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의 가을 축제가 다시금 '트로트 일색'이라는 비판에 직면한 가운데, 의령군이 과감한 장르 융합과 세대 통합을 승부수로 던졌다.
대다수 지자체가 특정 팬덤의 유입에 기댄 단발성 행사에 매몰된 것과 달리, 의령은 조손과 부모, 자녀로 이어지는 '3대의 공존'을 무대 전면에 내세웠다.
의령군은 10월2일부터 5일까지 의령군민공원과 솥바위 일원에서 '제5회 의령리치리치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이번 축제는 '아이의 웃음부터 어르신의 지혜까지, 3대가 함께 경험하는 부자의 감각'을 핵심 모토로 내걸었다.
현재 전국 시·도 축제 현장은 고령화된 지역 인구와 흥행성을 쫓아 트로트 가수에 예산과 무대를 집중하는 양극화 현상을 겪고 있다.
수도권이나 일부 광역시 중심의 대형 페스티벌이 청년층 전유물로 굳어지고, 군 단위 지역 행사는 중장년층 일변도로 흐르며 가족 단위 축제의 본래 기능이 퇴색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의령군은 이번 라인업을 통해 이러한 세대 편중 구도를 정면으로 돌파했다. 축제의 문을 여는 10월2일에는 김용빈, 김희재, 손빈아가 출격해 축제장의 흥을 돋우고, 3일에는 '전설의 사내 TOP7 in 의령' 기획 무대로 열기를 이어간다.
반전은 4일에 일어난다. 최근 'LOVE ATTACK' 역주행과 유쾌한 밈으로 젊은 층 사이에서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는 걸그룹 리센느와 힙합 아티스트 우원재, 특유의 생명력 있는 사운드를 자랑하는 육중완밴드, 만능 보컬 홍경민이 한 무대에 선다. 이어 5일에는 박지현, 춘길, 신인선, 길려원, 안소미가 참여해 피날레를 장식한다.
특히 2일부터 4일까지 매일 밤 9시에 펼쳐지는 '리치 EDM 디스코 뮤직파티'는 불꽃놀이와 레이저 쇼를 결합해 깊은 밤까지 청년층과 가족들이 체류할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한다.
단순히 낮 동안 머물다 빠져나가는 소모성 관광이 아닌, 밤까지 활력이 감도는 체류형 페스티벌로 기획된 점이 돋보인다.
문화관광 전문가들은 인구 감소 위기를 겪는 군 단위 지자체일수록 '전 세대가 함께 머무를 수 있는 축제 플랫폼'을 설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문화콘텐츠 연구위원은 "전국 지자체 축제 상당수가 트로트 스타 모시기에 과도한 예산을 쏟으며 방문객 연령층의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며 "의령처럼 트로트의 친숙함 위에 트렌디한 K-POP, 힙합, EDM을 과감히 포갠 전략은 조부모부터 손자까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솥바위가 품은 '부(富)의 기운'이라는 역사·문화적 서사를 단순한 물욕이 아닌 삶의 지혜와 온기라는 가치로 확장한 점 역시 지속 가능한 축제로서 경쟁력을 확보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부자의 감각'을 3대가 공유하는 삶의 풍요로 재해석한 의령군이 이번 가을, 전국 지자체 축제 생태계에 의미 있는 해법을 던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