 한정 상품을 앞세워 이같은 수요를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