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원풍물산(008290)이 지난 7월 강화된 코스닥 상장폐지 기준을 적용받아 퇴출되는 첫 기업이 됐다.
시가총액 200억원 기준을 끝내 회복하지 못하면서 약 29년 만에 코스닥시장을 떠나게 된 가운데 비슷한 요건에 놓인 소형 상장사들의 추가 퇴출 가능성에도 시장의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원풍물산이 강화된 시가총액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코스닥 시장에서 퇴출 수순을 밟게 됐다. ⓒ 챗GPT 생성 이미지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원풍물산은 시가총액 200억원 미달에 따른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이날부터 주권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오는 10일부터 7거래일간 정리매매를 거쳐 21일 상장폐지될 예정이다.
원풍물산은 지난 1972년 설립된 봉제의복 제조업체다. 1997년 7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해 약 29년간 상장사 지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 7월3일 시가총액이 30거래일 연속 200억원을 밑돌면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이후에도 시총 200억원을 단 한 차례도 회복하지 못하면서 결국 상장폐지가 확정됐다.
현행 코스닥 상장규정에 따르면 시가총액이 200억원에 미달하는 상태가 30거래일 연속 이어질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후 90거래일 동안 시총 200억원 이상을 연속 45거래일 유지해야 관리종목에서 벗어날 수 있다.
원풍물산은 관리종목 지정 이후에도 시총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고, 남은 기간을 고려하면 연속 45거래일 요건을 채우는 것이 불가능해지면서 퇴출 절차를 밟게 됐다.
◆ 주식병합에 신사업까지…상장 유지 노력도 '역부족'
원풍물산은 상장 유지 부담이 커지자 주가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대응에 나선 바 있다.
지난 3월에는 주가 미달에 따른 상장폐지 위험을 낮추기 위해 주식병합을 단행했다. 주식병합은 여러 주식을 한 주로 합쳐 주당 가격을 높이는 방식이다.
기존 의류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사업 다각화도 추진했다. 지난 6월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 선다이오드와 차세대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사업화를 위한 전략적 기술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마이크로LED 양산에 필요한 하이브리드 본딩 분야에 참여하고 방산용 증강현실(AR)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의료기기와 헬스케어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주가 반등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원풍물산 주가는 지난 1일 758원에서 4일 427원으로 하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7일에도 29.98% 떨어진 299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8일에는 다시 17.06% 하락한 248원까지 밀렸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은 지난 8일 종가 기준 약 50억4600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상장유지 기준인 200억원의 4분의 1 수준이다. 이날부터는 상장폐지 절차에 따라 거래가 정지됐다.
◆ 강화된 상폐 기준 첫 퇴출…소형주 '옥석가리기' 본격화
원풍물산의 퇴출은 지난 7월 강화된 상장폐지 기준이 실제 시장 퇴출로 이어진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을 발표하고 코스닥 상장사의 시가총액 기준을 기존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높였다. 부실기업을 보다 신속하게 시장에서 퇴출해 '다산다사(多産多死)' 구조를 정착시키겠다는 취지다.
상장 유지 요건도 강화됐다. 기존에는 관리종목 지정 후 90거래일 동안 시총 기준을 연속 10거래일, 누적 30거래일 이상 충족하면 상장을 유지할 수 있었다. 현재는 연속 45거래일 동안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앞서 코이즈도 시가총액 미달로 상장폐지가 결정됐지만 지난 6월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종전 기준을 적용받았다. 이에 따라 원풍물산이 강화된 기준에 따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뒤 실제 퇴출까지 이어진 첫 사례가 됐다.
추가 퇴출 가능성이 거론되는 종목들도 있다. 케이엠제약과 신라에스지, 골드앤에스, 수성웹툰, 에이에프더블류 등도 시가총액 미달에 따른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뒤 상장유지 기준 충족 여부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일정 요건을 갖춘 시총 미달 상장폐지 기업에 코넥스시장으로 이전할 수 있는 길을 열기로 했다. 다만 원풍물산을 시작으로 강화된 상장폐지 기준에 따른 실제 퇴출 사례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시가총액이 작은 코스닥 상장사를 중심으로 추가 퇴출과 주가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상장폐지 기준 강화는 부실기업을 신속히 퇴출해 시장의 건전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필요한 조치"라면서도 "퇴출 가능성이 부각된 종목은 단기간에 주가가 크게 흔들릴 수 있는 만큼 비슷한 요건에 놓인 소형주를 중심으로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